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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NBA 30개구단 역사

[NBA 30개 구단 역사(3)] 샌안토니오 스퍼스

by 밝은터_NJT 2010.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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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밝은터(ICCsports.com 블로거) 사진: ICCsports.com과 PicApp

San Antonio Spurs Tim Duncan drives to the basket in Washington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NBA 팀 중 보스턴 셀틱스, LA 레이커스, 시카고 불스와 함께 4회 이상 챔피언에 오른 네 팀 이다.

1976 ABANBA가 합병했을 때 NBA에 들어온 스퍼스는 ABA 팀 중에서는 유일하게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NBA에 들어온 후 스퍼스는 단 4번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33시즌 동안 스퍼스는 17차례 조 챔피언이 됐고(NBA 최다) 최근 20년 동안 19차례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명문으로 남아 있다.  팀 던컨이 합류한 후에는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빠지지 않고 출전했던 팀이 스퍼스다.

스퍼스는 샌안토니오 지역에서는 보배같은 팀이다. 이 지역에서 유일한 메이저 프로 스포츠팀인 스퍼스는 1973년 이후 단 한 번도 이동 없이 지역 팬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샌안토니오 팬들은 가장 충성스러운 지역 팬들 군에 속한다.

스퍼스는 눈에 띄게 3세대를 거쳤다. 1세대는 조지 거빈 시대다. 조지 거빈은 스퍼스에서 1976년부터 1985년까지 뛰면서 소속팀이 꾸준하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도록 도왔다.

Celebrities At Lakers Game

2세대는 해군 제독데이비드 로빈슨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스퍼스의 리더였고 거의 매년 소속팀이 강한 팀으로 분류되도록 도왔다. 매년 좋은 성적을 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스퍼스는 제3세대에서 드디어 챔피언이 됐다. 그 리더는 팀 던컨이었다.

팀 던컨이 1999년 전체 1번 지명으로 스퍼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이 팀은 트윈 타워체제로 들어갔고 마침내 챔피언에 등극했다. 1999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스퍼스는 뉴욕 닉스를 누르고 구단 역사상 첫 NBA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로빈슨은 2003년에도 챔피언 반지를 차지한 후 은퇴했고 던컨이 중심이 된 스퍼스는 2005년과 2007년에 챔피언 반지를 추가했다.

David Robinson and Tim Duncan (Twin Tower)
David Robinson and Tim Duncan (Twin Tower)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스퍼스는 90년대 후반 이후 최고의 명문 구단은 스퍼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퍼스 구단의 주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피터 홀트(구단주): 피터 홀트의 증조부인 벤자민 홀트는 '무한 궤도식 트랙터(caterpillar tractor)'를 탄생시킨 발명가다. 홀트가는 100년 전 트랙터 장비 회사를 차려 거부가 됐고 가업이 피터 홀트에게 전수됐다. 홀트 캣이라는 회사의 CEO인 피터 홀트는 지난 1993년 스퍼스 구단을 사들였다. 스퍼스의 연고지 이전에 대한 논의가 나왔을 때 홀트는 구단이 샌안토니오를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SBC 센터( AT&T. 센터)를 건설하는 등 커뮤니티의 발전에 힘을 쏟았다. 스퍼스가 3차례나 NBA 챔피언에 오르자 연고지 이전 이야기는 더는 나오지 않았다.

R.C. 뷰포드(단장): 지난 2002년 스퍼스의 단장이 됐다. 마누 지노블리와 계약을 한 것과 스티브 커를 2002년에 영입한 일은 최고의 업적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레안드리뉴 바르보사(28)를 피닉스 선스로 보낸 것은 최대의 실수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렉 포포비치(감독): 세르비아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포포비치는 유럽 농구에 정통한 인물이다. 포포비치는 공군사관학교에서 소비에트학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바 있고 공사 소속으로 유럽 투어의 경험이 풍부하다. NBA 챔피언 반지 4개를 받은 포포비치는 1996년부터 스퍼스의 감독이 됐는데 제리 슬로언(유타 재즈) 감독처럼 장기집권할 태세다.

Tim Duncan
Tim Duncan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팀 던컨(파워 포워드): 스퍼스가 1999년부터 4회 우승을 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가 던컨이다. NBA MVP 수상 2, NBA 챔피언 결정전 MVP 3회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이지만 입이 무거워 좀처럼 언론 기자들의 유도 질문에 넘어가지 않는다. 최고의 선수이지만 사생활이 가장 알려지지 않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유머가 넘치는 선수로 알려졌다.

