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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캘리포니아

[20/21 캘리포니아(4)] 윌셔길과 캘리포니아 사회주의

by 밝은터_NJT 2009.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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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주 중 가장 중요한 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한국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세계 대중 문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캘리포니아를 모른 채 이곳에서 20년을 산 것 같습니다. 캘리포니아를 좀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21 캘리포니아]를 연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준비한 것인데 이제야 실행에 옮기게 되었군요.

20/21은 20세기와 21세기를 의미합니다. 20세기와 21세기를 연결하는 캘리포니아 이야기를 지금부터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밝은터]



캘리포니아에도 한때 사회주의(Socialism) 바람이 불었을 때가 있었다. 21세기 현재 LA 한인타운을 관통하는 윌셔길(Wilshire Boulevard)19세기 후반 사회주의자였던 H. 게일로드 윌셔에 의해 개발된 LA의 샹젤리제였다.

신시내티 자본가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로부터 받은 부를 갖고 여러 분야에 투자를 해 거부가 된 H. 게일로드 윌셔는 사회주의자였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운동을 벌였다. 그는 윌셔 매거진이라는 잡지를 창간했는데 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사회주의자들을 위한 잡지였다.

윌셔길과 윌셔 매거진은 이후 사회주의자들의 주 활동무대가 됐다. 사회주의자들은 주로 노동자들의 근무시간과 임금에 관심이 있었다. 그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사람들이었다.




윌셔의 정신을 이어받은 좁 해리슨도 노동자 권익을 주장하며 사회주의 운동을 벌이다가
LA 시장 선거에 나섰는데 약 800표차로 아깝게 낙선했다. 역시 사회주의자이자 감리교 목사였던 J. 스티트 윌슨은 캘리포니아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득표율 40%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역시 보수진영을 넘어서지 못했다. 1912년 당시 보수진영의 조셉 놀랜드는 54%의 득표율로 주지사로 당선됐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운동에 집중했다.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만 근무하고 최저임금을 보장받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사회주의운동이 캘리포니아에서 활발했던 이유는 철도사업으로 큰돈을 번 사업가들이 돈으로 정치인들을 매수하고 캘리포니아 정치, 경제,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위기를 느낀 젊은 지성인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이다. 이들 젊은 지성인들은 주로 백인이었고 중산층 프로테스탄트였다. 캘리포니아 사회주의자들은 온건파였다. 오히려 진보주의자들이 더 사회주의자처럼 발언을 하고 다닐 정도였다.


20세기 초반에 캘리포니아에 불어닥친 사회주의는 거의 홍익인간주의적인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그들의 활동에 환호했지만 자본가들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자본의 쏠림 현상이 강하고 이에 반기를 들고 나온 사회주의자들로 인해 캘리포니아는 노동조합이 조직적으로 잘 운영되는 지역이었다.

그들의 사회주의 활동은 그러나 세계 1차대전이 발발하면서 역사에서 감춰지기 시작했다. 세계 전쟁이었기에 미국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또한 사회주의자들간에도 견해 차가 심한 것이 사회주의운동이 사라지는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

사회주의는 세계 1차 대전, 세계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점점 더 미국 및 캘리포니아에서 힘을 얻지 못했다. 공산주의 국가와의 대치는 미국인들로 하여금 사회주의는 나쁜 것이라는 인상을 남기게 됐다.

그들의 인식 속에 사회주의는 미국과 전 세계를 힘들게 하는 잘못된 이념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세계 민주 질서를 확립하는 일종의 경찰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더욱 강력히 몰아세웠다. 이는 미국 내에서 사회주의가 자리잡지 못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내 보수파의 입김과 세계 정세로 인해 사회주의는 난도질 당했다.

21세기 들어서도 사회주의는 부정적인 단어로 남아 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료보험개혁을 실시하려고 하자 일부 극보수파들은 그를 사회주의자로 몰아세우며 개혁안 통과를 강력히 반대했다. 사회주의자라는 이미지는 심지어 노동계층에게도 잘못된 이념으로 자리잡고 있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준다.

현재 미국 보수파 정치인들은 진보세력이 개혁을 추진할 때 사회주의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상대를 무너뜨리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논쟁에서 도저히 승리하기 어려울 때 보수파 정치인들이 쓰는 전략은 당신은 사회주의자다’ ‘당신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이다.

두 가지 말만 날려 민심을 흔들어 놓는다면 이 말을 들은 장본인이 그 어떤 말을 해도 국민에게 먹히지 않는다. 건전한 토론이 아닌 역사의 쓴물을 국민에게 뿌려 진흙탕 논쟁으로 흐리게 하는 작전인 것이다.

사회주의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사회주의가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했지만 약자를 보호하려는 정신은 20세기에 미국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 노동운동, 페미니즘, 인종 운동 등은 사회주의 정신에서 출발한다.

캘리포니아가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주의 정신이 미국에서 자리잡도록 하는 중요한 거점이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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