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Eckstein by iccsports |
월드시리즈 MVP였던 데이빗 엑스타인은 정말 키가 작은 야구 선수다. 엑스타인을 조명할 때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LA 에인절스에서 쫓겨난 선수가 설움을 딛고 MVP가 됐다는 내용을 주로 다룬다. 그런데 엑스타인과 관련된 다른 뒷이야기는 그에 대한 존경심마저 생기게 한다.
글/사진: 밝은터(ICCsports.com의 블로거)
엑스타인은 메이저리거가 될 수 없는 열악한 조건의 선수였다. 키가 176cm(5피트8인치)인 기자는 선수 라커룸에서 엑스타인 옆에 살짝 서 본 적이 있는데 그는 공식 기록에 나온 키보다 훨씬 작았다. 170cm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신발을 신고 측정한 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한 스카우트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엑스타인과 같은 선수는 스카우트 리포트에서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그가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스카우트들은 투수의 경우 공의 스피드, 타자의 경우 체격, 힘, 스피드를 주로 보는데 엑스타인은 좋지 않은 신체조건에 힘도 스피드도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따라서 엑스타인이 메이저리거가 된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과 비슷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그가 월드 시리즈의 MVP가 됐다.
2006년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챔피언이 됐다. 엑스타인은 양 구단 통틀어 가장 작은 선수였다. 그는 월드 시리즈 첫 2경기에서 11타수1안타로 부진했지만 이후 22타수8안타, 4타점, 3 득점을 기록했고 특히 4차전에서 2루타 3개를 작렬하며 5타수4안타로 팀 승리를 주도했다.
고교시절과 대학시절(플로리다대)에 좋은 야수였던 엑스타인은 신체조건이 좋지 않아 1997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전체 581번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다. 58번이 아니라 581번째 지명 선수였다. 엑스타인은 마이너리그에서 2루수로서 꾸준히 좋은 수비와 공격을 하며 성장했다. 1998년 상위 싱글A에서 3할6리의 타율을 기록했고 1999년에 더블A에서 3할1푼3리의 좋은 성적을 냈다. 2000년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A팀인 포터킷에서 2할4푼6리를 기록했던 그는 시즌 중 웨이버로 공시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는 체격과 힘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미국 스카우팅 시스템의 편견에 의한 결과였다.
그를 주목했던 에인절스가 엑스타인을 거저 데려왔다. 에인절스는 '흙속의 진주'를 발견한 셈이다. 2001년부터 에인절스의 주전이 된 엑스타인은 공격과 수비에서 이 팀에 큰 도움을 줬고 2002년에는 소속팀이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2002년 당시 에인절스의 1번타자와 유격수 자리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그는 152경기에 출전, 2할9푼3리의 타율에 홈런 8개, 63타점, 도루 21개를 기록했다. 홈런 8개 중 3개는 그랜드 슬램이었다. 2002년 4월27일과 29일 그는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때려내 야구 전문가들과 스카우트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유격수 출신이 아닌 그가 유격수가 된 사연이 있다. 2001년 스프링캠프 당시 주전 2루수 애덤 케네디가 부상을 당해 엑스타인은 '임시 주전 2루수'로 정규시즌 개막전에 출전한 바 있다. 시즌 첫 9경기를 치른 후 케네디가 복귀했고 엑스타인은 다시 벤치 멤버가 될 위기에 놓였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과 코치들은 엑스타인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가 팀 동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그가 괜찮은 1번타자라는 것을 간파해 2루수였던 그를 유격수로 전향시켰다. 소시아 감독은 "사실 그는 유격수가 될만한 어깨와 수비범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매순간 온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 사람이다. 엑스타인은 큰 형과 두 여자 동생이 신장병으로 인해 투석(透析․dialysis)의 힘을 빌려 사는 모습을 보면서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지 않게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부친마저 신장 이식수술을 받았고 조카도 신장에 문제가 발생해 신장병은 가족력이 됐다.
그는 가족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근성'이라는 것이 생겼다. 자신도 언젠가는 신장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매순간 열정을 쏟아 붓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다짐을 하루에도 몇 번이곤 했다.
에인절스의 마스코트가 됐던 엑스타인은 그러나 2004년 시즌을 끝으로 에인절스와 작별하고 (트레이드) 카디널스로 소속팀을 옮겼다. 카디널스에서도 챔피언 반지를 받은 그는 2007년 11월5일 자유계약 선수가 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년 4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엑스타인은 ‘저니맨’이 됐다. 1년 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가게 된 엑스타인은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가 2009년 1월15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을 맺고 주전 2루수로 활동했다.
