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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억의 인터뷰] 레드삭스는 한국선수를 왜 싹쓸이 영입했나?

by 밝은터_NJT 200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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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 Poitevint and Jin Won Park
Ray Poitevint and Jin Won Park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보스턴 레드삭스는 한때 한국 선수들을 싹쓸이했다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수많은 한국 선수와 계약을 했습니다. 조진호, 김선우, 이상훈, 송승준, 안병학, 채태인 등 레드삭스와 계약을 한 선수가 줄을 이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레이 포이트빈트라는 레드삭스의 극동지역 스카우트가 있었습니다. 2002년 1월 포이트빈트 씨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당시 선수들의 상황과 구단의 기대 그리고 계약 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뷰어: 박병기

인터뷰이: 레이 포이트빈트 보스턴 레드삭스 극동지역 스카우트

인터뷰 방법: 직접 만남

인터뷰 일자: 2002년 1월 어느 날

 

레이 포이트빈트(당시 72세)씨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중 상위 1% 안에 드는 유능한 인물이다. 현재(2002년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의 국제 담당 부사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한국 선수들의 미국 행에 다리 역할을 했다.

재미야구인 박진원씨와 함께 조진호, 김선우, 이상훈, 송승준, 안병학, 채태인 등의 미국 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포이트빈트씨는 아시아와 미국 야구를 연결시키는 중매자 역할을 계속 수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ICCsports.com 1월 중순 로스엔젤레스 인근인 글렌데일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방문해 장시간 포이트빈트 씨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메이저리그 팀 투수 10명 중 4-5명이 한국인이라고 상상을 해보라.” 

보스턴 레드삭스에는 유난히 한국 선수들이 많다. 2001년 메이저리거가 된 김선우, 한국인 메이저리거 2호 조진호, 이상훈, 송승준, 안병학, 채태인 등 무려 6명이 레드삭스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최근엔 ‘서브마린’ 유병목이 합류했다

레드삭스에 한국 선수가 많은 것에는 국제 담당 부사장인 레이 포이트빈트씨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전쟁때 미국 병사로 참전했고 일본에서도 군 생활을 한데다 일본인 아내와 결혼을 해 아시아권 문화에 익숙한 그는 한국, 일본, 대만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이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


재미 야구인 박진원씨를 만난 후 본격적인 한국 선수 영입에 나선 포이트빈트씨는 한국에서 스타플레이어였던 선수는 물론이고 무명 선수들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놓치지 않고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혔다

포이트빈트씨는 자신이 지목한 선수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이상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상훈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도 확실히 통할 수 있었지만 체인지업을 익히라는 구단의 권유를 듣지 않아 계속 마이너리그에 머물러 있다. 이상훈은 내가 지난 15년 간 스카웃 한 선수 중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다”라며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대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훈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은 포이트빈트씨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고 본 기자가 동의하지는 않지만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게재합니다)

 
그는 “수년 내에 레드삭스 투수 진에 4-5명의 한국 선수가 뛰는 것을 상상해 보라”라고 말하며 흐믓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포이트빈트씨는 자신이 데려온 선수들 대부분이 효용 가치가 높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상훈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상훈은 정말 뛰어난 투수였다. 그리고 그는 레드삭스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것으로 믿었다. 나는 트리플A팀이 있는 포터킷(로드아일랜드주)으로 직접 날아가 이상훈에게 ‘체인지업’을 더 익히라고 설득했지만 그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이상훈과 계약을 했을 때 나는 그가 20승을 2차례 기록했던 테리 게레로(멕시코 출신)와 같은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포이트빈트씨는 김선우, 조진호, 송승준, 안병학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부터 선발 투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김선우에 대해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95마일을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다. 김선우는 95마일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뛰어난 투수인데 자신감이 붙고 좋은 컨트롤을 유지하면 엘리트 피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선우는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고 기초가 튼튼해 성공할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김선우 스스로가 자신의 것을 만들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 케리건 레드삭스 감독이 김선우를 정말 아낀다고 귀띔을 해줬다. 포이트빈트씨는 조진호에 대해서도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는 듯 했다.

“조진호는 미국에 오자마자 2개월 후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뤘다. 레드삭스 구단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가 미국 야구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됐다. ‘나는 메이저에 있어야 하는 선수인데’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이 마이너리그에서 배움을 더디게 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게임에 임하는 자세가 터프해졌고 어떤 임무를 맡겨도 잘해내는 선수가 됐다.

