지난 2006년 2월5일 디트로이트 포드 필드에서 열렸떤 제40회 슈퍼보울에서 MVP로 선정된 하인스 워드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이었던 아버지 하인스 워드 시니어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혼혈 선수다.
워드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오른쪽 팔에 한글 문신을 새겨 넣을 정도로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선수다. 워드의 인생을 재조명해 본다.
■ 한국인 어머니 흑인 아버지
워드의 모친인 김영희씨는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스무 살 흑인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1년 뒤 '미래의 풋볼 스타'를 낳았다. 인터넷에서 워드의 Birthplace(태어난 곳)를 찾아보면 Seoul로 나와 있다. 워드 가족은 하인스가 태어난 얼마 후 도미했는데 김영희씨는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파경의 슬픔을 겪었다. 혼자 아들을 키워야 했던 김영희씨는 그러나 영어도 못하고 미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아들을 키울 수 없었다. 미국명이 영 워드인 그는 이후 열심히 일하면서 재산을 모아 하인스를 제대로 돌볼 수 있었다. 워드는 그런 어머니를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는 지금도 오른쪽 팔뚝에 자신의 이름을 한글 문신으로 새기는 등 자신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 자랑스러운 어머니
워드는 제40회 수퍼 보울이 열리기 전 스포팅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풋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고생하는 모습이 생각나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머니는 나의 모든 것이고 나 자신이다. 어머니는 항상 겸손해야 하고 감사해야 하고 사람들을 잘 대하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자신이 터치다운을 성공시킨 후 춤을 추는 것을 지켜본 어머니가 "겸손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하자 화려한 '득점 뒤풀이'를 포기했을 정도로 그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워드의 어머니 자랑은 인터뷰 때마다 계속된다.
그는 지난 2005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어머니는 정말 대단한 분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직장 세 곳을 다녔으니 말이다. 애틀랜타 공항에서 접시를 닦고, 호텔에서 청소를 했고 잡화점에서 캐시어로 일했다. 밤새 일한 후 나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 준 어머니는 다시 공항으로 일을 갔다. 어머니는 내가 배고플 것을 염려해 점심시간에 잠시 집에 들러 밥상을 차려주고 일터로 가곤 했다. 어머니가 날 위해 희생한 것에 대해 나는 그 어떤 것으로도 보답할 수 없다."
워드는 2006년 AP와의 인터뷰에서도 "어머니의 희생이 내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도록 한 이유였다. 어머니는 열심히 사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학시절 쿼터백으로도 활동했던 하인스 워드.
■ 워드의 학생 시절
조지아주 포리스트 파크 고교를 졸업한 워드는 이 학교에서 쿼터백으로 활약했다. 고교 시절 그는 최고의 유망주였다. 그는 각종 풋볼 매체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올-아메리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고교 졸업 후 조지아대에 입학한 워드는 1995년부터 98년까지 4년 동안 주로 와이드 리시버로 활약했다. 조지아대에서 그는 144회 패스를 받아 1965야드를 달렸는데 이는 학교 역사상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워드는 대학시절 테일백과 쿼터백으로도 뛰었다. 대학시절 그가 전진하거나 전진을 도운 거리는 3870야드나 됐다.
■ 프로 생활
조지아대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받은 워드는 1998년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지명됐다. 그는 지난 2004년까지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112경기에 선발 출전할 정도로 빌 카우어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워드는 2004년까지 3차례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는데 매번 컨퍼런스 결승에서 분루를 삼킨 바 있다. 2001플레이오프에서 스틸러스는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에 17-24로 패해 슈퍼보울에 나가지 못했고 2002플레이오프에서는 테네시 타이탄스에 31-34로 석패, 필드골 하나 차이로 영광의 무대에 서지 못했다. 스틸러스는 2004플레이오프에서도 컨퍼런스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패이트리어츠에 27-41로 완패했다.
워드의 NFL 진출 이후 스틸러스는 여러 차례 컨퍼런스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번번이 슈퍼 보울 문턱에서 무너졌다가 2006년 마침내 챔피언 자리에 오른 것이다.
