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밝은터(이 블로그의 블로거) 사진: PicAPP
만약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경기 1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다면 한국은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과거 박찬호가 선발 등판의 꿈을 이루지 못했을 때 한국 팬들은 무척 아쉬워했는데 이후 김병현이 구원투수로서 플레이오프에 등판해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2009시즌에는 박찬호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시리즈 경기에 여러 차례 구원 등판해 잠시 한국에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바 있다.
사실 대만은 한국보다 메이저리그에 늦게 진출했지만 팬들은 이미 여러 차례 특이한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는 왕젠민으로 통하는 왕치엔밍 덕분이다.
지난 2006년 대만출신의 빅리거 왕치엔밍은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로서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대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2007년에도 ‘대만 특급’은 양키스의 제1선발로 왕이 낙점돼 대만 팬들은 흥분된 상태에서 미국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을 맞이했다.
■ 인기가 높다보니 별일이...
2006년과 2007년 대만과 미국 내 대만 이민자 사회에서 왕치엔밍의 열기는 대단했다. 대만에서는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왕치엔밍(1980년생))과 관련된 기괴한 일이 2007년 10월에 있었다. 한 편의점에서 왕치엔밍 특집 기사가 호외로 나온 신문을 훔치려고 했던 초우추훙(당시 50대)이라는 사람이 편의점 매니저에 의해 몰매를 맞고 사망한 사건이다.
사망자가 신문을 훔치려고 하자 첸 쿠오치(26)는 야구 방망이로 무자비하게 초우를 내려쳤으며 구타를 당하던 초우가 용서를 빌었음에도 첸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초우는 피를 흘리고 사망했고 첸은 경찰에 체포됐다.
이는 대만 내 왕치엔밍 열기가 과잉으로 치달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0센트짜리 신문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면 정상적인 열기는 분명 아니다. 어쨌든 왕치엔밍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대만 사회에서 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이상한 일들이 계속 발생했다. 왕치엔밍의 인기가 치솟자 대만의 총통인 첸 슈이 피엔은 왕치엔밍을 '나라의 영광'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박찬호의 전성기 시절 한국 내의 인기와 비교할 때 더 뜨거운 그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 2년 연속 19승&PS 1차전 선발
왕치엔밍이 지난 2006년 19승으로 아시아 출신 투수 최다승,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을 기록했을 때 한국 팬들은 애써 "양키스의 타선 지원이라면 그 정도 성적은 올릴 수 있다"며 그를 박찬호보다 한수 위에 올려놓는 것에 반대했다. 그러나 왕치엔밍은 2007년에 메이저리그에서도 톱 클래스에 드는 투수가 돼 그 어느 누구도 그의 능력을 부인할 수 없었다. 왕은 2007시즌 19승으로 다승 공동 2위 평균 자책점 3.79로 리그 14위에 올랐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3년 만에 46승(18패)을 챙긴 바 있다. 팀 연봉이 2억 달러인 구단에서 연봉 48만 9천 달러를 받는 선수가 2년 연속 맹활약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만은 2006년 반정부 시위로 나라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왕치엔밍의 맹활약으로 국론 분열이 더디어진 바 있다. 2006년그랬던 것처럼 2007년도 대만에서는 양키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사람이 새벽잠을 설치며 TV 수상기 앞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로저 클레멘스, 앤디 페티트, 마이크 무시나 등 기라성 같은 선배 투수들을 제치고 연전연승하며 양키스의 에이스가 된 왕치엔밍의 경기를 보지 않는 대만인은 '왕따'가 될 정도였다.
왕치엔밍의 2006년 디비전 시리즈 디트로이트 전에서 쾌투는 인상적이었다. 왕치엔밍은 당시 빅리그 3년차임에도 침착한 피칭으로 극찬을 들었다.
■ 양키스 감독 '침착함 왕(王)입니다요'
2007년 당시 양키스 감독이었던 조 토리는 "왕은 정말 특이한 친구다. 스트레스와 압박의 상황을 잘 이겨내는 선수다. 지난해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잘 던졌기 때문에 올해는 더욱 기대가 된다"라고 칭찬했다.
왕치엔밍은 땅볼 유도 투수로 유명하다. 그는 7,8회에도 97마일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지만 대체로 90마일 초중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고 싱커로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왕의 성적표를 보면 땅볼 대 뜬공의 비율이 3:1 수준이다. 땅볼이 3번이면 플라이볼은 1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 2008년에도 승승장구 하다가…
왕치엔밍은 2008년에도 승승장구했다. 4월에 5전전승을 거뒀고 선발 등판 85경기만에 50승을 챙겨 드와이트 구든이후 가장 빨리 50승에 도달한 메이저리거가 됐다. 구든은 1986년 82경기 만에 50승을 챙긴 바 있다. 이렇게 잘 나가던 투수가 6월15일 인터리그 경기에서 베이스 러닝을 하다가 발 부상을 당하고 만 것. 기브스를 하게 된 왕은 7월29일이 되어서야 기브스를 떼어냈고 재활 치료에 들어갔다. 왕은 정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에 그만 부상으로 넘어졌던 것이다. 2008년 12월22일 양키스는 연봉조정 자격이 있던 왕에게 그의 에이전트가 원했던 5백만 달러를 주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그의 공헌도를 생각하면 그 이상을 줘도 아깝지 않은 금액이었다.