   
레드삭스 구단의 최고 유망주 송승준에 대해서는 포이트빈트씨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그는 “송승준은 정말 뛰어난 투수다.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모르고 있는데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고, 미국 야구 경험이 많고, 정신력이 강하고, 리더십이 좋은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철저한 무명이었던 안병학의 경우 ‘미래가 있는 선수’라고 판단이 들어 피칭을 지켜본 후 20초만에 계약을 하기로 결정했던 케이스. 그는 안병학에 대해 “타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착실히 실력을 쌓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에 미국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포이트빈트씨는 일본 선수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나눴다. 그는 미국 진출을 노리는 마쓰이 히데키를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또 그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만약에 내가 단장이고 이치로와 마츠이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마쓰이를 택할 것이다. 그는 실력이나 성격 면에서 미국야구에 어울리는 선수다”

   
그는 김병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김병현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의 경험으로 팀 동료들과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전에는 언어나 문화 문제로 '외톨박이'었는데 월드시리즈에서 미국 선수들 사이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그는 또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이미 최고의 마무리 전문 투수이지만 더 잘하게 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그가 더 효과적인 피칭을 하려면 한 경기에 4-5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Byung Hyun Kim (BK), Arizona Diamondbacks
Byung Hyun Kim (BK), Arizona Diamondbacks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다음은 상세 인터뷰 내용

 

ICCsports: 포이트빈트씨는 레드삭스 한국 선수들의 영입으로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한국 독자들을 위해 자세히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레이 포이트빈트(이하 RP):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할까요. (인터뷰어: 야구를 시작한 시점부터 말해주세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저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계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 대학에 들어가 비즈니스 법과 심리학을 공부 했습니다. 3년간 야구를 한 후 저는 군대에 가게 됐습니다. 30개월 동안 군복무를 했고 한국을 가게 됐지요. 당시 지뢰 제거반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군복무중 부상을 당해 일본으로 이동을 했는데 그곳에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부대에 12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있었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고 얼마 있어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게 됐습니다.

다시 프로야구 선수가 돼 2년간 활약하다가 공이 오른눈에 맞아 11개월 동안 입원하게 됐고 시력을 잃어 야구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됐지만 피곤한 날에는 눈이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선수 생활을 끝내고 곧바로 스카우트가 됐습니다.

   
볼티모어에서 15년간 스카우트로 일했고 이후 15년간 밀워키에서 활동 했지요. 볼티모어에서는 전국 유망주들을 체크하는 수퍼바이저로 근무했습니다. 밀워키에서는 스카우팅 디렉터, 팜 디렉터로 일했습니다. 당시에는 다른 일을 하면서 스카우트 일을 해야 했지요.

   
30년 동안 볼티모어와 밀워키에서 일하는 동안 저에게는 5차례 단장직 제안이 들어왔지만 저의 스승인 해리 돌튼과의 의리 때문에 모두 거절했습니다. 밀워키에서 근무할 때 두 명의 젊은이를 고용했는데 그중의 한 명이 현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인 댄 듀켓입니다. 듀켓은 스카우팅 부서에서 일을 했는데 지금은 저의 보스(boss)이지요. 듀켓은 제 밑에서 8년 동안 일한 후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스카우팅 디렉터직을 제안 받고 떠났고 그는 이후 엑스포스의 단장이 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레드삭스의 단장직을 제안 받고 옮겨왔지요. 듀켓과 저는 아시안 마킷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ICCsports: 스카우트로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요?

RP: 그렇게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큰 도움을 준 사람은 3명입니다. 짐 루소, 월터 섀년, 해리 돌턴이 그 분들인데 잘 모를지 모르지만 스카우트들의 세계에서는 아주 유명하지요. 짐 루소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수퍼-수퍼 스카우트였습니다. 그는 오리올스에서 약 35년 동안 일했습니다. 월터 섀년은 스카우팅 디렉터였는데 죽는 순간까지 저를 격려하고 지도해주셨습니다.

 

ICCsports: 메이저리그에는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RP: 특정 국가 선수들에 대한 편견은 없습니다. 단지, 의사 소통이 안되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구단내에서는 영어 교육 클래스가 있고 언어를 습득하도록 돕고 있지요. 의사 소통이 안되면 팀 내에서 ‘외톨박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일어나는 현상 같습니다. 편견은 아니라고 봅니다.

