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아깝게 U-20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9일 열린 경기의 전체 평을 한다면 홍명보호의 축구는 이전 2경기처럼 수준이 높았다. 가나와의 경기에서 볼 점유율이 높았고 중원 압박으로 상대를 지배했다. 홍 감독이 집중했던 체력에서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감독으로서 합격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월드컵 대표팀 감독 후보로 손색이 없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번 대회 내내 침착한 경기를 했던 선수들이 이날 너무 서둘러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2-3으로 패한 점이 아쉬웠다. 후반전 후반부에 1-2의 상황에서 시간이 넉넉함에도 최종 수비 선수가 서두르면서 패스를 하다가 후방에서 공을 뺏겨 세 번째 실점을 한 것은 통한의 실수였다. 물론 축구 선수들은 실수를 한다. 홍명보 감독도 2002 월드컵 당시 터키와의 3-4위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해 선취골을 내준 바 있다.
그 실책 골이 아니더라도 한국 선수들은 후반전에 서두르는 경향이 종종 보였다.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아쉬운 점은 상대 수비수들이 중원으로 나오지 않고 골키퍼와 가까운 곳에서 잠금 수비를 하면서 긴 패스로 기습 공격을 노리는 작전을 할 때 적절한 대응이 없었던 게 아쉬웠다. 물론 개인기 차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전략 면에서 수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가 개인기를 이용해 롱 패스로 한국 수비 진영을 흔들었을 때 상대의 공격수 두 명을 대인방어하지 못했던 것이 이날 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중앙에서 워낙 간격이 벌어져 미드필더들이 효과적으로 수비 진영으로 돌아오기는 역부족이었고 개인기에서 밀렸기에 어쩔 수 없는 점이라고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방어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웠다.
2002 월드컵에서처럼 상대의 주요 공격수를 그림자 수비하는 작전으로 변경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날 경기는 아주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홍명보 감독을 다시 보게 되는 경기였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경기 내용은 훌륭했다.
상대가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정보력이 향상된다면 (고트비와 같은 비디오 전력 분석가 같은 인물 필요) 홍명보호는 성인 월드컵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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