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 라미레스 50경기 출장정지의 상징적 의미

메이저리그가 강력하게 약물 검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엉터리로 약물 검사를 했던 메이저리그가 최근 들어 제대로 시스템을 만들어 매니 라미레스와 같은 거물급 선수에 50경기 출전정지를 내리는 등 강수를 쓰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약물 테스트를 시작한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검사했다. 엉터리라고 말하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는 메이저리그의 약물 검사 시스템이 워낙 열악해 선수들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도 소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던 점이다. 두 번째는 검사일이 사전에 몰래 통보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점이다.

매니 라미레스 (Manuel Aristides Ramirez) / 외국야구선수 출생 1972년 5월 30일 신체 키183cm, 체중91kg 팬카페 상세보기

본즈의 트레이너이자 약물 공급책이었던 그렉 앤더슨은 "발코에서 만든 것은 먹어도 테스트에 걸리지 않는다"며 불안해했던 본즈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의회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약물 복용 실태를 조사했던 '미첼 리포트'도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테스트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독립된 검사 기관이 발족해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선수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는 테스트 자체를 막으려고 했다. 호세 칸세코가 쓴 '약물에 취해'라는 책에 따르면 선수 노조는 스테로이드에 대해 무관심한 척하면서 물밑 작업으로 검사를 막았다. 선수 노조의 도널드 피어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구단주와의 노사협상 때마다 스테로이드 검사를 철저히 막으려 했고 구단주들도 강력한 테스트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 양쪽 모두 은근슬쩍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부쩍 달라진 분위기다. LA 다저스의 핵심 선수인 라미레스가 5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 것은 메이저리그 전체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메이저리그가 이전과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론이 좋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부와 의회 측에서 ‘독과점 보호’를 풀겠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독과점’은 정부의 보호 아래 이뤄지고 있다. 엄청난 혜택을 받는 메이저리그 입장에서는 정부와 의회의 이러한 압박에 강력한 조치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상징적으로도 라미레스의 약물 복용은 강한 메시지를 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라미레스 사건으로 메이저리그의 약물 검사는 더욱 강력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에서 구조적인/재정적인 면을 압박했더니 이런 결과를 낳게 됐다. 이번 일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상징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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