 

ICCsports: 김병현 선수는 한 인터뷰에서 의사 소통이 잘 안돼 외로움을 잠자는 것으로 해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RP: 김병현은 능력 있는 선수라 메이저리그 급 팔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인 면과 언어적인 면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실력 외에는 자신이 설 땅이 없었습니다. 그는 외톨박이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안좋은 경험을 할 때 동료들이 그에게 다가와 등을 두들겨 주는 경험을 통해서 그는 성장할 수 있었고 그제서야 자신이 팀원들 사이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겁니다. 그는 메이저거로서 정착하게 됐습니다.

 

ICCsports: 김병현 선수가 최고의 마무리 전문이 될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RP: 그는 이미 최고의 클로저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한 경기에 3-5명의 타자와 상대를 하면 최고의 결과를 낼 것으로 봅니다. 김병현과 첫 대결에서 타자는 반드시 속임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의 피칭 포인트가 계속 바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상대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ICCsports: 한국에는 레드삭스 팬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레드삭스가 성적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RP: 9명의 주요 선수 중 6명밖에 뛰지 못한다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겁니다. 지난 시즌 레드삭스는 노마 가르시아파라, 페드로 마티네스, 제이슨 배리텍과 같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 했습니다. 그런 수퍼스타 선수들은 다른 선수로 대체하기 어렵죠. 그들이 모두 건강 했다면 우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것입니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습니다. 팀 성적이 전력에 비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부상 때문이었고 우리의 승리하겠다는 의욕은 대단했습니다.


Sun-Woo Kim
Sun-Woo Kim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ICCsports: 김선우 선수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겠어요.

RP: 김선우는 95마일을 던질 수 있는 투수입니다. 리그에서 그렇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습니다. 김선우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고 가야 합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서 주자가 나가면 안타를 허용하기 쉽죠. 그래서 그는 이닝당 안타 허용 수가 많습니다. 그 숫자가 줄어들어야 합니다. 또 컨트롤도 안정되어야 합니다. 컨트롤이 좋은 투수이긴 한데 스스로가 나쁘게 만듭니다. 그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훌륭한 투수입니다. 잘하기로 마음 먹으면 리그에서 그 어떤 투수 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ICCsports: 김선우 선수가 스프링캠프에서 잘 던지면 선발 투수가 될 수 있을까요.

RP: 감독(조 케리건)은 그를 정말 좋아합니다.(The manager likes him a lot.) 하지만 누군가가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을 이제는 버려야 합니다. 이제 뭔가를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닝당 피안타수만 줄이면 그는 최고의 투수가 될 것입니다.

 

ICCsports: 김선우 선수가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 된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RP: 좋은 일입니다. 누군가가 원한다는 것은 좋은 신호죠. 15승 투수와 트레이드 된다는 것은 그의 실력을 인정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호랑이의 눈(eye of the tiger)을 가지고 타자들을 공략 해야 합니다.


Jin Ho Cho, second-ever MLB player from Korea
Jin Ho Cho, second-ever MLB player from Korea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ICCsports: 조진호 선수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RP: 그는 정말 좋은 시즌을 보냈습니다. 정말 재능 있는 투수입니다.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한지 2개월만에 빅리그로 불러 올려진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레드삭스 구단 사상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위대한 투수라도 그렇게 하지 못하죠. 드래프트 1번 선수도 그렇게 못합니다. 이제 막 계약을 하고 2개월 후 메이저리그에 올라간 선수를 본 적이 있나요? 없을 것입니다. 조진호가 유일한 선수일 것입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더 잘 던집니다. 그러나 그는 메이저리그 레벨의 경험과 설땅이 없었습니다. 또 그의 머리 속에는 “나는 메이저리거인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졌고 터프해졌습니다. 이제 영어도 잘합니다. 현재 그는 최상의 상황에 있습니다.

 

ICCsports: 그래서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로 성공을 거둔 것일까요.

RP: 조진호는 어떤 상황에서 공을 쥐어줘도 잘 던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가 마무리 전문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어떤 보직을 맡겨도 잘 던지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An Byeong Hak and Seung Jun Song
An Byeong Hak and Seung Jun Song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ICCsports: 송승준 선수는 어떤가요.