■ 위기의 2005시즌
워드는 2005시즌이 시작되기 전 연장 계약을 요구하며 훈련 캠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전 시즌에 구단 측이 연장 계약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 리그 최고의 와이드 리시버로 각광을 받았던 워드는 자신의 성적에 걸맞은 연장 계약을 맺어 미래를 보장받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워드는 스틸러스 구단 역대 리시버 중 최다 프로 보울(4회) 출전자였고 한 시즌에 85차례 리셉션(receptions)을 기록한 시즌이 무려 세 시즌이나 되는 구단의 스타였다.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지만 워드와 스틸러스 구단은 결국 4년 2,583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는 와이드 리시버로서 리그 최고 수준의 계약 내용이다. 스틸러스는 워드의 캠프 참가 거부 초반에는 강경 자세를 보였지만 저롬 베티스와 같은 스타들이 워드의 연장 계약 요구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서둘러 계약을 맺었다.
당시 밝은터가 쓴 관련 기사(2005년 8월2일)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국계 혼혈 선수인 하인스 워드(29)가 연장 계약을 요구하며 훈련 캠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워드는 트레이닝 캠프 등록 마지막 날이었던 31일 사전 통보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2001년 맺은 계약에 따라 올시즌 1백66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는 워드는 현재 시장 가치로 볼 때 적어도 3백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선수다. 워드가 ‘비교적’ 낮은 연봉에 불만을 품고 팀에 합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스틸러스 측은 캠프에 나오지 않는 선수와는 연봉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발표해 양측의 줄다리기는 NFL 캠프 기간 동안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리그 최고의 와이드 리시버(WR)로 각광을 받고 있는 워드는 최고 연봉수령자인 오클랜드의 랜디 모스(약 6백만 달러), 인디애나폴리스의 마빈 해리슨(5백만 달러. 보너스 제외) 수준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성적에 걸맞은 연장 계약을 맺어 미래를 보장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평균 연봉은 사이닝 보너스를 포함해 4-5백만 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
워드는 스틸러스 구단 사상 리시버로서 최다 프로 보울(4회)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한 시즌에 85차례 받기(receptions)에 성공한 경우가 무려 3회나 된다. 이 역시 구단 최고 기록.
스틸러스 측은 지난해 “워드와의 계약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선언 후 연장계약을 위한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 워드가 “연장 계약이 없으면 캠프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뒤늦게 협상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고 그는 결국 캠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12년 동안 연봉에 불만을 품고 캠프에 나오지 않은 선수가 없는 스틸러스 구단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이 구단은 또한 일단 시즌이 시작되면 연장 계약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구단 내 방침에 따라 자칫 잘못하면 워드를 올시즌 못 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스틸러스의 팀 동료인 조이 포터(라인배커)는 “워드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 그와 빠른 시일 안에 연장 계약을 맺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닝백 저롬 베티스도 “그는 리시버 중 연봉 순위가 40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워드의 캠프 참가 거부를 지지했다. 스틸러스의 풋볼 운영팀 디렉터인 케빈 콜버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계약 중에 있는 선수는 캠프에 나오는 것이 의무다. 선수가 없는데 어떻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나”라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워드가 능력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계약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연장 계약을 요구하며 캠프에 빠진 것은 그다지 박수받을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워드가 인생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그를 아끼는 팬들은 바라고 있다.
■ MVP 그 이후
슈퍼보울 MVP가 된 이후 하인스 워드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 당시 하인스 워드의 한국 방문은 한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한국 방문을 주관했던 김해원 변호사는 밝은터에게 다음과 같은 비화를 소개했다.
"당초 청와대는 서울시와 달리 워드를 적극적으로 초청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워드의 주관 부서와 청와대 방문 여부를 놓고 당초 혼선을 빚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워드는 미국에서 방한 스케줄을 짜면서 "청와대를 가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꾼 바 있어 김해원 변호사가 그를 설득하는데 긴 시간을 소비했다. 지방자치제도가 잘 완비된 연방제 미국에서 자란 워드는 자신이 태어난 지방정부인 서울시청만 가면 되지 꼭 대통령을 만날 필요가 있냐고 김 변호사에게 질문했다는 것.
