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 Ho Park (2000) by iccsports |
“돈 적게 받고 야구 잘 하는 게 낫다”
“LA 다저스 시절이 그립다.”
박찬호(당시 29세ㆍ텍사스 레인저스)가 최근 한 후배 야구선수에게 했던 말이다. 이 후배 선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찬호 형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것 같다. 많은 돈을 받고 야구를 못하는 것보다 1천만 달러 이하를 받고 야구를 잘 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선수는 또 “다저스 시절이 좋았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그의 말뜻에는 단순히 ‘다저스가 좋았다’라는 차원을 넘어 ‘LA가 편안했다’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미국에서 뛰는 한인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LA가 여러 모로 좋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얼마 전 LA를 방문했던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수는 “LA는 한인들도 많으시고 모든 것이 한국인에게 편한 곳”이라며 ‘정말 좋다’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다른 선수들도 음식, 언어, 문화가 한국인에게 맞아 LA에 오면 마음이 편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한다.
최근 인터리그를 위해 LA를 방문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이만수 코치는 “LA가 미 전국에서 한국음식 맛이 최고인 곳”이라며 원정경기로 인해 2주간 한국음식을 그리워한 후 맛있게 음식을 드는 모습에 LA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잠시 'LA 자랑‘에 빠졌는데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박찬호 선수에 대한 이야기다. 후회하면 이미 늦은 일이지만 2년 전을 생각해보면 당시 아픈 몸을 이끌고 공을 던진 것이 그의 야구 인생을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든 원인이 됐다. “몸값을 적게 받더라도 나는 다저스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면 그는 지금 영웅 대접을 받으며 인생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박찬호 선수는 “자유계약으로 풀린 후 다저스에서 장기계약을 제안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텍사스 레인저스를 선택했다”고 말을 하지만 2년 전 그는 에이전트의 잘못된 방향제시로 인해 다저스에 남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를 잘 아는 한 야구인은 얼마 전 기자와의 대화 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2년 전 다저스의 코칭스태프는 팀의 승리가 아닌 개인의 목표에 집중한 박찬호 선수에 큰 실망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나칠 정도였다는 것이죠. 그래서 다저스는 박찬호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최근 메이저리그 등판 경기에서 또다시 부진한 후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박 선수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 달 말이면 박 선수도 30세가 된다. 30대에는 ‘적’이 아닌 ‘친구’를 더 많이 만들고 '제2의 고향'인 LA에서 한ㆍ미 문화를 동시에 즐기며 야구 인생을 마감하길 기대해본다. <밝은터(ICCsports.com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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