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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필 잭슨

필 잭슨 감독 특집(5)-2008년 이야기

by 밝은터_NJT 200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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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잭슨
LA 레이커스 감독이 통산 10번째 챔피언 반지를 받게 됐다. 이는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감독이 미국 메이저 스포츠에서 10회 우승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금자탑을 세운 것이나 다름 없다. 필자는 지난 2005년부터 잭슨 감독에 관해 쓴 글을 정리해보았다.

Magic vs L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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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19: NBA 시즌 전반부에 3517패를 기록한 LA 레이커스는 후반부에 20-25승 추가를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은 서부 컨퍼런스에서 4위 이내에 들으려면 20-25승이 필요함을 LA 지역 언론 기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레이커스는 앞으로 3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0-25승은 가능한 승수일까? 잭슨 감독은 긍정적으로 말했다.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20-25승은 어려운 일이 아닌 것으로 그는 믿고 있다. 잭슨 감독은 LA 지역 언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까다로운 잭슨 감독이 한 말이기 때문에 극찬이라고 할 수 있다. 잭슨 감독은 "우리는 팀을 만들어가고 있고 선수들은 성장하고 있다. 그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흥미롭다."라고 덧붙였다.

잭슨 감독은 "레이커스의 공격은 완벽한 수준"이라고 말하면서 특별히 3점슈터들이 늘어나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외곽으로 끌어내고 동료에게 더 좋은 공격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레이커스가 가장 필요했던 부분이 채워진 것이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여전히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잭슨 감독은 지적했다.

NBA: MAR 31 Knicks at Nuggets


s2008220: 선스 팬들은 '안티 코비'로 악명 높다. 레이커스 팬들은 선스 유니폼을 입은 샤킬 오닐을 싫어한다. 최근 필 잭슨 감독은 오닐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듯한 발언을 해 오닐의 감정을 자극했다. 여기에 오닐과 코비의 자존심 싸움에 대한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감독들의 자존심 싸움도 대단하다. 지난해 112 LA 레이커스가 피닉스 선스를 119-99로 대파한 날에 두 감독의 감정이 폭발했다. 경기 종료 445초를 남기고 레이커스가 111-81로 앞선 상황에서 마이크 댄토니(위 사진) 선스 감독이 타임아웃을 불렀는데 작전회의가 끝나고 선스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서려 하자 이번엔 필 잭슨 감독이 타임아웃을 불러 댄토니를 화나게 했다.

이에 댄토니는 잭슨을 향해 "너가 그렇게 대단한 감독이야? 네 맘대로 해!"라며 화를 냈다. 벤치에 앉아있던 잭슨도 "입 다물고 자리에 가서 앉아!"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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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25: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부야치치(아래 사진)를 '정오의 슈터'로 불렀다. 아침 연습 때에는 3점슛을 던지면 백발백중인데 저녁 경기만 시작하면 공이 림 안으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었다. 부야치치는 이제 더는 '정오의 슈터'로 불리지 않는다. 밤이 되어도 슛이 정확해졌다. 부야치치는 특히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잘 터뜨린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는 원래 슛이 정확했다. 이제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니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야치치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이제는 실수 한 번 했다고 감독이 나를 벤치로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는 실수해도 당장 만회를 할 것이라는 믿음이 코칭 스태프에 생겼다고 한다.

NBA 2009: Lakers Beat Jazz 113-100


s2008 227: 과거 코비의 MVP 후보론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던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도 "당연히 코비는 MVP 후보다."라고 말했다. "당연히(definitely)"라는 표현이 강하게 느껴진다. 잭슨 감독은 "코비는 동료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드는 리더가 됐다."라고 극찬했다. 농구 시즌이 종반을 향해 달려가면서 MVP 수상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와 케빈 가넷(보스턴 셀틱스)을 수상 후보로 올려놓았다. 잭슨 감독은 "두 선수 모두 MVP 수상 자격이 있다. 코비도 유력한 수상 후보로 여겨져야 한다."라고 말했다.(실제 감독의 안수(?)를 받은 코비는 이 시즌에 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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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421: NBA의 명문 구단인 레이커스는 1988년 이후 단 한 번도 NBA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90년대에는 서부에서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오랜 시간 우승 가뭄에 시달렸기 때문인지 2000 NBA 챔피언 우승의 순간은 잊을 수 없다. 필 잭슨 전 시카고 불스 감독을 영입한 레이커스는 정규 시즌에 6715패를 기록하더니 NBA 챔피언이 됐다. 레이커스는 서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 7차전(대 포틀랜드 전)에서 15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경기 막판 대역전에 성공해 결국 43패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코비 브라이언트가 샤킬 오닐에게 공중 패스한 것을 오닐이 슬램덩크로 연결한 장면은 하일라이트였다.