엑스타인은 통산 타율이 2할8푼2리이고 내야와 외야 어느 곳에 배치해도 제 몫을 다하는 선수이지만 여전히 체격으로 인해 저평가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1천만 달러의 연봉이 쉽게 여거지는 메이저리그의 환경에서 그 절반만 받고도 행복해하며 ‘저니맨’으로 살고 있는 엑스타인은 진정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엑스타인의 연봉
2001
Anaheim Angels
$200,000
2002
Anaheim Angels
$280,000
2003
Anaheim Angels
$425,000
2004
Anaheim Angels
$2,150,000
2005
St. Louis Cardinals
$2,333,333
2006
St. Louis Cardinals
$3,333,333
2007
St. Louis Cardinals
$4,583,333
2008
Toronto Blue Jays
$4,500,000
2009
San Diego Padres
$850,000
Career (may be incomplete)
$18,654,999
160cm의 야구 선수
키 160cm의 작은 선수가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다.
루이빌대학 출신의 유격수인 크리스 케이츠는 2007년 열린 메이저리그 야구(MLB) 드래프트에서 38라운드에 미네소타 트윈스에 의해 지명됐다. 그의 키는 5피트3인치(160cm)로 프로야구에서 뛰기에는 너무나 작다. 미 프로야구에서 '꼬마'로 통하는 데이비드 엑스타인보다 무려 4인치(10cm)나 작은 케이츠는 루이빌에서 통산 3할2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2007년 타율은 2할9푼4리. 생애 통산 102타점에 홈런도 2개를 기록했던 케이츠는 키 때문에 38라운드에 지명됐다. 그를 지명한 트윈스의 스카우팅 디렉터 마이크 래드클리프는 "그의 키는 분명 문제가 될 것이다. 공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기술을 극대화하려는 열정이 있어 그를 지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케이츠는 "작은 키로 인해 드래프트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할 일은 오늘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연 그가 '제2의 엑스타인'이 될 수 있을까. 케이츠에 따르면 5피트3인치였던 해리 차파스가 1978년부터 80년까지 메이저리그 72경기에 나와 뛰었고 프레디 파텍이라는 5피트5인치의 유격수가 60-79년대에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밝은터>
크리스 케이츠(Chris Cates) 대학 및 프로 성적
Batting Statistics
Year | Team | Lg | Age | Org. | Level | Pos | Ln | G | AB | R | H | 2B | 3B | HR | RBI | SB | CS | BB | SO | HBP | IBB | SH | SF | DP | AVG | OBP | SLG | OPS | |||||||||||
2004 | Louisville | ConfUSA | 19 | - | NCAA | 55 | 226 | 35 | 63 | 9 | 0 | 2 | 25 | 6 | 1 | 20 | 20 | 2 | 9 | 3 | 7 | .279 | .339 | .345 | 684 | ||||||||||||||
2005 | Louisville | ConfUSA | 20 | - | NCAA | 56 | 197 | 33 | 60 | 8 | 1 | 0 | 23 | 8 | 2 | 13 | 20 | 3 | 10 | 0 | 3 | .305 | .357 | .355 | 712 | ||||||||||||||
2006 | Louisville | BigEast | 21 | - | NCAA | 60 | 232 | 47 | 77 | 14 | 2 | 1 | 32 | 3 | 6 | 37 | 15 | 7 | 16 | 4 | 7 | .332 | .432 | .422 | 854 | ||||||||||||||
2007 | Louisville | BigEast | 22 | - | NCAA | 70 | 248 | 50 | 74 | 14 | 2 | 0 | 23 | 17 | 8 | 19 | 16 | 3 | 17 | 2 | 4 | .298 | .353 | .371 | 724 | ||||||||||||||
Elizabethton | App | 22 | MIN | Rk | 2 | 7 | 4 | 3 | 0 | 0 | 0 | 1 | 0 | 0 | 1 | 0 | 0 | 0 | 0 | 0 | 0 | .429 | .500 | .429 | 929 | ||||||||||||||
Beloit | Midw | 22 | MIN | A | 42 | 129 | 12 | 26 | 3 | 0 | 0 | 13 | 1 | 2 | 10 | 10 | 1 | 0 | 3 | 1 | 5 | .202 | .262 | .225 | 487 | ||||||||||||||
2008 | Beloit | Midw | 23 | MIN | A | 122 | 408 | 44 | 103 | 13 | 0 | 0 | 39 | 8 | 9 | 45 | 41 | 4 | 0 | 18 | 4 | 9 | .252 | .330 | .284 | 614 | |||||||||||||
2009 | Fort Myers | FSL | 24 | MIN | A+ | 118 | 370 | 41 | 93 | 6 | 2 | 0 | 25 | 10 | 8 | 34 | 27 | 3 | 0 | 9 | 3 | 9 | .251 | .317 | .278 | 595 | |||||||||||||
Minor League Totals - 3 Season(s) | 284 | 914 | 101 | 225 | 22 | 2 | 0 | 78 | 19 | 19 | 90 | 78 | 8 | 0 | 30 | 8 | 23 | .246 | .317 | .275 | 5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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