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를 보면서 생각난 사람 신정아&이병헌

타이거 우즈 (Eldrick Tiger Woods) / 골프선수 출생 1975년 12월 30일 신체 키188cm, 체중84kg 팬카페 상세보기

세상은 왜 타이거 우즈의 불륜에 집중하고 그와 불륜 관계를 맺은 여자가 한 명씩 나올 때마다 놀라운 일을 하나 알아낸 것처럼 호들갑을 떨까.

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먼저, 우즈의 불륜 이야기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관심끌기용’으로 아주 좋기에 언론이 연일 신나게(!) 다루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즈의 불륜을 다룸으로써 건강한 가정 만들기의 계기를 마련하는 의도는 전혀 없고 그저 많이 읽고 많이 보기에 우즈 불륜 이야기를 연일 다루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우즈가 흑인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스캔들이 나면 흑인의 경우 거의 끝까지 짓밟히게 된다. 백인 스캔들도 위의 이유 때문에 집요하게 취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흑인에 대한 스캔들은 더욱 집요하고 더욱 막가파식으로 보도하는 게 미국 언론의 생리다.

코비 브라이언트 (Kobe Bean Bryant) / 외국농구선수 출생 1978년 8월 23일 신체 키201cm, 체중98kg 팬카페 코비 브라이언트 상세보기

배리 본즈, 코비 브라이언트, 타이거 우즈는  대표적인 희생양이 됐다.

이들의 행위가 옳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본즈는 마크 맥과이어가 홈런왕으로 자리 잡으면서 큰 인기를 끌자 본인의 타고난 실력이 뛰어남에도 약물의 도움을 받아 맥과이어의 한 시즌 최다 홈런수를 넘어서 맹비난을 받았다. 브라이언트는 화간이냐 강간이냐를 놓고 오랫동안 법정 싸움 끝에 형사처벌에서 벗어났는데 이 과정이 거의 매일 언론을 통해 ‘중계방송’되었다. 타이거 우즈 소식은 언론이 마치 우즈 불륜 기사가 없으면 보도할 게 없는 양 다뤄지고 있다.

우즈의 잘못은 분명히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몰고가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타이거 우즈의 불륜녀가 16명까지 공개됐다고 하는데 사실 30명, 40명이 나와도 놀랄 일은 아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이를 위해 일단 호세 칸세코가 쓴 ‘The Juiced’라는 책의 제8장 일부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호세 칸세코 (Jose Canseco Capas) / 외국야구선수 출생 1964년 7월 2일 신체 키192cm, 체중104kg 팬카페 상세보기

야구 선수들은 원정지에서 경기가 끝나면 스트립 클럽(Strip Club)을 자주 찾는다. 다른 클럽에서는 선수들을 보면 팬들이 귀찮게 하는데 스트립 클럽에서는 그런 일이 없어 야구 선수들이 애용한다. 원정지에서는 여자들이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너무나 쉽게 외도를 할 수 있는 분위기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동하면서 2백여 명의 여성과 잠을 잔 것 같다.

외도의 횟수로 본다면 나는 메이저리그 선수 중 평균이라고 본다. 선수들 사이에는 슬럼프에 빠지면 못생긴 여자와 자야한다는 '징크스 깨는 방법'이 잘 알려져 있다. 원정지에서 내가 봤던 야구 선수 중 가장 깨끗하고 외도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선수는 로저 클레멘스다. 그는 아내와 가족에게 정말 충실한 가장이다.

출처: 2009/05/20 - [북리뷰] - 호세 칸세코의 The Juiced

이 내용을 보면 칸세코는 총 2백명의 여성과 잠자리를 했는데 자신은 평균이라고 했다는 점이다. 농구, 골프 등 다른 돈 잘 버는 종목의 유명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미국 스포츠 분야를 취재하면서 칸세코의 주장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님을 직간접적으로 들은 적이 있다.

다른 선수들이 다 그렇기에 우즈가 용서되어야 한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핵심은 한두 선수를 몰아세워서 ‘죽일 X’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분위기가 왜 형성되는 지를 보고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조던 (Michael Jeffrey Jordan) / 외국농구선수 출생 1963년 2월 17일 신체 키198cm, 체중97kg 팬카페 MJ#23 마이클 조던 상세보기

어린이들이 영웅으로 생각하는 마이클 조던(잦은 외도로 이혼), 매직 존슨(유럽에서 HIV에 감염), 윌트 체임벌린(수천 명의 여성과 잠자리), 베이브 루스 등도 예외는 아니다. 칸세코가 깨끗하고 가정적인 남자라고 극찬했던 로저 클레멘스도 여자 관계가 복잡한 것으로 나중에 드러나지 않았던가.

부와 명예를 얻는 자는 가정을 파괴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운동 선수들처럼 원정경기가 잦은 유명 스타의 경우에는 외도의 가능성이 99%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선수들보다는 좀 낫겠지만 한국 선수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우즈의 불륜 보도를 통해 유명해진다는 것, 엄청난 부를 챙긴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곡예이며 언론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에 얼마나 능수능란한지를 다시 보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유명해지길 원하고 엄청난 부를 챙기길 원한다. 우리는 또한 언론의 보도를 진리로 받아들이고(찌라시라고 욕하면서도 그래도 여전히 믿는다) 남을 비판하고 평가하는데 쉽게 길들여졌다.

신정아 / 출생 1972년 4월 28일 신체 팬카페 상세보기

한국에서 신정아 씨를 도에 넘치게 비판했던 보도 행태 그리고 시민들의 반응, 배우 이병헌과 그의 전 여자친구와 관련된 보도 등은 우즈 사건과 비교해 크게 다를 바 없다.

미국에서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윤상 씨는 최근 미주 중앙일보 오피니언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칼럼을 쓴 바 있다.

“골프의 황제인 타이거 우즈도 역시 황제란 타이틀에 걸맞게 수많은 여인들과 염문을 뿌린 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 타이거의 여인 넘버 1부터 시작해 오늘까지 넘버 16이 나온 상태로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론 타이거 우즈의 팬은 아니다. 그를 위한 변명을 해주고 싶지도 않다. 그는 분명히 결혼한 남자로 그리고 청소년들의 롤모델로 스포츠맨으로서 하지 말아야할 짓을 한 것은 사실이다. 도덕적으로 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언론의 생리가 그렇다치더라도 타이거의 여자문제를 대서특필하며 계속 재밋거리로 삼으며 그를 비난만하는 것도 옳다고 보진 않는다. 사실 타이거에게 떳떳하게 돌을 던질 수 있는 남자가 몇명이나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그의 광고를 뺏어가는 기업가들 그의 스캔들을 대서특필하는 언론인들 힘있는 자리에 있는 모든 남성들은 한번쯤 자신을 돌아봐야한다.”

출처: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59876

수백만 달러도 모자르다고 생각하고 수천만 달러를 받아야 기분이 좋아지는 슈퍼스타들과 그런 슈퍼스타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언론 그리고 팬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여성 편력이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키워냈다고 할 수 있다. 우즈의 여성 편력이 단순히 우즈 혼자만의 일은 아닌 것이다. 물론 잘못한 것의 책임은 우즈가 지게 된다. 그는 스폰서를 많이 잃게 될 것이고 그를 존경하는 사람도 크게 줄어듦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우리는 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결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