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캘리포니아

[20/21 캘리포니아(3)] 할리우드의 태동과 번영(III)

by 밝은터_NJT 2009. 9. 29.
반응형

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주 중 가장 중요한 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한국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세계 대중 문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캘리포니아를 모른 채 이곳에서 20년을 산 것 같습니다. 캘리포니아를 좀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21 캘리포니아]를 연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준비한 것인데 이제야 실행에 옮기게 되었군요.

20/21은 20세기와 21세기를 의미합니다. 20세기와 21세기를 연결하는 캘리포니아 이야기를 지금부터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밝은터]




1920년대만 해도 영화제작사에 제작비를 빌려주는 은행은 거의 없었다. 특히 권위주의적인 미국 동부 은행가들은 영화제작에 융자를 해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은행’(이후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됨)의 행장인 A.H. 지아니니라는 사람이 위험을 무릅쓰고 영화사에 돈을 빌려줬다.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영화산업이 발전한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돈이 있어야 제작이 가능한데 지아니니는 그런 면에서 앞서 나가는 물주였다.

남 캘리포니아는 은행 융자의 용이성 외에도 언론 환경이 좋았다. 동부 언론은 영화에 대해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았지만 남캘리포니아의 언론은 영화 및 영화배우 소개에 열을 올렸다. 관객이 관심을 둘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이었던 것이다.

할리우드가 태동하고 번영한 다른 이유는 자유와 신비스러운 이미지다. 미국의 동부와 남부는 질서와 전통을 중시했던 지역인 반면 로스엔젤레스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권장하고 신비스러움이 보태어져 영화제작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지역이었다.

남 캘리포니아는 그들이 상상력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지역이었다. 윌리엄 드밀이라는 뉴욕 브로드웨이 제작자는 위계질서와 전통이 중시되는 동부를 떠나 할리우드로 이동하면서 자신이 젊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젊음을 상징하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할리우드에서는 쉽게 느껴졌고 이는 소위 말해 그의 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고 할 수 있다.

런던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은 남 캘리포니아에 대해 미래를 위한 땅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질서와 전통에 염증을 느꼈던 젊은이들은 빨리 성공을 이룰 수 있는 할리우드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배우가 되기 위해 끼 많은 젊은이들이 할리우드로 몰려들자 영화산업은 모든 면에서 발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완성됐다.

영화는 자유정신을 미국에 퍼뜨렸다. 자유에 대한 갈망은 미국 사회에 영향을 미쳤고 21세기에는 전 세계에 뿌리를 내렸다.

영화는 자유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에게 호흡할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개신교 신앙이 중심이 돼 세워진 미국의 기성세대는 영화의 등장으로 잔뜩 긴장했다. 자신들이 세워놓은 질서에 영화가 강력하게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유럽에서 미대륙으로 이동했던 이들은 미국에서 자리잡고 살면서 유럽과 흡사한 새로운 질서와 전통을 만들어 자유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었다. ‘자유가 핵심인 개신교가 오히려 질서와 법칙으로 젊은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준 반면 영화는 무한 자유를 그들에게 선물했다. 이는 나중에 방종이 됐지만 어쨌든 젊은이들은 영화를 통해 자유를 만끽했다.

할리우드가 파워를 얻은 후 도덕적인 해이함을 선동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자유를 담보로 젊은 관객들을 끊임없이 영화관으로 끌어들였다.

종교가 자유의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고 율법으로 젊은 신자들에 부담을 안겨주는 사이 영화는 거의 종교를 대체할 정도로 미국 사회에 뿌리깊게 스며들었다. 21세기 들어서도 영화는 마치 예배당처럼 여겨졌다. 젊은이들은 영화관에서 자유와 신비를 경험했다.

21세기에 가까워지면서 영화는 자유보다는 자극에 더 집중하는 듯했다. 자극으로 더 큰 파워를 얻으려는 노력이 이 산업을 지배했다.

하버드 경영대가 2008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은 연간 5.5회 영화관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고 영화산업은 2006년에 무려 462억 달러 규모의 큰 산업으로 성장했다.




2009 9AOL 머니에 따르면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몸값을 받은 배우는 조니 뎁으로 한 영화 출연에 무려 9,200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톰 행크스는 7,400만 달러를 챙겼다.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배우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종교 지도자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다.

영화는 사회를 투영하는 중요한 스토리 텔링 도구 및 대화 창구로 자리 잡았고 영화에 대한 지식 없이 미국인과 이야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

할리우드의 태동과 번영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태동과 번영이 아니다. 이는 미국 사회와 전 세계 문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커뮤니케이션 툴의 탄생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