☆마누 지노블리(슈팅 가드): 아르헨티나가 낳은 최고의 농구 선수다. 유로 리그 챔피언, NBA 챔피언, 올림픽 금메달 등 농구 선수로서 최고의 영예는 다 안아본 선수인 지노블리는 지난 1999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57번으로 지명됐다. 무려 56명이 지노블리에 앞서 지명됐다는 것은 다른 팀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이중국적자인 지노블리는 스퍼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토니 파커(포인트 가드): 프랑스 출신의 파커는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8번으로 지명됐지만 지금은 NBA 최고의 포인트 가드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스퍼스는 넘버2와 넘버3를 낮은 드래프트 지명권으로 데려와 팀 전력을 강화했다. 스카우트 부서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한때 '스퍼스는 파커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없다'는 말도 있었지만 2007년 그가 NBA 챔프 결정전에서 MVP로 선정된 후 더는 그런 말을 들을 수 없었다.

Celebs at mens final of 2009 French Tennis Open - Paris

스퍼스는 보통 지루한 팀이라고들 한다.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선수들 개개인이 흥미를 자극하는 무언 가를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과 팬은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 스퍼스는 단 그런 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파커가 배우 에반 롱고리아와 결혼한 것 외에는 가십거리가 나오지 않는 구단이다.

팀 던컨은 오프시즌이 되면 잠수함을 타는 선수다. 동료에 대해 나쁜 말을 절대하지 않는다. '서커스'를 원하는 언론은 던컨을 평가절하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챔피언이다.

챔피언팀인 휴스턴 로키츠, LA 레이커스, 스퍼스에서 뛰었던 로버트 오리는 스퍼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수들은 뽐내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주장인 던컨을 존중한다. 몇 번 우승한 것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선수들 사이에 연봉을 비교하는 일은 절대 없다."

이렇게 좋은'(team)'이 있을까. 레이커스와 비교해보자.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가 함께 뛰었던 시절의 레이커스는 항상 이야깃거리로 가득했다. 동료 선수, 코치, 심지어 구단주에 대한 '뒷담화'는 언론 기자들을 즐겁게 해줬다. 특히 오닐과 브라이언트의 자존심 싸움은 극에 달해 마치 '소프 오페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그것이 레이커스 왕조가 잠시 무너지는 원인이 됐다.

오리는 "레이커스는 결국 돈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팀이 됐다. 그들은 동료 선수보다 더 많은 돈을 받길 원했다. 오닐과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몸값만 생각했지 동료는 안중에도 없었다. 레이커스가 무너진 것은 돈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퍼스는 재미는 없지만 '(team)'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진정한 ''이다. 미국은 그것을 놓치고 있다. 그저 '미니 시리즈'와 같은 자극만을 원하고 있는 듯하다. 스퍼스를 지나치게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이다.

전 스퍼스 선수이자 현 농구 분석가인 션 엘리엇은 "스퍼스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언론의 숨은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언론이 스퍼스를 지루한 팀이라고 하면서 스퍼스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엘리엇은 "팀을 생각하는 농구, 이기주의를 뺀 농구, 기초가 든든한 농구를 하는 팀이 스퍼스다. 제대로 농구하는 팀을 어떻게 지루한 팀으로 함부로 다룰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
였다
.

San Antonio Spurs vs Denver Nuggets in Denver, Colorado

스퍼스는 또한 돈으로 만든 팀이 아니다. 이 팀의 핵심 선수를 보면 알 수 있다. 팀 던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블리는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들이고 브루스 보웬은 무명의 선수를 키운 사례다. 자유 계약 시장에서 거물을 데려와 팀을 강하게 만든 흔적이 거의 없다. 이는 결국 경영진의 건실한 경영 철학이 녹아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건실하게 만든 구단인데 언론은 연일 '지루한 팀'으로 매도하고 있다. 구글 검색에서 Spurs Boring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꽤 많은 기사를 읽을 수 있다.

농구를 진지하게 보는 사람들의 눈에 스퍼스는 위대한 팀이다. 과거 한국의 드라마 중 '네 멋대로 해라'(양동근, 이나영 주연)는 연기, 극본, 연출이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였지만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볼 줄 아는 사람들은 '네 멋대로 해라'의 폐인이 됐다. '스퍼스 드라마'는 자극은 없지만 완성도가 높은 '네 멋대로 해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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