Sports News - February 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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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5 (코비가 MVP로 선정된 후): 코비 브라이언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를 꼽는다면 역시 필 잭슨일 것이다. 잭슨 감독은 1999-2000시즌에 레이커스 감독이 됐다. 시카고 불스를 '왕조'로 만들었던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들고온 잭슨 감독은 첫 시즌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브라이언트와 오닐은 그러나 생각이 달랐다. 3년 동안 꿈을 이루지 못했던 이들은 잭슨 감독 아래서 당장 우승하기를 원했다. 이 두 선수의 각오는 남달랐다. 그리고 결과는 잭슨 감독도 놀라워한 우승이었다.
잭슨 감독 부임 후 첫 시즌에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 NBA 4년차였던 브라이언트는 22.5득점, 6.3리바운드, 4.9어시스트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드디어 레이커스의 시대가 열렸다. s2008520 (서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를 앞두고): 양팀 모두 경험이 풍부하고 챔피언 경력이 화려한 감독이 지휘한다. 지금까지 총 9개의 챔피언 반지를 받은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과 4개의 챔피언 반지를 보유한 그렉 포포비치 스퍼스 감독의 머리싸움은 흥미롭다.

두 감독은 많은 챔피언 반지를 받았음에도 그만큼 인정되지 못하는 점이 비슷하다. 잭슨 감독은 마이클 조던 덕분에 반지 6개 그리고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덕붕에 반지 3개를 받았다는 이미지를 여전히 갖고 있고 포포비치는 우승을 차지한 후 다음 시즌에 성적이 좋지 않은 점에 대해 리더십 문제를 지적받았다. 그러나 두 감독은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NBA와 같은 세계적인 리그에서 운이 좋아 챔피언 반지를 많이 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최고 감독간의 머리싸움, 벌써 기대가 된다.

NBA: DEC 16 Knicks at Lakers


s2008 523: LA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핵심 선수인 팀 던컨을 방어하는 데 있어 색다른 방법을 썼다. 1차전에서 잭슨 감독은 1-3쿼터에 던컨을 더블팀으로 묶어두지 않았다. 던컨은 1-3쿼터에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4쿼터에서 그는 무너졌다. 이유는 잭슨 감독이 4쿼터에 던컨을 이중 방어로 막게 했기 때문이다. 가드들이 협력 수비로 던컨의 공격을 교란했다. 던컨은 어떤 수비가 나올지 몰라 당황해 했다. 레이커스가 앞으로 경기에서 스퍼스의 공격을 제한하려면 던컨을 효과적으로 막아야 한다. 1차전의 작전이 다른 경기에서도 통할까. 잭슨 감독이 던컨을 방어하고자 어떤 작전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또 어떤 특이한 수비 방법을 고안해낼까.

Red & Russell
Red & Russell by Lorianne DiSabato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s200862:

필 잭슨
vs. 레드 아워박.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NBA 챔피언 결정전은 빅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대형 쇼다. 레이커스에는 코비 브라이언트, 파우 가솔, 라마 오덤이 뛰고 있고, 셀틱스에는 '3'로 불리는 케빈 가넷, 폴 피어스, 레이 앨런이 있다. 레이커스에는 또한 생애 10번째 챔피언 반지를 노리는 필 잭슨 감독이 있다.

