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 VS. 벨기에 관전평

예선 3경기 중 가장 축구다운 축구를 한 경기였습니다.

중앙압박과 공간침투가 좋은 경기였습니다. 러시아와 알제리 전에서 왜 그렇게 못했는지 궁금할 정도였으니까요.

벨기에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6월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졌지만 경기 내용은 괜찮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선수 교체가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골을 넣어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득점을 올릴 가능성이 큰 손흥민을 뺀 것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손흥민은 마음이 급해 제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지만 한 방이 있는 선수이기에 득점이 꼭 필요한 경기에서 끝까지 있어야 할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계속 경기 흐름을 끊어놓는 이청용을 끝까지 기용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이청용은 플레이 메이커로서 역할을 거의 해내지 못했습니다. 엔트리 패스라든가 골라인 근처에서 적절한 패스나 슛이 없어 전체적으로 공격에 위협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청용은 좋은 선수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제 몫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날 전반적인 경기 운용은 좋았습니다. 공이 있는 곳에 한국 선수 3-4명이 둘러싸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비교적 잘 되었고 중앙 압박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습니다. 패스도 잘 되었습니다. 논스톱 패스로 전진하는 것이 홍명보 축구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올림픽 동메달을 땄을 당시와 근접한 축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까요. 골문 근처로 가면 갈수록 선수들이 우왕자왕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깔끔한 뒷마무리가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축구는 그럼에도 중앙압박이 되면 볼만합니다. 오늘은 기대를 걸고 볼만한 경기였습니다. 마무리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무리를 하기 전까지는 희망을 걸게 해서 지루하지 않게 축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플레이 메이커의 부재가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1,2,3차전을 가는 동안 박지성과 같은 전체 경기 흐름과 템포를 조절하는 선수가 눈에 띄질 않았습니다.

10대11로 싸운 경기에서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한 것은 역시 한국 축구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잘 싸운 경기였다고 결론을 냅니다. 진작 이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