■ 2009년의 암담함
왕치엔밍은 2009년에 최악의 시즌의 보냈다. 그는 4월18일까지 3전전패, 평균 자책점 34.50을 기록했다. 전년에 당한 발부상이 그의 피칭 모션을 바꿔놓았다는 말이 들렸다. 이후 마이너리그와메이저리그를 오갔던 왕은 7월30일에는 어깨 수술을 받았다. 왕은 12월12일 재활에 들어갔지만 양키스는 더 이상 그를 원치 않았고 그를 자유계약 선수로 풀었다. [밝은터]
[왕치엔밍 프로필]
▶이름: Chieng-Ming Wang 王建民
(중국식 발음: Wang Jianmin)
▶생년월일: 1980년 3월31일
▶출생지: 대만 타이난(台南)
▶키/몸무게: 6피트3인치/185파운드
▶투/타: 우투우타
▶출신교: 타이페이 티 우 대학
▶대표팀 경력: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
2003년 아시아 야구 선수권 출전
2002년 아시안 게임 출전(MVP),
▶마이너리그 성적: 다섯 시즌, 473.2이닝,
30승18패, 평균 자책점 3.35, 완투 6회(완봉 3회)
▶메이저리그 데뷔일: 2005년 4월30일
부친이 두 명인 왕치엔밍
왕치엔밍은 지난 2006년 8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키워준 부모가 친부모가 아님을 밝힌 바 있다.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왕은 "어렸을 때는 양부모가 친부모인 줄 알았는데 커서 내가 삼촌이라고 불렀던 그분이 친아버지임을 알게 됐다. 그런데 크게 기분 상하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왕은 이어 "나에게는 부모가 두 곳에 계시기 때문에 더 열심히 야구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왕치엔밍에 따르면 그의 친아버지는 자식이 없는 지인에게 치엔밍을 입적시켰고 자신은 삼촌으로 불리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한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대만이 한때 발칵 뒤집혔다. 대만 언론은 왕치엔밍의 양부모를 마치 스토커처럼 따라붙었고 이에 왕은 "당분간 대만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만 언론은 일제히 왕치엔밍을 비난했다. '팬들의 알 권리'를 무시할 수 있느냐는 성명서가 나왔고 왕에 대한 비난 칼럼이 이어졌다. 그러나 여론은 '언론이 좀 심했다'로 기울어졌다.
[왕치엔밍 2009년까지 성적표]
Year
Team
Lg
Age
Org
Lvl
W
L
ERA
G
GS
CG
SH
GF
SV
IP
H
R
ER
HR
BB
SO
WP
H9
HR9
BB9
K9
WHIP
2000
Staten Island
NYPL
20
NYY
A-
4
4
2.48
14
14
2
1
0
0
87.0
77
34
24
2
21
75
7
8.0
0.2
2.2
7.8
1.13
2002
Staten Island
NYPL
22
NYY
A-
6
1
1.72
13
13
0
0
0
0
78.1
63
23
15
2
14
64
1
7.2
0.2
1.6
7.4
0.98
2003
GCL Yankees
GCL
23
NYY
Rk
0
0
0.00
1
1
0
0
0
0
3.0
2
0
0
0
0
2
0
6.0
0.0
0.0
6.0
0.67
Trenton
East
23
NYY
AA
7
6
4.65
21
21
2
1
0
0
122.0
143
71
63
7
32
84
3
10.5
0.5
2.4
6.2
1.43
2004
Trenton
East
24
NYY
AA
6
5
4.05
18
18
0
0
0
0
109.0
112
53
49
6
26
90
2
9.2
0.5
2.1
7.4
1.27
Columbus
IL
24
NYY
AAA
5
1
2.01
6
5
2
1
1
0
40.1
31
9
9
3
8
35
0
6.9
0.7
1.8
7.8
0.97
2005
Columbus
IL
25
NYY
AAA
2
1
4.24
6
6
0
0
0
34.0
40
16
16
4
6
21
1
10.6
1.1
1.6
5.6
1.35
NY Yankees
AL
25
NYY
MLB
8
5
4.02
18
17
0
0
0
0
116.1
113
58
52
9
32
47
3
8.7
0.7
2.5
3.6
1.25
2006
NY Yankees
AL
26
NYY
MLB
19
6
3.63
34
33
2
1
1
1
218.0
233
92
88
12
52
76
6
9.6
0.5
2.1
3.1
1.31
2007
Tampa
FSL
27
NYY
A+
0
0
5.40
1
1
0
0
0
0
5.0
5
3
3
0
1
4
0
9.0
0.0
1.8
7.2
1.20
NY Yankees
AL
27
NYY
MLB
19
7
3.70
30
30
1
0
0
0
199.1
199
84
82
9
59
104
9
9.0
0.4
2.7
4.7
1.29
2008
NY Yankees
AL
28
NYY
MLB
8
2
4.07
15
15
1
0
0
0
95.0
90
44
43
4
35
54
0
8.5
0.4
3.3
5.1
1.32
2009
Scranton/WB
IL
29
NYY
AAA
1
0
0.00
2
2
1
1
0
0
13.0
7
0
0
0
3
7
0
4.8
0.0
2.1
4.8
0.77
NY Yankees
AL
29
NYY
MLB
1
6
9.64
12
9
0
0
2
0
42.0
66
46
45
7
19
29
3
14.1
1.5
4.1
6.2
2.02
Major League Totals - 5 Season(s)
55
26
4.16
109
104
4
1
3
1
670.2
701
324
310
41
197
310
21
9.4
0.6
2.6
4.2
1.34
Minor League Totals - 7 Season(s)
31
18
3.28
82
81
7
4
0
491.2
480
209
179
24
111
382
14
8.8
0.4
2.0
7.0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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