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 센터인 '바이너마이트' 앤드류 바이넘(1987년 생)이 특급 센터로 거듭났다. 매년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실망만 시켰던 바이넘은 2009-10시즌부터 제1의 전성기를 시작했다. 시즌 첫 14경기에서 바이넘은 경기 평균 18.3득점, 10.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레이커스 부동의 주전 센터로 자리를 굳혔다.바이넘은 어떤 선수인가.
■ '문제 청소년?'에서 출발
바이넘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LA 레이커스에 의해 지명되자 레이커스로부터 버림을 받았던 샤킬 오닐(당시 마이애미 히트)은 바이넘에 대해 "대학을 가지 않은 문제 청소년"이라고 비아냥거린 바 있다.
그 말을 한 얼마 후인 2006년 1월16일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당시 바이넘은 18세의 청소년이었고 오닐은 리그 최고의 센터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은 벤치에 앉아있던 후보 센터 바이넘을 투입해 일부러 오닐과의 맞대결을 추진했다.
바이넘이 나오자마자 오닐은 그의 머리 위로 슬램덩크를 성공시켰다. 관중석에서 야유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레이커스 선수들은 바이넘의 자존심을 세워주고자 이어진 공격에서 바이넘에 슛 기회를 줬다. 공을 잡은 바이넘은 등 뒤에 있는 오닐을 제치려고 페이크 모션을 쓰면서 왼쪽으로 재빨리 돌았는데 '공룡 센터'는 그만 '문제 청소년'의 '비행'을 놓치고 말았다. 바이넘의 시원한 덩크가 이어졌고 이는 이후에도 레이커스 팬들에게 명장면 중의 하나로 기억됐다. 이후 바이넘은 레이커스 팬들 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프로에 입문한 바이넘은 2005년 드래프트에서 레이커스에 의해 전체 10번으로 지명됐다. 7피트의 장신인 그는 팔도 길어 레이커스의 스타 센터 계보를 이을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신인 시즌에 오닐과의 대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그였지만 데뷔 후 두 번째 시즌에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시즌 출발은 매우 좋았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해 7.8득점, 5.9리바운드로 시즌을 마쳤다. 바이넘은 제리 버스 구단주의 아들인 짐 버스가 공을 들인 선수였다. 짐 버스는 전설적인 센터인 커림 압둘 자바를 바이넘 전담 코치로 임명하는 등 '미래의 수퍼 센터'에 공을 들일 대로 들였다. 그러나 트레이드 소문이 나돌 때마다 바이넘은 상대팀의 영입 명단에 반드시 있었다.
레이커스가 제이슨 키드(뉴저지 네츠), 저메인 오닐(인디애나) 등을 영입하려고 하면 상대팀은 바이넘을 그 대가로 원했다. 짐 버스는 이 트레이드를 강력히 반대했고 이는 코비 브라이언트와의 불화로 이어졌다. 코비는 버스 가족을 향해 공개적으로 비난을 가했고 '무조건 나를 트레이드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 코비가 트레이드될 뻔
코비는 "우리 구단이 가는 방향이 내 뜻과는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당장 승리할 수 있는 팀을 만들자'는 코비의 뜻과 '앤드류 바이넘을 잘 키워서 코비와 짝을 지워주면 최고의 팀이 될 것'이라는 버스 구단주 가족의 구상이 엇갈렸다.
코비는 당장 승리하려면 어린 선수인 바이넘을 트레이드하고 스타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고 여러 차례 암시를 한 바 있다. 코비의 불만은 레이커스의 미래 구단주인 짐 버스가 바이넘을 지나치게 아껴 현재의 승리를 등한시한다는 데 있었다. 레이커스와 트레이드를 놓고 대화를 했던 구단은 모두 '바이넘을 데려올 수 없다면 우리의 스타 선수를 보낼 수 없다'고 못을 박은 바 있다. 결국, 코비의 트레이드는 기정사실처럼 됐다. 그러나 코비를 보내는 대가로 데려올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시카고 불스가 적극적으로 코비 영입에 나섰지만 코비의 트레이드 거부권으로 제대로 된 트레이드가 이뤄질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코비가 오판한 것으로 드러났다. 3년차가 된 바이넘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돼 돌아왔다. 비시즌 동안 척추신경의사를 트레이너로 고용한 바이넘은 1마일을 8분49초에 달렸던 이전에 비해 주파 시간을 무려 2분이나 줄였고 벤치 프레스로 근육을 강화했으며 낙하산을 등에 달고 단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했다.
이와 같은 '스파르타식' 훈련은 바이넘을 완전히 다른 센터로 만들었다. 바이넘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 리버사이드 프레스-엔터프라이즈와의 인터뷰에서 "코비가 원했던 것은 정당했다. 나 같아도 (나를 보내고) 제이슨 키드의 영입을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고의 빅맨 될 것
ESPN닷컴의 NBA 분석가인 데이빗 소프는 칼럼에서 "바이넘은 몸이 빠르고 경기에 대한 이해력이 높으며 오른손 왼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앞으로 최고의 센터가 될 것"이라고 그를 극찬했다. 바이넘이 최근 저메인 오닐, 타이슨 챈들러(뉴올리언스 호네츠)와 같은 특급 빅맨들과의 대결에서 오히려 더 뛰어난 경기를 펼치자 언론은 '스타 탄생'을 조용히 알리기 시작했다.
챈들러는 필 잭슨이 '가장 뛰어난 센터 중 한 명'이라고 극찬했던 선수다. 팍스스포츠닷컴의 찰리 로젠 칼럼니스트는 "바이넘은 엘리트 센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비도 바이넘의 급성장을 지켜보면서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에 만족한다"며 '트레이드 요구'를 철회했다.
