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가 ‘악동’ 론 아테스트를 영입하면서 2년 연속 우승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레이커스는 그동안 뚜렷한 ‘넘버2’를 찾지 못해 ‘왕조 건설’이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아테스트가 3년 동안 ‘퍼플&골드’ 색의 유니폼을 입게 됨에 따라 2년 연속 또는 3년 연속 우승에 힘을 받게 됐다.
지난해 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레이커스가 보스턴 셀틱스에 패했을 때 ESPN닷컴의 칼럼니스트이자 전 LA 타임스 칼럼니스트인J.A. 아덴데 칼럼니스트는 "레이커스는 론 아테스트(당시 새크라멘토)와 같은 터프한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는데 이유는 레이커스가 거친 플레이보다는 ‘착한’ 플레이로 일관해 중요한 순간에 상대의 기에 눌릴 때가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올시즌도 챔피언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레이커스는 거칠게 나오는 상대와의 대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 아테스트가 속했던 휴스턴 로키츠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레이커스는 차포(야오밍, T-맥)를 뗀 상대를 쉽게 누르지 못하고 4승3패로 신승한 바 있다. 로키츠는 아테스트를 중심으로 레이커스를 거칠게 몰아세워 선전했다.
아테스트는 어떤 선수인가? 아테스트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역시 ‘악동’이다. 데니스 로드맨이 은퇴한 후 NBA 최고의 악동은 단연 아테스트였다. 악동 기질이 제대로 발휘된 사건은 2004년 11월20일 미시간주 오번 힐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피스톤스의 벤 월러스가 페이서스의 아테스트로부터 강하게 파울을 당하자 격분했고 아테스트의 얼굴을 세게 밀었다.
벤치의 선수들이 달려들어 분위기가 잠시 험악해졌지만 그냥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페이서스의 아테스트가 갑자기 스코어링 테이블에 누웠고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아테스트의 돌출 행동이었다. 이때 관중석에서 플라스틱 컵이 날아왔다. 아테스트는 순간적으로 광분했고 관중석으로 뛰어 올라가 팬을 폭행했다.
스포츠 역사상 최악의 팬 폭행 장면이었다. 경기는 중단됐고 페이서스 선수들은 관중의 팝콘 및 음료수 세례를 받으며 경기장을 급히 떠났다. 경찰이 개입됐고 기초 수사가 진행됐다. 아테스트가 관중석으로 달려가 폭행을 한 것은 분명히 범죄 행위였다. 아테스트는 이 일로 남은 경기 모두 출전 정지령을 받았다.
아테스트의 돌출 행동은 데니스 로드맨 수준을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그는 2003년 시즌에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TV 수상기를 박살내고 3경기 출장 정지령을 받았고 같은 시즌 팻 라일리 마이애미 히트 감독과 싸워 4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는 폭력 사태가 있었던 2004-05시즌이 시작하자마자 R&B 앨범 준비를 위해 한 달 동안의 휴가를 릭 칼라일 감독에 요청했다가 2경기 출전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그의 돌출 행동은 유니폼 번호을 마구 바꾸는 버릇에서도 나타났는데 짧은 기간에 23번, 91번, 15번으로 바꾼 적도 있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바꾸고 싶어서 바꿨다고 하니 보통 사람이 생각하기에는 어이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또한 가정 폭력 문제로 체포된 경력이 있고 애완견 학대로 새크라멘토 지역을 시끄럽게 하기도 했다.
이런 악동을 레이커스가 영입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아테스트는 뛰어난 농구 선수이기 때문이다. 세인트 존스대 출신인 아테스트는 1999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6번으로 시카고 불스에 지명됐다. 불스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던 아테스트는 2001-02시즌에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이적했고 이곳에서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그는 특히 2004-05시즌에 경기 평균 24.6득점, 6.4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해 A급 선수로 인정 받았다. 이후 새크라멘토 킹스로 트레이드됐던 아테스트는 지난 시즌에는 로키츠에서 한 시즌을 뛰었다. 그의 통산 성적은 16.1득점, 5.1리바운드, 3.2어시스트, 2.1스틸이다. 2004년에는 올해의 수비 선수로 선정됐을 정도로 수비 능력이 뛰어나다.
LA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최악의 농구선수였던 데니스 로드맨과도 문제 없이 잘 지냈기 때문에 아테스트도 다른 감독보다는 쉽게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 로드맨에 없이 불스는 추가 우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불스가 로드맨을 영입했던 시점과 비슷하게 레이커스가 아테스트를 영입해 ‘왕조 건설’의 조짐이 보인다.
한편, 아테스트는 2일(현지 기준) ESPN닷컴에 문자를 보내 “LA로 가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CBS스포츠닷컴도 아테스트가 레이커스와 정식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최초 보도했다.
ESPN에 따르면 아테스트와 레이커스는 6년 1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는데 구두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테스트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구애를 받았으나 우승팀 레이커스를 선택했다. 이로써 레이커스는 아테스트와 같은 포지션인 트레버 아리자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아리자는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했지만 레이커스가 560만 달러 이상을 쓰는데 난색을 표명해 떠나는 것이 확실시된 바 있다. 아리자는 캐벌리어스 또는 아테스트가 떠나기로 결정한 휴스턴 로키츠 행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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