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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WBC 역사

[WBC 역사(2)] 제1회 대회 당시 야구 전문가들의 한국야구 평가

by 밝은터_NJT 2010.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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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가 정말 자랑스럽다."(프레드 클레어 전 다저스 단장)
"한국의 수비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앨런 슈워즈 베이스볼 아메리카 칼럼니스트)
"한국이 야구를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제리 프레일리 댈러스 모닝 뉴스 칼럼니스트)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끝나고 미국 야구인들은 '코리안 베이스볼=원더풀'을 외쳤다. 그들의 한국 야구에 대한 인식 변화는 괄목할 만하다. 
 
 나는 미국에서 야구와 관련된 여론을 이끄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3명의 언론인/야구인과 접촉했다. 그들은 모두 "한국야구는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Chan Ho Park, 2006 WBC
Chan Ho Park, 2006 WBC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먼저, 박찬호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거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언론인 출신의 야구인 프레드 클레어씨. 전 LA 다저스 단장인 그의 첫 말은 "자랑스러운 박찬호"였다. WBC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MLB.com(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에 칼럼을 썼다는 클레어 씨는 "이번 대회에서 나를 가장 기쁘게 한 것은 박찬호의 성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찬호는 건강하기만 하면 잘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피칭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고 이는 돌아오는 시즌에 좋은 결과를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찬호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코리안 특급'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댈러스 모닝 뉴스의 제리 프레일리 칼럼니스트도 한국 선수와 한국 야구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의 경기를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라는 나의 질문에 "한국은 기초가 튼튼한 팀이다. 7경기에 에러가 단 한 개도 없었으니 말이다. 투수들이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두 가지가 잘 되었다는 것은 지도력이 우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답변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저명 칼럼니스트인 앨런 슈워즈는 한국 야수들의 수비를 '예술'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아마존 닷컴 스포츠 부문 베스트셀러인 '숫자 경기(The Numbers Game)'의 저자인 슈워즈는 "미국에서 수비는 이미 소멸된 예술이다. 우리는 공격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한국의 수비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그라운드의 예술'이었다. 단순히 에러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움직임이 빠르고 섬세했다"고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번에 한국 야구를 지켜본 지도자들이 미국에 다시 수비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이끌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WBC: Korea v Japan

 한국 야구에 대한 칭찬은 이것뿐만 아니었다. 프레일리는 "한국야구가 더블A 수준이라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고 클레어는 "이번 대회가 한국 야구의 능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됐다"고 전했다. 클레어는 "한국 선수들은 팬들과 스카우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 야구는 크게 발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거를 제외하고 인상적인 선수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역시 '이승엽'이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왔다. 슈워즈는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한국 수비수들도 뛰어났는데 이들이 혹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수비 코치로서 미국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레일리는 "이승엽에 대해 들은 말은 있지만 그가 돈트렐 윌리스와 같은 우수한 좌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는 수비도 매우 좋았다. 이승엽은 모든 것을 겸비한 완벽한 선수(complete player)다"라고 극찬했다. 프레일리는 이종범도 인상적인 선수라고 덧붙였다.

글 밝은터(ICCsports.com 블로거) 사진: ICCsports.com, PicApp


한국만큼 팀워크가 좋은 팀이 없다-에릭 캐로스

Eric Karros and Kevin Elster (2000)
Eric Karros and Kevin Elster (2000)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미국이 제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기간에 한국 야구에 대한 재해석에 들어갔다.

 2006년 3월13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미국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이 완승을 하자 야구 전문가들과 팬들의 벌려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있다. 이 대회를 중계한 ESPN의 야구 해설자인 에릭 캐로스(전 LA 다저스)는 한국-미국전 내내 한국 야구에 대한 칭찬에 열을 올렸다. 

 이 경기가 미전국으로 중계됐기 때문에 그의 발언은 한국 야구에 대한 재해석을 유도했다. 이날 경기 중계팀의 아나운서는 애써 "그래도 한국팀에 메이저리거가 많기 때문에 잘하는 것 아니냐"고 평가절하하려고 했으나 캐로스는 "그렇지 않다. 한국은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을 정리해본다.

■ 기본기: "한국 선수들의 수비나 주루 플레이를 보라. 기초가 잘 닦여져 있다. 그래서 거의 실수를 하지 않는다."

■ 팀워크: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전부터 계속 지켜봤는데 한국만큼 팀워크가 좋은 팀을 보지 못했다. 야구도 팀워크가 중요하다.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점수 올리는 것을 봐라. 개개인 실력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 투수력: "기록으로도 알 수 있지만 한국의 투수력은 막강하다. 메이저리거들이 잘하고 있지만 한국 프로야구 출신들도 훌륭하게 해냈다."

■ 파워: "일본은 스몰 볼, 한국은 롱 볼의 야구를 한다. 이승엽, 최희섭을 보라. 다른 선수들도 힘이 좋아 보인다. 견고함과 힘을 갖춘 팀이다."

■ 투지: "프로 선수들인데도 투지를 불사르는 모습을 경기 내내 볼 수 있다. 경기 전까지 미국에 이길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막상 경기를 보니 투지가 대단하다."

■ 박진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격수 중 가장 수비를 잘한다. 최고의 유격수다."

■ 클러치 히트: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을 때 한국은 안타를 때려낸다.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 타자들의 클러치 능력은 미국 선수보다 뛰어나다."

■ 위기 극복 능력: "투수들은 위기의 상황에서 침착하다. 점수를 내줄 위기에서도 침착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리=밝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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