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도록 기획되었습니다. 필자는 오바마의 팬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가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고 아시아 문화 배경을 잘 알고 있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게 사실입니다. 이 연재 내용이 그에 대한 오해를 풀고 더 나아가 한국(인)이 현 미국 정부에 대해 바른 시각을 갖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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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의 모친인 앤 던햄은 두 번째 남편인 롤로 소에토로와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살았다. 오바마도 6세부터 10세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살았다. 앤 던햄이 아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는데 이는 바로 의료시설 때문이었다.
어느 날 배리(오바마의 어린 시절 애칭)가 동네에서 놀다가 손을 다쳤다. 앤 던햄은 이웃의 자동차를 빌려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병원의 풍경이 가관이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두 명의 남자가 도미노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앤 던햄이 두 사람에게 의사가 어디 있느냐고 묻자 두 사람은 “우리가 의사다”라고 답했다.
배리 엄마는 두 사람에게 부상 정도를 설명하고 빨리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들의 대답은 놀라웠다. 그들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배리는 이날 팔에 2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이 일이 발생한 얼마 후 앤 던햄은 아들을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배리가 의료 시설이 좀 더 좋은 곳, 교육 환경이 좋은 곳에서 살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앤 던햄은 부모님이 거주하는 하와이로 아들을 보냈다.
배리가 미국으로 가기 직전에 그의 가족 형편은 크게 좋아지고 있었다. 군대 제대를 한 양아버지인 롤로 소에토로가 미국 오일 회사에 입사하면서 갑자기 경제적으로 풍요해졌다. 오바마는 당시를 회상하며 “우리는 큰 집으로 이사를 했고 자동차를 소유하고 운전사도 있었다. 당시에는 갖기 어려운 냉장고, TV도 있었다”고 말했다.[1] 이전에는 작은 방갈로에서 살았는데 이와 비교하면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으로 보내진 이유는 어머니의 뜻 때문이었다. 교육, 의료 환경이 좋지 않은 나라인데다가 양아버지와의 관계가 점점 멀어진 것을 감지한 앤 던햄은 1971년 오바마를 하와이로 보냈다.
오바마의 인도네시아 삶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인도네시아 전통 복장을 하고 동네 아이들과 축구를 했던 기억은 그에게 생생하게 있지만 종교적인 배경이 복잡해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가 1968년 입학했던 세인트 프란시스 아시시 재단 학교는 인근 지역에서 교육환경이 가장 좋은 초등학교였는데 무신론자인 그의 어머
니 앤, 그리고 모슬렘인 롤로에게는 가톨릭 학교라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
2년 후 아버지가 오일 회사에 입사하면서 이사를 하게 된 배리는 모델 프라이머리 스쿨 멘텡이라는 공립학교로 전학을 했다. 공립학교이기에 그는 일주일에 두 시간 정도는 모슬렘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의 정신세계는 다양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는 어머니가 철저한 무신론적 긍정론을 가르쳤고 양아버지는 모슬렘 교육을 했으며 가톨릭 학교에서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양아버지인 롤로는 그러나 독실한 이슬람교도는 아니었다. 그는 아내와 배리에게 모슬렘 신앙을 가질 것을 권유하긴 했지만 이유는 이웃들과 교제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앤 던햄은 배리에게 “종교 자체는 존중을 해야 하지만, 너무 빠져들면 안 된다”고 가르쳤다.
양아버지 롤로는 독특한 사람이었다. 그는 양아들 배리가 강한 남자가 되길 원한다고 해서 호랑이 고기를 가져와 먹였다. 그는 철저하게 약육강식을 가르쳤다. 롤로는 또한 복싱글러브를 집으로 가져와 배리에게 복싱을 가르쳤다. 개고기, 뱀고기, 메뚜기를 가져와 먹인 사람도 양아버지였다. 양아버지는 여자와 술과 서양음악을 좋아했다.
