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타일러라는 뛰어난 고교 농구 선수가 있다. 17세의 타일러는 얼마 전 고교 4학년을 건너뛰고 유럽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샌디에이고 고교 3학년생인 타일러는 큰 키(6피트11인치)와 높은 점프력으로 많은 대학 스카우트와 프로 스카우트의 표적이 된 바 있다. 샌디에이고고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전 NBA 선수 올든 팔러니스는 “타일러는 하킴 올라주원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타일러는 올라주원보다 운동신경이 더 뛰어나다”라고 극찬했다.
그런 그가 유럽 진출을 선언한 이유는 왜 일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1년만 다니면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2번으로 지명될 선수가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타일러는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 농구 관계자도 그가 돈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사실 타일러가 대학에 남아도 연간 20만 달러는 받을 수 있다. 불법적으로 대학이나 에이전트를 통해 그 정도 돈은 학생 선수에게 전달된다”라고 말했다. 크리스 웨버가 대학시절 거액의 돈을 받아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데 뛰어난 선수들은 이런 식으로 뒷돈을 받는다는 게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결국 타일러는 돈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러나 고교 생활을 포기하고 유럽 프로리그에서 뛴다는 것은 돈과 실력 향상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불법적으로 돈을 받고 미국에서 뛰느니 떳떳하게 6자리 숫자의 샐러리를 받고 미 고교 농구보다는 수준이 높은 유럽리그에서 뛰고 싶었을 것이다.
NBA의 드래프트 선수 나이 제한(19세)이라는 구조적인 부분(structural functional), 돈이 필요했던 물질적인 부분(cultural materialistic), 유럽에서는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인식(cognitive)이 이러한 결정을 이끌었던 것이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NBA의 선수 나이 제한이라는 구조적인 부분이었을 것이다. 타일러는 1년은 참을 수 있었겠지만 2년은 힘들다고 느꼈던 것 같다. 2년 동안 떳떳이 돈을 벌고 농구 실력을 향상시킨 후에 NBA에 진출하겠다는 게 그의 포석이다. 과연 그의 결정은 옳은 것으로 나타날까. 시간이 답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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