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페셜] 보트피플에서 탄생한 풋볼 스타

1998년 12월5일. 캔자스주립대 vs 텍사스 A&M의 경기. 캔자스 주립대가 이날 승리를 거두면 대학최강이 겨루는 피에스타보울에 진출하게 된다.  2번의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 결국 캔자스주립대는 무릎을 꿇고 올 대학 풋볼 최고의 불운한 팀이 되고 말았다.

단 한번의 패배로 결승진출은커녕 주요 보울 챔피언십에도 참가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텍사스 A&M의 기적같은 승리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는 다름 아닌 베트남계의 댓 윈(Dat Nguyen: Nguyen은 '윈'이라고 발음한다.)

캔자스주립대의 막강 공격진을 거의 혼자 막아내다시피한 윈은 23년 전 갓난아이 때 부모와 함깨 베트남을 탈출한, '사연'이 있는 선수다.

올 시즌 미 대학 풋볼 라인배커중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윈은 동양 선수답지 않은 폭발적이고 파워 있는 플레이로 풋볼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얼마 전 미국 최대스포츠 케이블 방송인 ESPN은 윈에 대한 특집방송을 내보냈는데 이 방송은 "미국인들만의 스포츠였던 풋볼에 동양계가 휘젓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1998년 당시 대학 4학년이었던 윈은 12월8일(미국시간) 발표된 최고의 라인맨에게 주어지는 롬바디 상을 수상하며 또 한번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았다.

텍사스 A&M사상 최고의 태클러로 기록된 윈은 학교사상 처음으로 롬바디상을 수상한 선수로 기록된 것이다.

윈은 위스컨신대의 공격 태클 아론 깁슨, 오하이오주립대의 라인배커 앤디 카젠모이어, 조지아대의 맷 스틴치코움등 대학최고 스타들을 제치고 이 상을 받았다.

윈은 1998시즌 1백47개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13경기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윈이 풋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아시아인 체격조건의 핸디캡 때문에 주변의 만류도 많았지만 그는 끊임없는 연습과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겠다는 야심으로 오늘날 성공을 이뤄냈다.

그가 성장해서 대학에 들어올 때도 180cm밖에 되지 않는 작은 키와 가벼운 몸 때문에 이렇게까지 잘 해줄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텍사스 A&M의 R.C 슬로콤 감독은 "솔직히 말해 윈이 신입생이었을 때 이렇게 좋은 선수라는 것을 간파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윈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어린시절부터 많은 고생을 했다. 75년 윈의 부모는 6자녀를 데리고 베트남을 도망쳐 나왔다.

그들이 처음으로 정착한 곳은 미 아칸소주. 이후 텍사스주로 이사를 한 윈의 가족은 언어 소통 불편 때문에 어려운 이민 생활을 했다. 윈은 어린시절 축구를 했다. 그러나 풋볼이 더 좋았다. 주변 사람들은 풋볼은 아시아인의 경기가 아니라고 계속 지적을 했지만 윈은 풋볼이야 말로 남성다운 경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축구를 그만두게 됐다.

고교시절 그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윈은 텍사스A&M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입학하게 됐지만 여전히 그가 대성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윈은 스피드를 이용한 파괴적인 태클은 풋볼 팬들을 매료시켰다. 1학년때부터 주전자리를 꿰어찬 윈은 학교 태클기록을 하나씩 깨뜨리기 시작했다.

4학년인 98년 시즌에는 학교 최다 태클 기록을 경신했다. 윈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미국에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가족이 미국에 왔을 때 많은 미국사람들이 저희를 도와줬지요.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2009년에 쓰는 후기

1999년 NFL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85번으로 지명된 윈은 댈러스 카우보이스에서 줄곧 뛰었고 지난 2005년 카우보이스에서 은퇴했다. 그는 지금까지 카우보이스의 코치로 활동 중이다. 그는 NFL에서 90경기에 출전했으며 주전으로는 65경기에 나섰다. 총 태클수는 392개, 인터셉션 7개였다. 1회 프로보울에 선정됐다. 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