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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ua Dodgers 1946 Mural by StarrGazr |
글: 밝은터 (ICCsports.com의 블로거)
매년 1월에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를 기념하는 날이 있다. 킹 주니어 목사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부조화에 대해 경종을 울렸던 역사적인 인물이다. 흑인인 그는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일에 백인 목사들과 함께하려 했고 미국인들에게 화해(reconcilia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킹 목사는 미국 사회가 화합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흑인이나 소수계 민족들이 백인을 상대로 투쟁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서로 화해를 통해 나누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존경받는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 "만약 당신이 손 한 번 흔들어 이 세상의 문제 딱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인종적 분리와 갈등입니다."라고 답한 적이 있다.
킹 목사, 그레이엄 목사와 같은 이들의 노력으로 미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인종문제와 갈등을 많이 해결한 게 사실이다. 멜팅팟, 샐러드 보울과 같은 말이 나오는 것도 어쨌든 간에 여러 인종이 어울려서 살기 때문이었다. 스포츠계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흑인들이 주요 스포츠계에 진출할 수 없었는데 요즘은 유색인종이 메이저 스포츠의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인종의 벽은 이들의 활동 전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야구는 '니그로 리그'라고 해서 흑인들만의 리그가 있었는데 재키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1947년) 인종의 벽이 깨졌고 농구도 1950-51시즌에 나다니엘 클리프턴이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돼 첫 번째 흑인 NBA 선수가 됐다. 단 박스데일은 1953년 처음으로 NBA 올스타전에 출전한 흑인으로 기록됐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에 입문한 바로 다음해에는 제임스 배스킷이라는 배우가 남자 흑인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1960년대에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주도했던 인권운동 이후 미국은 유색인종의 주류 사회 진출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흑인이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이전 분위기를 깬 사건은 프랭크 로빈슨이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흑인 감독이 된 일이다. 1975년은 흑인의 주류 사회 진출이 본격화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당해 흑인 사성 장군(대니얼 제임스 주니어)이 탄생했고 같은 해 흑인과 백인 커플의 삶을 조명한 TV 시리즈가 등장해(더 제퍼슨스) 미국인들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 1975년 수퍼 보울에서는 역사상 첫 흑인 MVP(프랑코 해리스)가 탄생했고 애덤 웨이드라는 연예인은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게임 쇼'(CBS) 진행을 맡았다.
80년대와 90년대에 흑인의 주류 사회 진출은 봇물이 터졌으며 21세기 들어서는 버락 오바마(민주당)가 흑인 대선 후보로서 사상 처음으로 코커스(아이오와)에서 승리를 하는 기념비적인 일이 발생했고 그는 이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07년 수퍼 보울에서는 흑인 감독(토니 던지, 러비 스미스)이 지휘하는 두 팀(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시카고 베어스)이 맞붙는 귀한 일이 있었다. 2008년 수퍼 보울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심판인 마이크 캐리가 레프리로 나선다.
이 밖에 스포츠계에는 아시아계 선수들이 속속 진출해 진정한 샐러드 보울이 됐는데 여전히 차별은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유색인종 차별이 가장 심한 스포츠는 야구다. 비슷한 실력이라면 백인에게 더 기회를 주는 분야다. 메이저리그에서 흑인의 수가 줄어든 이유다. 한편으로는 백인에 대한 차별도 있다. 농구나 풋볼에서 백인은 웬만큼 뛰어나지 않고서는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
그래도 미국 사회는 인종 차별을 근절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감독을 고용할 때 유색인종과의 인터뷰를 의무화하는 제도는 뛰어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점점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아도 아직은 비전이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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