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박찬호가 신인이었을 때 내가 일했던 신문사에 노모 히데오와 박찬호를 비교하는 글을 쓰려고 한 적이 있다. 당시 신문사 선배는 “노모와 박찬호가 비교가 가능하겠냐”고 질문했고 나는 “잠재력을 보면서 비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노모와 박찬호를 비교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노모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이면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13승6패를 기록한 투수였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안 된다는 것이 선배의 설명이었다. 또한 박찬호는 당시 다저스의 중간 계투 요원이었고 노모는 '노모 매니아'의 주인공이었던 리그 A급 투수였기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는 것이 선배의 생각이었다. 결국 기사는 작성되지 못했다.
그런데 몇 년 후 상황은 바뀌었다.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기 전까지 노모에 크게 앞섰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당시 상황과 비슷한 비교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바로 추신수와 이치로를 비교하는 일이다. 이치로는 최고의 야구 선수다. 추신수는 이제 막 뜨려는 선수이고.
그런데 올 시즌만큼은 추신수가 이치로를 넘어설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최소한 4월 한 달은 그랬다. 추신수는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 타율 2할6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894, 홈런 3개, 8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이 4할이 넘는 것이 눈에 띄는 대목. 이치로는 어떤가? 시즌 7경기에 나와 2할7푼6리의 타율에 홈런 1개, 5타점, 출루율은 2할7푼6리로 매우 낮은 편이다. 올해는 볼넷이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우익수인데 이치로는 6경기에 에러 1개, 추신수는 15경기에 에러 2개를 기록했다.
(수비 기록에 대해 입치료라는 ID를 쓰신 독자분께서 댓글로 다음과 같이 지적해주셨습니다. 100% 동의하며 감사합니다. 이치로가 에러하신 경기 보시고 쓰신 글 같진 않네요, 이치로의 에러 한 개는 필딩에러가 아니라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를 보살시키려고 홈으로 송구한것이 악송구가 되었던 송구에러입니다. 같은 에러라도 필딩 에러랑은 엄연히 다른 것이고 그걸 단순히 에러 한 개 두 개로 수치로만 비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치로의 연봉은 1천8백만 달러이고 추신수는 42만 달러다. 몸값 대비 성적은 추신수가 훨씬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왜 이런 비교를 하고 있는 걸까? 올스타 전 투표 때문이다. 추신수는 올스타가 될만한 자격이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팬들이 팍팍 밀어줘도 되는 선수라는 말이다. 4월 현재까지는 그렇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추신수 / 국내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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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올스타 명단에 오른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중 홈런 순위 9위, 출루율 9위, OPS 15위, 타점 15위에 올라 있다. 한국 팬들이 몰표를 주기에 부끄러운 성적이 결코 아니다. 또한 추신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인생이 예상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흐름상 그렇다는 말이다. 추신수는 지난 3년 동안 5월에 뛰어본 경험은 거의 없고 6월에는 72타수를 기록했는데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정규 시즌이 더 흘러갈수록 잘 때려내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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