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추억의 인터뷰] 최초의 포수 빅리거 노렸던 권윤민

by 밝은터_NJT 2009. 11. 12.
반응형
 

2001년 시카고 컵스 산하에는 최희섭 외에도 권윤민이라는 미래의 스타가 있었다. 포지션은 포수였고, 말을 참 맛깔라게 했던 선수였다.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인터뷰어: 박병기
인터뷰이: 권윤민
인터뷰 일자: 2001년
인터뷰 방법: 전화통화


최희섭 선수와 함께 미국 땅을 밟았을때까지만 해도 권윤민 선수(당시 23세)는 최 선수 못지 않는 강타자로 주목 받던 선수였다. 지난 시즌(2000년) 싱글A팀인 유진 에머럴드에서 초반 5할 대의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던 권 선수는 한국에 있는 부친이 투병을 하게 되자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페이스를 잃기 시작했고 결국 고타율도 금세 추락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권윤민이 올시즌 부활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인하대 재학시절 14회 대륙간컵 야구대회 쿠바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에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스타로 급부상 했던 권 선수는 아마추어 선수였을 당시부터 배팅 파워는 남부럽지 않은 선수였다.

권 선수의 한 측근은 "컵스와 계약을 했을 당시에는 최희섭과 타구의 비거리가 비슷했다"고 설명할 정도. 세계 최고의 야구 전문 통계사인 스태츠의 경우 '마이너리그 스카우팅 노트북 2001'에서 권 선수를 '올해 알아둬야 할 선수'로 꼽아 그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올시즌 초반 2할2푼대의 타율로 약간 부진한 것 같은데요.

▷권윤민(이하 권): 별 걱정하지 않습니다. 방망이에 잘 맞고 있는데 운이 안따라 상대팀 수비에 잡힌 것이 많았습니다. 아직 미국에 온지 열흘밖에 되지 않아 성적은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온지 열흘밖에 안됐나요?

▷권: 아.네. 아버님이 위암 말기이시기 때문에 한국에 다녀 왔습니다.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미국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나요.

▷권: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권 선수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선수였다.)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권: 미국에서 건강 지키기가 더 쉽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동료나 친구들 만나면 술 한잔 해야 하고 하기 때문에 몸관리가 쉽지 않았죠. 이곳에서는 푹 잘 수 있고 휴식시간이 많아 건강 지키기가 쉽습니다. 동료들도 술을 거의 마시지 않기 때문에 건전하게 놀수 있고 이는 건강과도 직결됩니다.


▶팀 동료가 잘 해주나요?

▷권: 네. 유진에 있을 때부터 함께 뛰던 선수들이 지금 팀(랜싱 럭너츠)에서 같이 플레이를 하는데요, 6-7명 정도가 잘 해줍니다. 어디 놀러가고 그럴 때 항상 저를 데려가주고 또 제가 한국 식당에서 음식을 사주기도 하지요.


▶영어에는 불편이 없나요?

▷권: 지난해엔 영어 선생님이 교습을 해줬는데 올핸 교습이 없습니다. 지금은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지요. 알아듣는 것은 거의 알아듣고 말도 바디 랭기지와 아는 단어 모두 동원해서 하니 의사 소통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포수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투수와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할텐데. 투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마운드로 달려가서 뭐라고 대화를 나누나요.

▷권: 한국이건 미국이건 포수가 투수 마운드로 가서 하는 말은 농담입니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죠. 저도 동료들에게 농담을 건넵니다. 영어 잘 못하는 제가 마운드에서 열심히 말을 하면 그 자체가 재밌나 봅니다. 그래서 투수들이 긴장을 풀게 된다고 합니다.


▶최근들어 아시안 타자들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권: 솔직히 저도 동양인 타자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타자는 어림없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미국에 와 보니 열심히 노력하면 불가능이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희섭 선수나 일본 타자들이 잘해낼 때 마다 저도 자신감이 붙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동양인 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는데 컵스의 스카우트가 했던 말을 대신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양인 포수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왜 권윤민을 스카웃하겠는가. 그것도 거액을 들여가면서....’


▶최희섭 선수의 경우 홈런왕을 꿈꾸고 있던데 권윤민 선수는 어떤 목표가 있습니까.

▷권: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포수가 되는 것입니다. 즉, 수비가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지요. 한국엔 전문 포수가 없어서 제대로 포수 수업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때는 프로선수들을 흉내내는 정도였고 대학교 때는 선배형들이 가르쳐준 것 정도가 배움이 전부였지요. 미국에 와서는 유진에 있을 때 감독님이 포수 출신이라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타격 보다는 수비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지난해 컵스 마이너리그 포수중 도루 저지율 1위가 바로 저였습니다.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권윤민(이하 권): 최종목표는 물론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입니다. 수비가 좋다는 칭찬을 듣는 포수가 되고 싶습니다. 단기 목표는 한 게임, 한 게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죠.


▷미국에서의 선수 생활에 어려운 점은 없나요.

