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봉준 기자 사진/문재영 기자
한국 야구 사상 최초로 프로팀 선수들 이 국가대표로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 한다. 프로-아마 혼성의 '야구드림 팀' 이 탄생한 것이다. 대한 야구 협회(회장 정몽윤)는 지난 10월11일, 호화 멤버들로 짜여진 22명의 국가대표 야구팀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역대 최강의 선수단
대표팀에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LA 다저스)와 서재응(뉴욕 메츠) 등 해외파 2명과 박재홍, 최원호(이상 현대), 임창용(해태), 김동주, 진갑용(이상 OB), 이병규, 조인성(이상 LG), 백재호(한화), 강동우(삼성), 김원형(쌍방울) 등 국내파 10명등 모두 12명의 프로선수가 포함돼 있다.
아마에는 강혁(현대전자), 김병현(성균관대), 경헌호(한양대) 등 10명이 선발됐다. 드림팀의 평균 연령은 22.4세.
포지션별로 보면 투수 쪽이 화려한 경력을 갖춘 스타들로 즐비하다. 선발 에이스로는 메이저리그에서 15승을 쌓은 박찬호가 나서고 대표 팀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은 임창용은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서의 기량을 선보이게 된다.
일단 박찬호가 이끌 선발 마운드는 믿음직스럽다. 서재응과 올시즌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김원형, 최원호 등 프로선수 5명이 포진해 있고, 아마야구 마운드의 3인방인 김병현, 경헌호, 강철민(한양대)이 든든히 뒤를 받치고 있어 역대 최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포수에는 공격형 진갑용과 어깨가 강한 수비형 조인성, 그리고 투수 리드가 뛰어난 홍성흔이 선발됐다. 내야수에는 1루에 아마추어 최고의 테크니션 강혁, 2루에는 세계선수권 대회 수비상을 받은 황우구가 유격수와 2루수를 번갈아 맡게 된다.
3루는 지난해 아마시절 아시아 최고의 홈런 타자였던 거포 김동주, 유격수에는 찬스에 강한 백재호가 버티고 있다. 이들 외에도 대학야구의 3할대 강타자 신명철(연세대)과 강봉규(고려대) 등이 뒤를 받치며 물샐틈없는 철벽 내야진을 갖춘다.
외야 역시 프로-아마의 기라성같은 스타들이 포진해 있다. ‘30-30클럽’의 주인공 박재홍과 폭넓은 수비와 정확한 방망이가 돋보이는 이병규가 왼쪽과 가운데 외야를 책임지고 우익수는 아마 최고의 어깨를 자랑하는 박한이(동국대), 장영균(인하대)이 당일 컨디션에 따라 교체 투입된다.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대표팀을 조련할 코칭스태프로는 지난 7월 이탈리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일궈냈던 주성노 감독(인하대)과 신현석(포스틸), 이기호(한양대), 박병준 코치(원광대)가 연임됐다.
대만, 일본과 우승 3파전
한국은 그 동안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6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선 단 한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대한야구협회가 전례에 없던 프로-아마를 망라한 명실상부한 대표팀을 구성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야구협회 김병우 전무가 “최강의 멤버라 일본과 대만을 누르고 아시 안게임에서 꼭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말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대회 역시 한국, 일본, 대만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구관계자들은 일본과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결승전부터 올해 세계선수권 8강전까지 4번 싸워 3승1패를 거두고 있는데다가 일본이 대표팀을 아마 선수로만 구성하고 한국에 강한 우에하라마저도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상황이라 오히려 대만이 우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한국과 일본의 기세에 눌려 과거의 명성에 비해 다소 처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후나 식사 조건에서 한국이나 일본보다 유리해 방콕 아시안게임을 도약의 전기로 삼으려고 잔뜩 벼르고 있다. 한신 타이거즈의 곽원부를 비롯해 12명의 프로선수를 포함시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마야구의 강타자 강혁 역시 “일본보다는 대만전이 더욱 힘들 것 같다. 프로선수들이 가세하는 대만은 그 동안 우리가 경험했던 대만팀보다는 훨씬 강한 전력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몽윤 대한야구협회장도 대만의 전력 분석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현대그룹의 대만지사를 통해 대만 대표팀의 명단을 입수하고 주성노 감독과 신현석 코치를 대만에 급파했다.
목표는 물론 금메달
박찬호를 비롯한 프로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흔쾌히 수용한 것은 금메달 획득시 병역 특혜가 주어진다는 최고의 당근책이 있었기 때문. 야구 협회에서도 이를 감안해 군미필자를 중심으로 기량이 뛰어나고 아마시절 공헌도가 높았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따라서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한국대표팀의 금메달 전망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왼손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는 점은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4강전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표팀의 이선희(한화 코치), 김기범(LG) 등의 좌완투수가 일본 킬러로 이름을 날린 것을 생각해 볼 때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아마시절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프로 2년차 백재호는 시즌이 끝난 후 1주일간의 특별 휴가동안 고교 동창인 강혁과 함께 지내며 최근 아마야구 정보를 수집했으며 김동주, 조인성 등의 프로 1년차 선수는 1년여 동안 멀리했던 알루미늄 방망이로 배팅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국가대표팀은 11월 14일부터 29일까지 제주도 오라구장에서 합숙훈련을 갖고 12월 2일 방콕으로 떠난다.
2009년에 쓰는 후기
당시 최종 엔트리는 다음과 같았다.
감독 주성로 (인하대 감독)
코치 신현석(포스틸 감독) · 이기호(한양대 코치) · 박병준(원광대 감독)
투수 박찬호 · 김병현 · 서재응 · 경헌호 · 임창용 · 최원호 · 김원형 · 강철민
포수 진갑용 · 조인성 · 홍성흔
내야수 김동주 · 황우구 · 백재호 · 신명철 · 강혁 · 강봉규
외야수 박재홍 · 이병규 · 심재학 · 박한이 · 장영균
한국은 금메달을 차지했고 메이저리그 진출 한국 선수를 비롯한 선수 22명은 병역혜택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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