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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WBC 역사

[WBC 역사(4)] 이치로와 입치료 (2006년 대회)

by 밝은터_NJT 201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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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열리기 전, 이치로가 "한국과 대만이 30년 동안 일본을 이기지 못하도록 해주겠다"고 했던 망언은 한국 야구가 WBC에서 4강에 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했던 말은 선수 회의나 사석에서나 할 말이었다.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30년은 일본에 손대지 말아야겠다고 느끼도록'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정상인가? 

2006 World Baseball Classic  (WBC) Japan vs. Cuba
2006 World Baseball Classic (WBC) Japan vs. Cuba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만약 미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일본을 향해 그 비슷한 말을 했다면 일본인들은 '자국 선수에 자극이 되기 위한 문제 없는 발언'으로 받아들일까. WBC의 투수 코치였던 선동렬 감독(삼성 라이온즈)이 연합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WBC 도중 이치로와 만나 '30년 발언'의 진위에 대해 얘기했다. 이치로는 자신의 말이 와전됐다며 미안하다는 뜻을 내비쳤고 나도 '언론이란 원래 이슈를 만들기를 좋아하니 이해한다'고 위로했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문제는 찌라시(언론을 비하하는 표현)"라고 분위기를 다소 엉뚱하게 몰고갔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에인절스 경기장에서 열린 WBC 2라운드 대 일본전에서 만천하가 목격한 이치로의 경거망동이다. 이치로가 우측 펜스에서 파울 플라이를 잡으려고 했을 때 자신이 실수해 공을 놓쳤지만 마치 한국 팬이 '방해'를 한 것처럼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던 장면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것도 승리욕이 넘치는 멋진 모습이라고 '좋게' 받아들일 것인가.

 한국에 패한 후 이치로가 "야구 인생사에서 가장 굴욕(수모를 당한)적인 날"이라고 한 말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의외로 "그럴 수도 있지"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그가 했던 "한국인에게서 풍기는 김치 냄새가 싫다"는 발언도 이해해주려는가. 

 이치로는 분명 '입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다. 한 일본인은 "이치로는 원래 일본에 있을 때부터 그랬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언론이 이치로의 발언을 '뻥튀기'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뻥튀기의 재료인 옥수수가 없으면 "뻥이요~"를 외칠 수 없는 것처럼 '이치로의 발언'은 뻥튀기 재료가 됐다. 제1회 대회 당시 만든 '뻥튀기'는 아주 맛있었다는 것. '뻥튀기'가 맛있으면 먹는 이가 즐겁다. 그리고 '입치료' 될 때가 가끔 있다.

글/사진 밝은터(ICCsports.com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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