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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억의 인터뷰] 송승준 빅리그 진출 눈앞

by 밝은터_NJT 2010.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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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터가 2002년 4월 5일과 10일, 8월22일 송승준 선수가 마이너리그에 있었을 때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Seung Jun Song
Seung Jun Song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2002년 4월5일

보스턴 레드삭스의 ‘특급 유망주’ 송승준은 자신감이 넘치는 투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마운드에서나 일상생활에서 자신 있는 모습으로 동료들과 코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자신감이 넘치면 자만감으로 발전할 수 있는 법. 송승준에게 지난 겨울은 자만감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미국 언론에서 그에게 ‘특급 유망주’라는 칭호를 하면서 그동안 관심이 없던 한국 언론 마저 그에 대한 기사를 앞다퉈 대서특필 했던 것.

어린 선수(21세)이기 때문에 자칫 자만감에 빠질 수 있는 분위기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레드삭스 유망주 1위인 송승준은 하지만 이를 잘 극복했다.

그는 4일 열린 더블A 트렌튼 썬더의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 승리투수가 된 후 ‘자신감 유지, 자만간 퇴출’에 대한 자신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송은 경기 후 밝은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솔직히 유혹이 있었다. 자만감에 빠지려고 하는 것 같아 신문 기사를 될 수 있으면 읽지 않으려고 했고 평상심 유지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의 마인드 컨트롤은 마운드에서 실제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그는 뉴헤이븐 레이븐(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8개나 잡아내고 3안타 1볼넷 1실점으로 경기를 마쳐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다. 트렌튼 썬더는 송의 역투를 발판 삼아 8-2로 완승 했다.

더블A에서 성공하면 메이저리그 행도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레벨인데 송의 첫 경기 호투는 레드삭스 관계자들을 흐믓하게 만들었다. 한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때 익힌 커브와 체인지업이 잘 통한 것 같았다”며 만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송은 “더블A는 싱글A와는 다르다고 해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러나 항상 하던 식으로 열심히 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첫 경기 후 소감을 말했다.

“더블A는 싱글A와는 달리 실투하면 바로 방망이가 나오는 것 같다”는 송은 이날 패스트볼이 무려 93마일이 찍혔다고 전했다. 과거 91마일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2마일이나 높아진 것.

송은 지난 시즌 싱글A에서 8승4패 방어율 1.90을 기록하며 야구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자만감의 ‘유입’을 막고 평상심을 ‘유지’ 한다면 그의 2002년 시즌도 성공적일 것이다.

Seung Song (송승준)
Seung Song (송승준)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2002년 4월10일

“이런 페이스대로라면 올시즌 빅리그 진입도 가능하다.”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더블A팀인 트렌튼 선더의 마이크 그리핀 투수 코치의 말이다.

빅리그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선수는 팀의 에이스 송승준(당시 21세·사진). 그는 시즌 개막전에서 5이닝동안 1자책점, 탈삼진 8개를 기록한 후 9일 열린 시즌 두 번째 등판 경기에서도 5이닝동안 2자책점, 삼진 8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1점대 방어율로 야구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송승준에 대해 그리핀 투수 코치는 “그는 당장 빅리그에 가서도 통한다”며 ‘하산’이 가까움을 암시했다.

송승준은 94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는데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좋아 당장 빅리그 마운드에 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오프 시즌 중 매스터한 체인지업(서클)은 타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고 그를 삼진왕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올시즌 10이닝을 던져 삼진 16개를 잡아낸 송은 9이닝으로 계산할 경우 14.4개라는 놀라운 삼진수를 기록 중이다.

송은 올해 유난히 삼진이 많은 이유를 ‘체인지업 때문’이라고 밝은터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서클 체인지업을 조금씩 매스터하게 됨에 따라 완급 조절이 능수 능란 해졌고 따라서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이 많다는 것이 송승준의 분석.

송 선수는 “커브도 좋아지고 있고 컨트롤도 전보다 더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구 전문가들도 인정한 컨트롤 소유자가 제구력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완벽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패스트볼이 90마일 중반에 이르고 커브와 체인지업이 수준급인데다가 커맨드(타자요리능력)가 뛰어난 선수가 마이너리그에 머물기는 아깝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렌튼 투수코치의 말처럼 송승준의 빅리그 진입은 머지 않아 이뤄질 전망이다. 때가 찼다.


Seung Song (송승준)
Seung Song (송승준)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2002년 8월22일

“이렇게 황당할 수가 …”

지난 달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몬트리올 엑스포스로 트레이드된 바 있는 송승준이 올 시즌을 사실상 접었다.

그 사연은 송승준의 표현처럼 ‘황당’했다. ‘황당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엑스포스 산하 더블A팀(해리스버그)로 트레이드 된 후 가진 첫 경기에서 팀 관계자들에게 높은 스피드를 보여주려다가 어깨 근육에 약간의 손상을 입은 그는 이를 구단에 알렸다.

그리고 엑스포스의 단장이 직접 나서 송의 MRI 검사를 지시했다. 새로 데려온 유망주를 너무나 아낀 나머지 ‘가벼운 부상’에 호들갑을 떨었던 것. 작은 병원에서 MRI 테스트를 받은 송에게 담당 의사는 어깨 뒷 근육이 심하게 찢어졌다는 진단을 했고 이를 엑스포스 단장에 보고했다.

오마 미나야 엑스포스 단장은 송승준을 곧바로 부상자 명단(DL)에 올려놓았다. 송승준은 별로 통증도 없는데 ‘근육의 심한 손상’이라는 진단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구단 측에 큰 병원에서의 정밀 검사를 요청했다. 캐나다 몬트리올로 가서 재검진을 받은 송이 받은 최종 결과는 “전혀 문제가 없다”였다.

첫 번째 MRI 검사를 받았을 때 약물을 약간 투입했는데 그 약물로 인해 어깨가 찢어진 것으로 작은 병원의 의사가 잘못 판독했던 것이다.

부상자 명단에서 나온 후에도 10일 정도 몸을 만들어야 하는 팀의 규정에 따라 송승준은 올 시즌 더 이상 뛸 수 없게 됐다. 9월2일이면 시즌이 끝나기 때문이다. 송승준은 밝은터와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진단으로 인해 10일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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