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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억의 인터뷰] 추신수 인터뷰 + 추신수 아내에게

by 밝은터_NJT 200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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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중심 타자인 추신수는 고교시절 투수로서 유명했습니다.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이 그를 투수로서 영입했다는 것, 다 아시죠? 나중에 타자로 전향했지만 사실 그의 투구 능력은 대단했다고 합니다. 어제 추신수 선수가 빨랫줄 송구로 큰 기여를 했다고 하는데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였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아래 내용은 이 블로그(http://iccsports.com)의 필자인 밝은터가 2006년 추신수 선수를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아래 사진은 추신수 선수가 고교 시절 피칭하는 장면으로 희귀사진입니다.

인터뷰어: 박병기
인터뷰이: 추신수
인터뷰 방법: 전화통화
인터뷰 일자: 2006년 8월 어느날


"아직도 메이저리거가 아닌 것 같아요."

추신수(당시 24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외야수)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 있다. 아직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진짜 메이저리거가 됐다고 생각했던 때는 언제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시애틀에서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몇 번 오르내린 경험이 있어 '확신'이 서지 않는 듯했다.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를 치르기 위해 탬파베이의 한 호텔에 머물렀던 추신수는 지난 주말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들 사이에도 과묵한 남자로 통하는 그는 단답형의 피회견인(interviewee)이었다. 기자가 두 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5분 안에 인터뷰가 끝날 수 있을 정도로 답이 짧았다. 성격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떴다고 잘난 체 하지 말라는 어른들의 충고도 있었던 것 같다. 미국 내 한인 야구 선수들은 그에 대해 '조용한 스타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추추 트레인'은 과묵형으로 최종 확인됐다. 그래도 성의껏 답변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 언론과 팬의 관심 느껴요
 
 추신수는 요즘 언론과 팬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실감하고 있을까. 그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언론에서 어떻게 보도하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아버지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행동과 말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며 인터뷰를 할 때 많은 말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주류 언론과 비한국인 팬들도 그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추추 트레인'이라는 별명과 양귀 헬멧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게 될 것 같고 그 때문에 어른들도 추 선수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놓자 그는 "그럼 좋죠"라고 짧게 말했다. 

☆ 시애틀에서의 생활

 추신수는 "시애틀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마이너리그에서의 경험은 남은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따라서 시애틀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는 것이 그의 '진심'이다. 다만 시애틀 매리너스의 클럽 하우스는 서로 대화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신인으로서 위축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일본 출신 매리너스 스타인 이치로와는 단 한 번도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고. 보통 아시아 선수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는데 이처럼 냉랭한 분위기는 '신인' 추신수의 마음을 힘들게 했다. 

 그는 시애틀에서 5년 동안 유망주로 통했을 때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아직도 유망주인가'라는 생각으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추신수는 자신의 친정팀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에서 맹활약 중인 백차승에 대해서도 "얼마 전 통화를 하긴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불만이 약간 있긴 했지만 일방적으로 전 구단을 욕하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 클리블랜드에서 새 생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선수들이 말을 잘 걸어오고 활발한 분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언어의 장벽이 있어서 그런지 선수들과 절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아직은 친한 선수가 없다"고 했다. 짧게 격려하고 짧게 대화하는 수준인데 그 정도도 추신수에게는 굉장한 곳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이 들게 했던 것. 인디언스 클럽하우스는 그에게 편안함을 안겨주는 곳이다. 출전 기회도 많고 분위기도 좋으니 잘할 수밖에 없다. 

 그는 부상 중이지만 이를 구단에 알리지 않고 열심히 뛰고 있다. 경기 중 펜스에 몸을 부딪쳐 어깨와 등이 좋지 않지만 인내하고 경기에 임한다고 그는 전했다. 그것이 옳은 것인지는 선수 자신이 판단할 일이지만 그동안 '설움'이 있었기에 그런 선택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부분이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부상은 빨리 치료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등이 아프다고 했다. 