RP: 정말 뛰어난 선수입니다.(Outstanding)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송승준은 자신이 얼마나 잘 던지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물론 “잘 던진다”라고 생각하겠죠. 그는 정말 대단한 투수가 될 것입니다. 모든 팀들이 트레이드를 원할 정도이니까요. 그는 젊고, 파운데이션이 단단하고, 정신적으로 강하고, 배우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ICCsports: 그는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고 하던데요.

RP: 리더타입의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되고 싶지는 않아 합니다만. 그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 원하고 조금만 못 던지면 안타까워 합니다. 2안타 게임을 하고 승리를 못하면 “정말 못던졌다”고 말합니다. 그건 좋은 점입니다. 그는 건강만 유지한다면 스타가 될 것입니다.

 

ICCsports: 지난해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그를 원했다고 들었는데요.

RP: 엑스포스는 30개팀 중의 하나입니다. 나머지 29개팀도 그와 같은 선수를 원하고 있습니다.

 

ICCsports: 안병학 선수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RP: 먼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계약을 하자 마자 상위 레벨 싱글A에서 뛴 선수 중 기억나는 선수를 이야기 해보세요.(인터뷰어: 별로 많지 않지요) 두 명의 투수가 그렇게 출발을 했습니다. 김선우와 안병학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야구인들은 안병학을 보면서 “이런, 왜 그 친구와 계약을 못했지”라고 말합니다. 안병학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그는 정말 뛰어난 투수가 될 것입니다

 

ICCsports: 안병학 선수는 한국에서 무명이었는데 계약을 하게 된 계기는.

RP: 그와 계약하기로 결정하는데 20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래가 있는 선수라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ICCsports: 안병학 선수가 더블A에 갈 것으로 생각하세요.

RP: 제가 팜 디렉터라면 그를 더블A로 보낼 것입니다. 그는 올시즌이 끝나기 전에 트리플A에도 갈 수 있을 겁니다.

 

ICCsports: 유병목은 어떤 선수인가요.

RP: 유병목은 정말 흥미 있는 선수입니다. 그는 팔이 싱싱하고 패스트볼의 무브먼트(movement)가 좋습니다. 그의 성공 여부에는 컨트롤이 관건입니다. 그는 김병현과 같은 투수입니다. 유병목은 김병현 만큼 빠른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ICCsports: 이상훈 선수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으신가요.

RP: 저는 그가 레드삭스를 위해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정말 실망 한 것은 그는 겨울 동안 체인지업을 향상 시키라는 투수 코치와 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겨울에 연습 대신 휴식을 취했습니다. 연습을 하지 않자 그의 구속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를 처음 봤을때만 해도 그는 정말 뛰어난 투수였습니다. 이상훈과 계약을 했을 때 저는 그가 20승을 2차례 기록했던 테리 게레로(멕시코 출신)와 같은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요. 그는 레드삭스가 필요한 좌완 투수였고 빅리그에서 뛸 기회가 있었지만 자신을 발전시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좋은 투수이지만 그의 태도는 실망스럽습니다

  

ICCsports: 포이트빈트씨는 일본 야구와 깊숙이 관련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시이(LA다저스)와 마쓰이(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RP: 이시이는 좋은 투수이지만 그만큼의 돈을 받을 정도로 수퍼스타는 아닙니다. 과대평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레드삭스는 그의 영입전쟁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마쓰이가 미국에 온다면 도전 정신 때문입니다. 오히려 요미우리에 있으면 돈을 더 받을 수 있죠. 마쓰이는 이치로 보다 더 좋은 타자입니다. 만약 둘 중 한 명을 선택한다면 마츠이를 택하겠습니다.

 

ICCsports: 장시간 감사합니다.

RP: 더 질문 하실 것이 있으면 전화 주세요.

 

2009년에 쓰는 후기

 

이 인터뷰를 한지 7년이 지났다. 레드삭스는 야심차게 한국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조진호가 놀랍게 급성장해 메이저리그에 진입했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김선우도 이후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송승준은 레드삭스의 미래로 평가됐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고 엑스포스로 트레이드됐고 부상과 불운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안병학이 상위 레벨로 승격되지 못한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채태인은 부상으로 미국을 떠났고 이상훈은 트리플A에서 주로 머물다가 구단을 떠났다. 레드삭스가 영입한 선수 중 3명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낸 선수는 없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으로 돌아갔다.

한국 선수들과 레드삭스의 인연은 이후 김병현, 최희섭 등의 영입으로 이어졌지만 이상하게도 보스턴은 한국 선수들에게 '약속의 땅'이 아니라 '불운의 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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