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였던 데이비드 웰스(1963년생)는 40대 중반에도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이미 은퇴를 해서 코치 수업을 받거나 감독이 되어 있을 나이에 현역 생활을 고집했던 웰스는 '화려한' 20년을 보냈다.
1987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한 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신시내티 레즈, 뉴욕 양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던 웰스는 통산 239승157패, 평균 자책점 4.13를 기록했다. 속마음 털어놓기를 주저하지 않는 웰스는 어떤 선수였을까?
글: 밝은터(이 블로그의 블로거) 사진: PicApp
웰스는 좋게 보면 '솔직한 사나이'이고 나쁘게 보면 '위험한 입'을 가진 인물이다. 지난 2003년 3월 그는 자서전 파문으로 곤란한 입장에 놓인 바 있다. 그는 자서전에서 `1998년에 기록한 퍼펙트 게임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룬 것이고 메이저리그 선수 60% 정도가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는 내용을 쓴 바 있다.
웰스는 이 같은 내용이 미리 공개된 후 파장이 커지자 자서전 내용을 수정하긴 했지만 `취중 퍼펙트 게임` 발언은 뉴욕 양키스 구단 이미지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혔다. 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양키스 선수와의 계약서에 책 발간 금지 항목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는 이 밖에도 버드 실릭 커미셔너를 향해 정면으로 도전적인 말을 했고 조지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도 여러 차례 비난해 화제의 인물이 된 바 있다.
웰스는 '뚱뚱보'다. 배가 산처럼 나온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기록을 세운 것 자체가 기적과 같다. 웰스는 거의 매년 불룩 나온 배로 마운드에 섰는데 딱 한 번 예외인 적도 있었다. 2003년 봄 그는 `날씬한 몸매`로 사람들 앞에 섰다. 하지만 다이어트 보조제인 에피드린을 복용한 베클러라는 선수가 사망하자 웰스도 에피드린을 복용했는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려 그의 다이어트 작전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의 배가 많이 나온 이유는 맥주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팀 동료였던 제이크 피비는 "그는 맥주와 사람을 좋아하는 동료였다"고 말했다. 맥주 사랑도 건강 앞에서는 약해질 수밖에 없었나 보다. 2007년 봄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웰스는 자신의 식생활을 바꾸기로 했다. 그는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설탕, 쌀, 파스타, 감자, 빵, 패스트 푸드를 멀리하기로 했다.
■ '실력'으로 화제가 됐던 선수
솔직한 '입'과 튀어나온 '배'는 메이저리그 구단 단장들이 매우 싫어하는 것들이다. 웰스는 두 가지 모두를 갖춘(?) 선수였지만 항상 그를 원하는 구단들이 있었다. 그는 실력이 뛰어났다. 특히 포스트 시즌에 그는 빼어난 투수였다. 플레이오프 27경기에 등판했던 그는 10승5패에 평균 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5패 중 절반 이상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당한 것이었다. 웰스는 1998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또 무려 9시즌에 15승 이상을 기록했고 2000년에는 20승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다승왕 자리에 올랐다.
■ 대기만성형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고교를 졸업한 웰스는 1982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블루제이스에 전체 30번(2라운드)에 지명됐다. 19세였던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줄곧 뛰었던 그는 1987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했고 1989년부터 본격적인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다.
블루제이스에서 그는 선발 투수로 나올 기회가 있었지만 웰스의 보직은 구원투수였다. 그는 30세가 되던 해였던 1993년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후 마침내 선발투수 자리를 꿰어찰 수 있었다. 이후 그는 거의 모든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뒤늦게 선발투수로서 자리를 굳힌 후 웰스는 그야말로 대기만성형의 투수임을 보여줬다.
■ 퍼펙트하지 않은 퍼펙트맨
2007시즌 후반부에 그는 파드레스에 의해 방출됐다.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가 웰스에 관심을 보였고 그는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는 그해 8월26일 뉴욕 메츠 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다저스 투수 중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선발 투수로 기록됐다. 44세.
2007시즌이 끝난 후 그는 자유계약 선수로 풀렸다. 그는 그러나 소속팀을 찾지 못해 사실상 은퇴했다. 공식적인 은퇴식 같은 것은 없었다.
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순간은 역시 1998년 5월17일 미네소타 트윈스 전에서 퍼펙트 게임을 했던 일이다. 그는 당시로는 역대 15번째 퍼펙트 게임 투수가 됐다. 이후 3명이 추가로 퍼펙트 게임을 기록해 18명으로 늘어났다. 그는 트윈스 전에서 총 120개의 공을 던졌고 삼진 11개를 잡아냈다. 당시 그의 나에 34세였다. [밝은터]
[데이빗 웰스 프로필]
▷이름: David Lee Wells (별명: Boomer)
▷투/타: 좌투/좌타
▷키/몸무게: 6피트4인치, 225파운드
▷메이저리그 데뷔: 1987년 6월30일
▷출생지: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생년월일: 1963년 5월20일
[데이빗 웰스의 말...말...말]
"나는 그해 맥주를 많이 마셨다. 그리고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나는 큰 경기에서의 피칭을 즐긴다."
"메이저리그에서 일부 선수들이 연봉을 제대로 못 받는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웃긴 일이다."
"스테로이드가 없었다면 큰 무대에 서지 못했을 선수도 있다. 그들은 실력으로 안 되니 약물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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