■ 성장만 남았다
바이넘은 그러나 잦은 부상과 경기 초반 잦은 파울로 급성장을 하지 못했다. 2007-08시즌에 그는 35경기, 2008-09시즌에 50경기에만 출전했다. 그는 NBA 5년차가 됐지만 여전히 '유망주'로 통한다. 이미 A급 센터로 자리잡을 시간이 지났을 정도로 그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바이넘은 2009-10시즌 목표를 하나 정했다. 올스타가 되는 것이다. 첫 14경기에서는 올스타급 실력을 보여줬다. 바이넘은 "정말 올스타가 되고 싶다. 지금 나는 원하는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다치지 않는 것이다. 잘하다가도 다쳐서 뛰지 못하는 다 소용 없는 것이다.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바이넘에 대해 계속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넘이 수비에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잭슨 감독은 2009년 11월23일자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넘은 공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는 로테이션이 좋지 않고, 공격에서 수비를 전환할 때 너무 느리다. 그 부분이 좋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밝은터]
[앤드루 바이넘 프로필]
▷포지션: 센터 Center
▷별명: 바이너마이트(Bynumite)
▷키: 7피트(213cm)
▷몸무게: 285파운드(129kg)
▷생년월일: 1987년 10월27일
▷출생지: 뉴저지 플레인스보로
▷프로 입문: 2005년 드래프트 1R 10번
- Andrew Bynum Statistics at Basketball-Reference.com
- Andrew Bynum at ESPN.com
- Official Site
- Basketball-Reference.com: Andrew Bynum
2005년 6월 드래프트 직후 밝은터가 작성한 바이넘 관련 글
앤드류 바이넘은 과연 스타 센터가 될 수 있을까?
LA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덕분에(?) 2005년 6월28일 뉴욕에서 열린 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번 지명권을 얻게 됐고 고교생 센터인 바이넘(17)을 지명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전문가들은 필 잭슨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은 레이커스가 당장 전력감이 되는 선수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NBA 역사상 최연소 선수인 바이넘을 지명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던 것.
바이넘은 요즘 보기 드문 ‘진정한 센터’이긴 하지만 당장 기용하기에는 모든 면에서 부족한 나이 어린 선수다. 잭슨 감독은 신인 선수를 잘 활용하지 않는 감독으로 유명해 17세의 어린 바이넘에게 출전 기회를 자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치 컵책 레이커스 단장이 바이넘을 전체 10번 지명선수로 뽑은 것은 2-3년 후를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컵책 단장은 “잭슨도 바이넘의 연습 장면을 지켜보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통산 10회 우승에 도전하는 잭슨 감독이 만족해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확실한 것 하나는 바이넘이 다음 시즌에 주전 센터가 될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넘이 전체 5번 이내에 지명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의 이름이 9번까지 불려지지 않자 컵책 단장은 횡재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컵책 단장이 바이넘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가 7피트의 장신인데다가 (앞으로도 계속 키가 자랄 것이라고 한다) 몸무게가 300파운드에 가까운 거구이기 때문이다.
덩치가 크면서도 몸이 빠른 바이넘은 슛터치도 좋아 잘만 키우면 ‘제2의 샤킬 오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들린다. 바이넘은 레이커스에 지명된 직후 LA 지역 언론 기자들과의 컨퍼런스 콜(공동 전화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커림 압둘 자바의 스카이 훅샷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자유투 정확도가 높다”고 말하며 자신이 좋은 센터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자유투’를 거론한 것은 오닐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주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나의 플레이를 본 사람은 샤킬을 연상케한다는 사람이 많다. 나는 오닐과 스타일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넘은 개인적으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던컨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냉정한 전문가들은 “바이넘은 오닐 수준까지는 아니고 에디 커리(시카고 불스)와 비슷한 센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평균학점(GPA) 3.6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SAT도 1천점 이상을 받은 바이넘은 원래 코네티컷대학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코네티컷의 명장 짐 캘훈 감독은 바이넘에 큰 기대를 건 바 있다. 캘훈 감독은 “앤드류는 고등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진정한 센터'다. 체격, 슈팅 자세, 슛 감각 등이 좋아 대학 농구에서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바이넘은 그러나 갑자기 생각을 바꿔 NBA 진출을 선언하며 캘훈 감독을 실망시켰다. 캘훈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10번 이내에 지명될 보장이 없으면 대학에 오는 것이 낫다”고 충고를 했는데 코네티컷대 입장에서는 아쉽게도 바이넘은 프로 진출을 고집했고 결국 전체 10번으로 지명됐다. 바이넘은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뉴저지 네츠의 워크아웃 초청을 거부한 바 있는데 이는 사전에 레이커스와 입을 맞춘 상태였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NBA 드래프트 닷 넷의 한 전문가는 “바이넘은 대학 농구를 경험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의 NBA 진출을 아쉬워했는데 이 17세의 소년은 슈팅 거리가 짧고, 수비 보완이 필요하고 패스 능력이 부족하다고 이 사이트는 지적했다.
드래프트 행사를 마친 후 LA 행 비행기를 탄 바이넘은 당장 LA에서 살집을 알아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코비 브라이언트가 17세의 나이에 레이커스에 지명된 후 그의 가족이 필라델피아에서 LA로 이사했던 것처럼 바이넘도 뉴저지에 사는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이주할 것으로 보인다. 컵책 단장은 “비슷한 점이 많은 코비가 앤드류의 큰 형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넘은 오는 7월8일 롱비치에서 열리는 여름 리그에 참가해 LA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일 계획이다. [밝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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