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MVP!"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LA 클리퍼스 경기를 보면서 이런 소리를 듣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LA 레이커스와의 대결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와 같은 레이커스 선수에 대해 이런 외침이 있었지만 클리퍼스 선수가 이런 칭송을 듣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주인공은 전 클리퍼스 포워드 엘튼 브랜드. 브랜드는 지금은 필라델피아 76ers 소속이다.
글: 밝은터(ICCsports.com 블로거)
듀크대 3학년이 되기 전에 프로 진출을 선언한 브랜드는 1999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됐다. 그를 지명한 팀은 마이클 조던이 은퇴한 후 재건을 노렸던 시카고 불스. 듀크대 동문의 엄청난 비난 속에 NBA에 진출한 브랜드는 첫 시즌에 20.1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후 스티브 프랜시스와 공동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브랜드는 다음 시즌에도 20.1득점, 10.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거의 매경기 20점과 10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리그의 최약체팀에 속했기 때문에 그를 올스타로 인식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2002년에 딱 한 번 올스타로 뽑혔지만 이것도 샤킬 오닐이 부상을 당해 대신 출전한 것이었다.
브랜드는 불스에서 성공적인 2년을 마친 후 클리퍼스로 트레이드됐다. 브랜드는 클리퍼스 선수로는 대니 매닝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클리퍼스 최고의 선수로 자리 잡았다. 올스타 정도가 아니라 클리퍼스 팬들은 그를 격려하기 위해 "MVP, MVP!"를 외치곤 했다.
개인 성적만으로 그는 충분히 MVP 후보에 오를만했지만 항상 팀 성적이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2005-06시즌에 브랜드는 24.7득점을 기록했고 클리퍼스는 플레이오프 6번 시드를 잡아 MVP 후보가 될 수 있었다. 바로 그 시즌에 클리퍼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덴버 너기츠에 승리해 1976년 이후 첫 2라운드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1976년도 클리퍼스가 아닌 버팔로 브레이브스라는 이름으로 이룬 것이었다. 클리퍼스는 2라운드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피닉스 선스에 3승4패로 아깝게 무릎을 꿇었다. 브랜드는 그해 MVP로 선정되지 못했다.
클리퍼스가 상승 무드를 타는 듯했다. 그런데 바로 이듬해 클리퍼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브랜드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 결장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클리퍼스와의 계약은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브랜드가 옵션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결국 브랜드는 2008년 7월9일 76ers로 이적했다. 5년 계약이었다. 클리퍼스 팬들은 실망했다. 돈 욕심에 LA를 떠난다고 비난했다. 클리퍼스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다행이었을까. 브랜드는 2009년 2월5일 어깨 수술을 받았다. 대형 계약을 맺은 후 그가 76ers에서 뛴 첫 시즌의 경기 수는 29경기에 불과했다.
다음 시즌인 2009-10시즌에 복귀한 브랜드는 31경기에 출전했지만 주전 출전은 18경기에 불과했다. 성적도 이전 같지 않았다. 평균 20득점을 꾸준히 올려줬던 그는 76ers에서 13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됐다. 노화현상이었을까. 그는 NBA 역사상 개인 통산 평균 20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4명 중 한 명이었는데 그의 평균 득점은 19점대로 내려갔다. 평균 리바운드는 간신히 10점대를 유지했지만 이런 추세대로라면 9점대로 내려가는 것은 시간 문제다.
브랜드는 클리퍼스 팬들의 비난을 받고 팀을 옮겼는데 대학 시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브랜드는 듀크대 2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입문했다.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대학을 일찍 떠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는 듀크대 출신 농구 선수 중 처음으로 졸업장 없이 NBA로 간 선수로 기록됐다. 당시 브랜드가 전통을 깨자 제니퍼라는 듀크대 학생은 그에게 e-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듀크는 명문대다. 그래서 모든 선수가 졸업장을 받고자 하는데 당신이 그 전통을 무너뜨렸다. 당신은 더 이상 듀크의 가족이 아니다." 이에 브랜드는 "당신의 부모가 이 학교에 당신을 보내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잘 알고 있다. 당신과 같은(부자를 의미) 부류는 나와 같은(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당신과 듀크 동문이 나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두 사람의 의견 교환은 당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브랜드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듀크를 선택했던 것은 선수들의 졸업률이 높았기 때문인데 그런 그가 프로에 일찍 입문한 것은 의외였다. 브랜드는 그러나 듀크의 명예를 손상시키지는 않았다. 그는 듀크대 출신 중 처음으로 NBA 드래프트에서 1번으로 지명된 선수로 기록된 바 있다.
시카고 불스에 지명된 브랜드는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냈지만 리그 최하위팀에서 뛰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 브랜드는 두 시즌을 뛴 후 곧바로 LA 클리퍼스로 트레이드됐는데 두 번째 팀 역시 서부에서 하위권 팀이었다.
브랜드는 6피트8인치의 작은 파워포워드였기 때문에 그가 프로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었지만 그는 거의 매경기 10리바운드 이상을 잡아냈다. 10리바운드 중 공격 리바운드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키가 작은 그가 공격 리바운드를 잘 잡아내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에 대해 "리바운드는 결단력에 의해 좌우된다. 물론 나의 긴 팔과 다른 선수에 비해 볼의 흐름을 잘 읽는 능력도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 공격리바운드를 좋아한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다고 해서 바로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 리바운드의 성공은 팀의 사기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랜드는 화려한 듯하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화려한 특이한 선수였다.
그 기능이 지금은 발휘되지 않고 있다. 30세의 나이 때문일까.
[브랜드 프로필]
포지션: 파워 포워드
생년월일: 1979년 3월11일
키: 6피트8인치(2m3cm)
몸무게: 254파운드(115.2kg)
출신교: 듀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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