친어머니 앤 던햄도 독특함에서는 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타 인종과의 결혼이 금지됐던 당시 아프리카 및 아시아 출신 교환학생과 두 차례 결혼을 했던 것만으로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배리의 인도네시아에서의 삶은 다양성과 독특함이 키워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우기가 되면 물이 허리까지 차는 일을 경험했고,연을 갖고 놀았으며, 닭싸움을 지켜봤고, 찬물 목욕에 익숙해져 있었고, 모기와 밤마다 싸웠다. 그는 또한 변기 대신 땅을 파고 그곳에서 변을 보는 것이 무엇인지 실제 생활 속에서 경험했고, 가난, 질병, 부자와 빈자의 분리가 무엇인지 인도네시아에서 배웠다.
인도네시아에서 거주한 지 6개월 만에 그들의 언어와 풍습에 완전히 익숙해진 배리는 교육열이 강했던 모친 덕분에 미국적인 사고방식도 잃지 않았다. 앤 던햄은 매일 새벽 4시에 배리를 깨워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준비를 시켰다. 학교 공부를 도우면서 앤 던햄은 정직해야 하고 공정해야 하고 판단력이 있어야 하고 미래를 위해 자신을 가꿀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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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의료개혁에 정치적 사활 걸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료 개혁에 정치적 사활을 걸었다.
그는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료개혁안이 통과되면 경제를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의료개혁은 의료비용으로 곤경에 빠진 중산층을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의회가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의료개혁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정작 이에 반발하는 보수적 민주당 의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루 독(Blue Dog)’이라고 불리는 이들 보수적 민주당 의원들은 의료계 로비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의료개혁을 추진할 경우 미국이 빚더미에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도 오바마 대통령이 ‘거대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의료개혁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업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프라임타임 기자회견에 사활을 건 것도 바로 이때문이었다.
'블루 독' 민주당 의원 설득이 관건
민주당 일각에서 정부가 의료개혁을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1조 달러를 쓸 경우 막대한 부채를 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과 관련해 오바마는 “정부가 빚을 더 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오바마 의료개혁의 핵심은 ‘더 많은 미국 국민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시스템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오바마 정부의 의료개혁은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의료비용 상승을 억제하고 건강보험과 진료의사를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한국처럼 공공보험의 강화를 의미하기도 해 정치적으로는 반대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개혁이다.
이 개혁안이 통과되면 현재 미국 내에서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4,600만 명의 국민들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게 된다. 오바마 정부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들의 절반은 의료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에 이르고 있다.
의료시스템 전산화가 관건
의료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모든 의료자료가 종이로 기록된 것을 전산화시켜 효율을 높이자는 내용이 골자를 이룬다. 전산화가 이뤄지면 환자가 어디에서 치료를 받든 반복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고 효과적인 약물처리 및 치료가 이뤄지고 과다청구의 폐해가 사라지게 된다.
오바마 정부는 이로써 의료계가 반복되는 치료로 부당이익을 챙기고 국민과 정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근대적인 시스템으로 인해 보험가입비가 높아져 보험혜택을 입을 수 없는 시민이 늘어나고 정부의 빚도 쌓여만 갔다는 것이 오바마 정부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런 의료 전산화 작업이 환자들의 질병을 관리하고 의료 서비스의 수준과 비용을 투명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라 게 오바마 정부의 설명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시스템 더는 아니야
효과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면 의료비용이 줄고 이는 더 많은 사람이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바마 정부는 이 같은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결국에는 고용주들이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고용인이 건강할 경우 노동생산력이 높아지고 결국에는 직원보험혜택을 위한 비용이 줄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개혁안이 통과되면 학교의 급식 시스템도 크게 바뀌어 비만아동이 줄어들게 된다는 게 의료개혁안에 포함된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의료시스템’은 없애겠다는 것이다.
한 공화당 의원은 의료개혁안에 대해 “이 개혁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오바마는 정치적인 영향력을 크게 잃게 될 것이다. 그로서는 사활을 건 중대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한 후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고 있는 한국의 보건복지부는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보건의료비 지출은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 성공을 기원한다”고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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