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매덕스는 메이저리그의 전설과도 같은 투수다. 사이영상을 4년 연속 받은 첫 번째 투수, 17년 연속 15승을 챙긴 투수, 골드글러브를 18번이나 받은 투수, 1920년대 이후 최다승(355승)을 올린 투수가 바로 매덕스다. 매덕스는 어떤 선수였는지 알아본다.
글: 밝은터(ICCsports.com의 블로거) 사진: PicApp
■ 3,000 삼진아웃의 의미
머리로 잡은 삼진 아웃 3천개. ‘컴퓨터 투수’ 그렉 매덕스는 2005년 7월 메이저리그 역사상 3천 삼진을 잡아낸 13번째 선수로 기록된 바 있다. 매덕스는 2005년 7월26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오마 비스켈을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우며 통산 3천 번째 삼진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3천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놀란 라이언, 로저 클레멘스, 랜디 존슨, 스티브 칼튼, 버트 블라일러븐, 톰 시버, 돈 서튼, 개일로드 페리, 월터 존슨, 필 니에크로, 퍼거슨 젠킨스, 밥 깁슨 등이었다. 매덕스는 13번째로 그 대열에 합류했다. .3천 탈삼진을 넘어선 투수들은 대부분 강속구 투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느린볼 투수’ 매덕스의 대기록 달성은 더욱 빛났다.
■ 닥터K는 닥터 컨트롤
매덕스는 라이언, 존슨과 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것도 아니고 샌디 코우팩스와 같은 낙차 큰 커브로 상대 타자를 질리게 하는 투수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 월터 존슨 이후 당대 최고의 우완투수로 군림하고 있는데 이는 그의 컨트롤 능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강속구 투수가 자리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빠른 볼이 80마일대에 불과한 투수가 이렇게 최고의 투수가 된 것은 그의 타고난 제구력과 노력 덕분이다. 매덕스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구 경기에서 투수의 가장 큰 무기는 제대로 로케이션이 된 패스트볼이다. 그것은 돈 서튼(명예의 전당 헌액자)이 항상 말해오던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낼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또한 똑같은 투구 자세에서 공을 던지는 위치가 바뀌고 다른 스피드를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그게 바로 진정한 피칭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면서 정확한 위치에 공을 던지기 때문에 삼진 아웃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던 것이다.
매덕스를 삼진 아웃 투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유는 그의 성적표를 보면 알 수 있다. 1986년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한 매덕스는 200탈삼진 시즌을 딱 한 번 경험했다. 199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이었다. 매덕스는 그렇다고 탈삼진 수가 적은 투수는 결코 아니다. '닥터 K'는 아니더라도 '준 닥터 K'는 됐다. 그는 거의 매년 150개 이상을 잡아냈고 200개에 근접한 해도 4차례(1991년, 92년, 93년, 2000년)나 됐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한다. 심지어는 타자 본인보다 매덕스가 그 타자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선발 등판 전날, 매덕스의 모습은 덕아웃에서 볼 수 없다. 상대할 팀의 타자들을 TV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분석하기 때문에 TV 화면이 있는 곳에서 홀로 연구를 한다. 타자가 어떤 공에 방망이가 나가고 어떤 투구에 나가지 않는지를 알아내고 발의 위치와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간파해 노트하는 매덕스는 다음날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방법을 연구해 철저한 시나리오를 세웠다.
그는 순간적인 판단력도 뛰어났다. 타자가 공을 기다리기 전에 발을 움직일 경우 이를 놓치지 않고 약점을 공략했다. 그는 상대 타자를 아웃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최대한 동원했다. 매덕스는 수년 전 스트라이크 존 변경이 있었을 때 변동사항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실제 시범 경기에서 실험해보기도 했다.
■ 심판을 자기 편으로 만든다
매덕스는 또한 심판의 심리를 적절히 이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베이스볼 위클리(현 스포츠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투수가 어떻게 타자를 잡는지 심판이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들은 투수의 도우미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심판은 다음과 같은 투수를 싫어한다. ‘볼을 한가운데로 던진 후 플레이트에서 1피트나 떨어진 공을 뿌린 다음에 곧이어 플레이트에서 공 반개가 아닌 한 개 정도 차이로 살짝 벗어난 공을 던질 때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투수’들에 짜증을 낸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한다면 '심판은 들쭉날쭉한 컨트롤의 투수를 싫어하고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지 않은 투수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즉, 심판도 인간이기 때문에 공이 위치의 차가 크게 여기저기로 의미 없이 날아가면 피곤해하는 것이다. 매덕스는 심판의 이런 성향을 간파하고 이에 맞는 야구를 했다.
매덕스가 탈삼진 3천 개를 잡아낼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바로 그의 움직임이 심한 체인지업을 던지기 때문이다. 그의 체인지업은 홈플레이트 언저리를 스치며 휘어들어가는 까다로운 변화구다. 체인지업은 알려진 대로 타자로하여금 빠른 공을 던진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면서 들어가는 느리면서 변화있는 공으로 이것이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친다면 타자로선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매덕스의 전 소속팀인 브레이브스의 리오 마조니 투수 코치는 "목표지점을 향해 정확히 던질 수 있는 매덕스의 능력은 동시대 그 어느 투수보다 뛰어나다. 내가 이제껏 보아온 그 어느 투수보다 뛰어난 제구 및 완급 조절 능력을 가진 투수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매덕스의 기록을 살펴보면 1988년부터 은퇴했던 2008년까지 모든 등판이 선발 등판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을 보면 총 744회 등판을 기록했는데 이중 740회가 선발 등판이었다. 여기서 그는 절반 정도되는 355승을 낚았고 227회 패배를 경험했다. 355승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는 역대 다승 부문에서 8위에 올라 있다.(2009년 12월 현재). 1위부터 7위까지 선수를 살펴보면 워런 스판(1965년 은퇴)를 제외하면 모두 20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투수들이다. 당시에는 승수 챙기기가 지금보다 훨씬 쉬었기 때문에 매덕스는 현대 야구에서 다승 2위라고 해도 무리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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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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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3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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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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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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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매덕스-
이름: 그렉 매덕스(Gregory Alan Maddux, 시카고 컵스)
생년월일: 66년 4월14일생
신장/체중: 183cm-80kg
투/타: 우투/우타
드래프트: 84년 시카고 컵스 2라운드 지명
출신교: 84년 밸리 고교 졸업(라스베가스)
취미: 골프, 닌텐도 게임
주요 기록: 사이영상 4회 수상(92,93,94,95년)
올스타 8회, 골드 글러브 수상 18회, 방어율 부문 1위 4회
다승 부문 1위 3회
메이저리그에서 총 연봉수령액: $153,8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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