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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WBC 역사

[WBC 역사(3)] 제1회 대회 재주는 부렸지만 대접은 못 받았다

by 밝은터_NJT 201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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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World Baseball Classic  (WBC) Petco Park
2006 World Baseball Classic (WBC) Petco Park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전과 결승전이 열렸던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한가지.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나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Baseball Spoken Here'라고 쓰여있는 100m 정도 길이의 긴 배너였다. 그 배너는 경기장 입구와 주변에 붙여져 있었다.

 나는 각국어로 써있는 배너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한국어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심지어 화란어도 있는데 한국어만 쏙 빠졌던 것. 

 대회가 끝난 후 나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구단에 연락을 했다. 파드레스의 홍보실장은 "이유를 알아봐 주겠다"고 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며칠이 지난 후 나는 "아마 WBC측의 책임인 것 같은데 담당자의 연락처를 받을 수 없냐"고 했지만 역시 답변이 오지 않았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나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는 한국어가 왜 빠졌는지가 궁금했는데 결국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국 팬들이 일본과의 대결을 앞두고 경기 자체에 몰입했기 때문에 배너를 거의 보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파드레스나 WBC측 입장에서 망신을 당할 수 있는 일이었다. 

2006 World Baseball Classic (WBC) Japan vs. Cuba
2006 World Baseball Classic (WBC) Japan vs. Cuba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펫코파크에서 밝은터.

 샌디에이고 지역 한인 언론 '뉴스 플러스'의 이재화 국장은 전화 통화에서 "경기장 안에서도 영어나 일본어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었는데 한국어는 급조한 티가 너무 났다. 한국어는 손으로 적어서 붙여놓았는데 이것도 번역을 잘못해 '인터뷰'를 '면접 시험'이라고 써서 보기에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WBC 4강전에 응원을 갔다는 김종률(롤랜드 하이츠 거주)씨도 한국어 표시판을 보고 "급하게 만든 티가 났다"고 전했다. 한인 사회의 한 지도급 인사는 "파드레스는 박찬호가 뛰는 팀 아닌가. 신경 쓰지 않으면 결국 자기네 손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2회 WBC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한 마케팅이 활발했지만 제1회 때는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대접을 받지 못한 듯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글/사진: 밝은터(ICCsports.com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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