 추신수는 선배인 최향남 선수가 인디언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 대화를 나눠보지는 않았지만 "선배가 메이저리그로 오시면 저야 좋죠"라며 야구계 대선배가 40인 로스터에 들어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 타자 추신수에 대한 이야기 

 추는 미국으로 와서 본격적으로 타자 수업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투수로서 이름을 날렸던 그이기에 타자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연습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한 이후부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2003년까지 홈런 수가 적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추신수는 2004년 이전까지 "공을 치는 방법"을 배웠기에 2004년부터는 제대로 공을 멀리 날릴 수 있었다고 한다. 갑자기 힘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손목 힘 같은 것은 타고났다고 그 답지 않게 살짝 자랑을 했다. 그는 "강속구 투수와 홈런타자는 연습보다는 타고난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고 다른 질문에 비해 길게 답변했다. 

 추신수는 '뒤늦은(?)' 빅리그 진입에 대한 질문에 "타자로서 적응기가 필요했기 때문에 빅리그 진출을 매리너스와 계약 후 3년 후로 잡았는데 5년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삼진 수가 많고 볼넷 수가 적은 것에 대해서는 "기다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가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코치가 삼진은 신경 쓰지 말고 저돌적으로 하라고 해서 그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내 약점이라면 약점일 수 있다. 시즌이 끝난 후 코치와 상의해서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유니폼이 깨끗하면 화가 난다? 

 그는 클리블랜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니폼이 깨끗하면 화가 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대충 짐작은 하지만 그래도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유니폼이 말끔하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매번 슬라이딩을 할 수는 없겠지만 슬라이딩을 할 일이 있다는 것은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니폼이 깨끗하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생각에 그 말을 했다."

"가정이 있어서 행복해요."

 추신수(24.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가정은 그야말로 안식처다. 결혼 전에는 하루종일 야구만 생각하고 개인 성적에 기분이 좌우됐다. 그는 전날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다음날 경기장에서 뛸 때까지 야구 생각으로 괴로워했다. 그러나 결혼 후 아기가 태어나자 퇴근하고 집으로 오면 야구장에서의 일은 깨끗이 잊게된다고 추신수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편안하게 쉴 가정이 있다면 그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나 다름없다. 추신수는 "어려울 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아내"라며 "아내는 힘들 때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어제에 이은 추신수와의 나머지 인터뷰 내용이다.  

☆ 생각 없이 타석에 들어선다 
 
 메이저리그 타자는 타석에 들어설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까. 다른 선수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타석에 들어선다! '안타를 때려야겠다 혹은 누상에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등의 목표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 추신수의 설명이다. 순간적으로 방망이가 나가야 하고 공을 골라야하기 때문에 생각 없이 거의 본능적으로 공격에 임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아무 생각이 없다는 말을 '공부를 하지 않는다'로 해석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추신수는 "상대 투수를 비디오로 충분히 연구하고 동료와 코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고 했다. 상대 투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경기에 임하지 않으면 메이저리그에서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그는 어떻게 대처할까. 역시 정답은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다.


       Keith Allison from Hanover, MD, USA



☆ 차별에 대한 마음가짐 

 모든 한인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실력이 같은 선수라면 백인 선수에게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추신수도 비슷한 말을 했다. 자신보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졌던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는 "더 뛰어나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능력이 부족하니까 메이저리그에 못 가는 것이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그런 선수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해 재능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설움 때문인지 그는 경기장에서 "추신수 파이팅"이라는 응원 소리에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추신수는 "한국 분이 경기장에 오면 반갑다. 그래서 이닝이 끝나고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 일부러 한국 팬을 찾아 공을 던져드리고 간다"고 했다.

☆ 말을 아끼는 스타일 

 소문대로 그는 조용한 성격이었고 말을 아꼈다. 최근 탬파베이 원정 때 서재응을 처음으로 만났고 지역 동포들과 거의 만남을 갖지 않을 정도로 사교적이지 않다. 에이전트 이충무씨에 대한 소개를 부탁해도 "미국에 계시고 그냥 편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것에 대한 소감도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남가주에서의 추억에 대해서도 "부상으로 고생한 기억만 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팬들에 대한 인사는 꽤 길게 했다. 긴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저렇게 구체적으로 목표를 말하는 것보다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열심히 뛰겠습니다. 여러분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Updated 2020.07.18. 추신수 통산 200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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