▶권: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치, 감독님들이 정말 잘해주세요. 한국 선수들은 트레이너가 시키는 것 다하고 자기 몫을 잘 해내니까 좋아하시죠. 미국인들이 자유분방한 것 같아도 성실하고 자신들을 잘 따라주는 사람을 좋아해 줍니다.


▷미국에서 배운 새로운 타법이 있다면

▶권: 한국에서는 투수들의 공이 90마일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선 마이너리그에서도 95마일, 96마일을 던지니까 처음에는 정말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코치님들이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 빠른 공을 못 치니까 중심을 뒤에 두고 공을 치라고 지도해주셔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코치께서 한국 선수들은 스윙 궤도가 좋다고 칭찬을 해주시더라구요.


▷미국에 온 한국 출신 선수들과 만남의 기회는 있나요.

▶권: 병현이(김병현 선수)와는 국가 대표에서 2년 동안 함께 생활해 친한 편입니다. 박찬호 형 빼고는 모두 만나 봤습니다. 조진호, 최희섭, 백차승, 추신수 선수 등과 형님, 동생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김병현 선수와 대화할 때는 제가 주로 듣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김병현 선수는 미국에 저 보다 먼저 온 선배이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생활하니까 빅리그 생활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해줍니다.


▷만약 야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요.

▶권: 평범한 사람이 됐을 겁니다. 대학 다니고 졸업해서 취업 문제로 고민하고 그랬지 않았을까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권: 텍사스 레인저스의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입니다. 제가 포수니까 메이저리그 게임을 보면 포수의 움직임을 주로 보는데 로드리게스 선수는 동작이나 기본자세가 너무 잘 되어 있어 본받으려고 합니다. 물론 방망이도 좋구요. 굳이 마이크 피아자 선수와 비교한다면 피아자는 수비에 신경을 안쓰는 포수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마크 맥과이어의 이야기를 들은 후 그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언젠가 그는 “계약할 때 몇 백만 달러 더 받아 봤자 그 돈 죽을 때까지 다 못쓴다. 차라리 내게 줄 돈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샌드위치로 끼니를 떼우는 선수들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 그를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아, 그리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로 활동중이신 이만수 코치님을 꼭 뵙고 싶습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나요.

▶권: 메이저리그 진입 때까지는 결혼은 생각도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만약 메이저리그에 못 간다면 은퇴한 후 결혼 할 생각입니다.


▷굉장히 달변가인데 은퇴 후 야구 해설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권: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이 말 잘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글쎄요, 제 꿈은 포수 전문 코치가 되는 것인데 기회만 주어진다면 야구 해설도 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시카고 팬들께 인사말을 해주세요.

▶권: 안녕하세요. 처음에 제가 컵스와 계약했을 때 시카고 교민들께서 왜 그 포수는 시카고로 오지 않냐고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시카고에 있는 친구를 통해 들었습니다. 지금은 준비 기간입니다. 시카고에 가게 되면 한국 야구 선수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에 쓰는 후기

1999년 11월 잠재력을 평가받아 시카고 컵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한 권윤민은 2003년 오른쪽 어깨 인대 부상으로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그는 이후 MBC ESPN 해설자로 활동하다가 2007년 한국 프로야구 신인 지명에서 2차 5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됐다. 2008년까지 기아에서 뛰었고 2009년부터는 기아 타이거즈의 스카우트로 일을 하고 있다.

권윤민 프로필
직업 : 야구코치, 전 야구선수
출생일 : 1979년 1월 22일
소속 : 기아 타이거즈 스카우트
학력 : 동산고등학교, 인하대학교
기아 타이거즈 스카우트 (2009년)


권윤민 미국 프로야구에서 성적

Batting Statistics
Year Team Lg Age Org. Level Pos Ln G AB R H 2B 3B HR RBI SB CS BB SO HBP IBB SH  SF DP  AVG OBP SLG OPS
2000 Eugene Nwst 21 CHC A- c   44 145 15 37 9 1 5 18 5 3 22 29 5 0 0 0 .255 .372 .434 806
2001 Lansing Midw 22 CHC A c   88 326 33 88 15 1 6 51 0 0 15 44 5 0 1 9 10  .270 .304 .377 681
2002 Daytona FSL 23 CHC A+ c   88 300 32 66 11 0 5 36 1 4 23 34 6 1 3 3 10  .220 .286 .307 593
2004 Boise Nwst 25 CHC A-     4 10 3 0 0 0 0 2 0 0 3 1 1 0 0 2 .000 .250 .000 250
  Daytona FSL 25 CHC A+ c-p   12 23 2 4 1 0 0 1 1 0 1 5 0 0 0 0 .174 .208 .217 425
  West Tennessee Sou 25 CHC AA     5 6 1 1 0 1 0 0 0 0 0 1 0 0 0 0 .167 .167 .500 667
Minor League Totals - 4 Season(s) 241 810 86 196 36 3 16 108 7 7 64 114 17 1 4 14 26  .242 .306 .353 65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