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천하무적 야구단' '오빠밴드'등 리얼리티쇼로 쏠리는 이유
by 밝은터_NJT
2009. 6. 28.
아래 기사는 이 블로그의 필자가 유코피아닷컴(ukopia.com)에 쓴 글을 올린 것입니다. 유코피아닷컴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왜 ‘리얼리티 쇼(Reality Show)’를 좋아할까.
리얼리티(현실성)가 있는 방송이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 리얼리티 쇼(이하 리얼 쇼)의 선두 주자인 미국은 ‘아메리칸 아이돌’ ‘서바이버’로 영어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영국도 ‘브리티시 갓 탈렌트 쇼’라는 방송으로 높은 시청률을 끌어낸 바 있다. 한국은 ‘1박2일’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가 큰 인기를 얻었고 이에 힘입어 최근에는 ‘천하무적 야구단’ ‘오빠밴드’라는 리얼 쇼가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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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
채널/시간 |
KBS2 일 오후 5시 30분 |
출연진 |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김C, 이승기 |
상세보기 | | |
리얼 쇼가 왜 오늘날 방송의 대세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리얼리티 쇼를 하면 시청자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왜 리얼 쇼를 좋아할까. ‘리얼리티 TV’의 저자인 마크 안드레예비치는 “TV가 시청자들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의 TV 프로그램은 전문가나 유명인들이 출연하는 게 주를 이뤘지만 리얼 쇼는 일반인들의 출연을 격려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는 갖춰진 세팅에서 리얼리티 연기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그 세팅에 쉽게 다가설 수 있어 친숙감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안드레예비치는 디지털 시대에 웹캠이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들도 대중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학습 돼 리얼 쇼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반인들도 TV에 나올 수 있다는 신호를 시청자들에게 보내는 게 리얼 쇼라는 것이다. 같은 제목(리얼리티 TV)으로 책을 쓴 수잔 머레이는 “TV는 그동안 각본(대본)에 따라 출연진이 움직였지만 리얼 TV는 각본이 없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각본이 없다는 것은 실제 우리 생활과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친숙함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은 현실에 가까우면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있는 리얼리티 쇼를 좋아하게 된 이유의 핵심어는 ‘친숙함’이다.
그러나 ‘리얼리티 쇼’는 때로는 각본에 따라 움직인다는 게 정설이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많은 리얼리티 쇼에는 대본이 있고 출연진은 그 대본에 따라 ‘연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본을 쓰는 사람을 ‘스토리 에디터’ 또는 ‘세그먼트 프로듀서’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패밀리가 떴다’가 대본에 의해 연출된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많은 시청자들이 실망을 했다고 한다. TV에서 ‘리얼(Real)’은 순 진짜가 아니라 ‘진짜와 비슷한 것’이 맞는 정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방송 작가 협회의 회장이었던 대니얼 피트리 씨는 “리얼 쇼는 분명 대본에 의해 움직인다. 그렇기에 그 대본을 쓰는 사람을 작가(writers)로 부르지 않는다. 방송이 리얼이라는 환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방송사의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리포터지의 방송 비평가인 레이 리치몬드는 따라서 ‘리얼리티 방송’을 ‘대본과 리얼이 혼합된 방송’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한국의 리얼리티 방송을 보면 작가의 대본에 의해 유머를 쏟아내고 어떤 상황을 만드는 것이 드러날 때가 있다.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이하늘이 지옥훈련을 받을 때 PD는 임창정에게 이하늘을 약올리게 하는 역할을 맡겼다고 한다. 이는 리얼리티와 대본이 합쳐진 대목이다. 리얼리티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대본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말이다. 문제는 재미를 위해 리얼의 요소가 크게 줄어들고 ‘가짜(unreal)’가 방송의 주를 이루는 것이다.
미 NBC 방송의 리얼리티 쇼인 '나는 유명인사…여기서 내보내 줘'(I'm a Celebrity…Get Me Out of Here)도 '가짜' 논란에 휩싸인 바 있고 많은 리얼리티 쇼가 무리수를 둬 출연자를 곤란에 빠뜨리거나 심지어 죽음으로 몰고가는 사태를 발생토록 한다.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에 출연했던 폴라 굿스피드(Goodspeed)는 비평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바 있다. 또한 리얼리티 쇼가 철저히 상업주의적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많은 리얼리티 쇼 방송이 기업의 스폰서가 모티브가 된다고 한다.
‘리얼리티 TV’의 저자인 머레이는 “리얼리티 TV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TV의 문화를 바꿔놓았다. 또한 텔레비전 연구의 방향도 틀어놓았다”며 스쳐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라 방송 관계자와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할 분야라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에미상 시상식에 ‘리얼리티 쇼’ 부문이 신설됐을 정도로 ‘리얼 쇼’는 TV에서 중요한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