그러나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날카로운 대립관계였던 청와대를 제치고 서울시청만 방문한다는 계획은 한국적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이고 나중에 청와대와 워드 주관부서인 문화관광부로부터 받을 화살을 고려해서 김 변호사는 '한국에서는 꼭 청와대에 가야 한다'며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양쪽 다 가기로 결정하고 청와대 측에 워드가 방한 이틀 뒤인 2006년 4월5일에 서울시를 방문한다고 알리자 그 전에 꼭 청와대부터 방문해야 한다고 주장해 할 수 없이 방한 다음날인 4일 청와대 오찬 일정을 잡았고, 그 사실을 들은 서울시는 같은 날 서울시청을 방문할 수 없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단다.
또한 청와대는 이 전 시장에게는 워드가 무슨 선물을 몇개 주냐고 꼼꼼히 물어보면서 그 선물보다는 대통령에게 더 많이 줘야한다고 못박았다. 즉, 이 전 시장에게 줄 선물보다 어쨌든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선물을 해달라는 거였다는 것. 결국 김 변호사는 노 대통령에게는 유니폼과 풋볼공을, 이명박 시장에게 유니폼만 선물하면서 아슬아슬한 간격을 유지했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워드가 밝은 표정으로 4일 청와대를 방문해 김 변호사의 각본(?) 대로 노무현 대통령과 풋볼을 주고 받고 노 대통령과 오찬을 하면서 내내 웃어서 청와대는 대만족했다. 그런데 워드가 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다 눈물을 흘리면서 언론에 청와대보다 시청에서 더 '기사가 될 만한 얘깃거리'를 만들어줘 청와대와 서울시 사이의 균형이 깨져 또 한 번 불편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 변호사에 따르면 단상에 이명박 시장과 서 있던 워드가 눈물을 흘리고 단하에 앉아있던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도 눈물을 훔치자 기자들은 김씨에게 단상으로 올라가 아들과 함께 서라고 종용했지만 이 시장이 순발력있게 이를 막고 자신이 단상에서 직접 내려와 김씨를 단상으로 인도해 모자를 함께 위로하는 감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명박 시장은 워드에게 명예시민증을 증정하는 자리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어를 구사했다. 특히 이명박 시장은 워드가 명예시민이기 때문에 서울시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You don't have to pay tax"라고 말하고 워드가 웃음을 터드렸을 때, 김 변호사는 공식 석상이라 통역도 있었기 때문에 한국말로 해도 될 걸 굳이 영어로 농담을 하는 것을 보고 다른 정치인들과 다른 점을 느꼈다고 밝혔다."
워드의 한국방문은 이런 비화도 재미있지만 한국의 다문화인(소위 혼혈)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됐다는 것에서 중요했다. 그의 MVP 수상과 한국 방문으로 방송국에서는 다문화인에 대한 특집 드라마를 제작했고 다큐멘타리도 다문화인에 대한 것이 주를 이뤘다. 이런 분위기가 이후 시들기는 했지만 사회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일이었다.
워드는 이후에도 와이드 리시버로 맹활약하며 스틸러스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에게는 엄청난 보상이 뒤따랐는데 그는 지난 2009년 4월25일 스틸러스와 4년 2,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워드는 스틸러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스틸러스에서 프로 생활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워드는 스틸러스 역사상 최고의 리시버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5년 11월27일 경기에서 개인 통산 538번째 캐치를 기록하며 이 부문 구단 최고 기록을 세웠다. 워드는 또 스틸러스의 리시빙 야드, 리시빙 터치다운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제40회 수퍼 보울 경기에서 5번 패스를 받아 123야드를 전진하는 맹활약으로 MVP로 선정됐다. 워드는 통산 4번이나 올스타 대회인 프로 보울에 출전했고 슈퍼보울 챔프 반지를 2개나 챙겼다.
워드는 입양아 지원단체 펄벅재단과 함께 지난달 한국에 거주하는 16-21세의 미국계 혼혈 청소년 8명을 초청해 소속팀의 경기를 단체 관람하고 미국 관광도 다닐 수 있도록 지원했다. 관련 기사 클릭
Position: WR
Height: 6-0 Weight: 205 lbs.
Born: March 8, 1976 in Seoul, South Korea
College: Geor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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