 여러 인물 중 가장 시선을 끄는 사람은 역시 코비와 필 잭슨 감독이다. 코비는 '2의 마이클 조던'으로 오랫동안 불렸지만 샤킬 오닐의 빛에 가려 무늬만 '2의 조던'이었다. 그의 나이 이제 29. 만약 이번에 챔피언 반지를 추가한다면 그는 생애 4번째 챔피언 반지를 챙기게 된다. 조던이 29세 때 받았던 챔피언 반지 수는 2개에 불과했다. 만약 레이커스가 이러한 추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코비는 조던이 받았던 챔피언 링 6개보다 더 많은 반지를 챙길 수 있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코비는 조던을 넘어서는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있을까. 레이커스의 감독인 필 잭슨은 10번째 반지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는
60년대에 보스턴 셀틱스에서 무려 9개의 챔프 반지를 챙겼던 레드 아워박을 넘어서게 된다. 잭슨 감독은 아워박을 넘어서는 위대한 감독으로 평가될까

 
잭슨 감독은 역대 최다 챔피언 반지 기록 경신에 나섰다. 그의 라이벌은 이미 은퇴하고 세상을 떠난 아워박이다. 아워박은 살아 있을 때 잭슨 감독을 여러 차례 깎아내린 바 있다. 아워박은 "조던, 스카티 피펜,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을 데리고 우승하지 못할 감독이 어디 있는가"라며 자주 비아냥거린 바 있다. 그런데 이는 아워박 자신도 60년대 셀틱스를 지휘하던 시절 5명 이상의 명예의 전당행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음을 간과한 발언이었다. 아워박은 이에 대해 "그들은 내가 키운 선수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잭슨 감독 밑에서 챔피언 반지 3개를 받았던 레이커스의 가드 데릭 피셔는 "잭슨 감독이 운이 좋아 9개의 챔피언 반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그는 존경을 받을만한 감독이다."라고 말했다. ESPN라디오 해설가인 잭 램지 박사도 "잭슨 감독이 젠체하고 냉정하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가 코치로서 능력이 없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시즌 중 레이커스에 합류한 포워드 파우 가솔은 "잭슨 감독은 영적이면서 지적이다. 그에게서 너무나 배울 게 많다."라고 극찬했다.

 레이커스가 셀틱스와의 시리즈에서 승리해 생애 10번째 챔피언 반지를 받는다면 셀틱스의 전설 아워박의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셀틱스 팬들은 따라서 "아워박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라고 외친다.

 잭슨 감독이 10번째 챔피언 반지를 받으면 누가 최고의 감독인가에 관한 논쟁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한 농구 칼럼니스트는 "60년대의 챔피언 반지와 지금의 챔피언 반지는 그 가치 면에서 크게 다르다. 90년대와 2000년대에 챔피언 반지 10개를 받는다면 잭슨과 아워박 중 누가 더 위대한 감독인가에 대한 논쟁이 끝나게 된다"라고 말했다.


tex winter
tex winter by donielle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s2008 65: 60년대와 70년대에 뉴욕 닉스와 뉴저지 네츠에서 뛰었던 필 잭슨 감독은 은퇴 후 하부리그인 CBA에서 코치 수업을 받았다. CBA에서 코치가 된 첫해, 챔피언 등극을 이끌었던 잭슨 감독은 이후 NBA 진출을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유는 NBA 구단주들이 그를 '반체제문화'에 동조하는 인물로 낙인찍었기 때문이었다. 잭슨 감독이 CBA에서 코치로 활동하다가 NBA로 오게 된 해는 1987년이었다. 시카고 불스의 어시스턴트 코치가 된 잭슨 감독은 1989년 이 팀의 감독으로 승격됐다. 그리고 1998년까지 이 팀의 감독으로 활약하며 6개의 챔피언 반지를 받았다. 잭슨 감독은 불스에서 텍스 윈터 코치를 만났다. 윈터 코치는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고안해낸 인물이다.

 잭슨을 싫어했던 사람들은 그가 마이클 조던 덕분에 챔피언 반지 6개를 받았다고 했지만 그의 리더십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잭슨 감독이 불스에서 세운 팀 친화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선수들과 감독의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는 '왕조'를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왕조를 무너뜨린 인물은 다름 아닌 제리 크라우스 불스 단장이었다. 크라우스 단장은 잭슨 감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거북하게 생각했고 그를 계속 견제했다. 팀 플로이드를 차기 감독으로 세운 크라우스는 결국 왕조가 몰락하는 원인 제공자가 됐다.

 1년을 쉬게 된 잭슨 감독은 1999 LA 레이커스의 감독이 됐다. 연봉과 조건 면에서 불스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파격적인 대우로 '라라 랜드'로 오게 된 잭슨 감독은 부임했던 시즌을 포함해 3년 연속 챔피언 등극을 이끌었다. 이전 감독들은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를 데리고 NBA 챔피언 결정전에도 진출하지 못했는데 같은 선수들을 데리고 그는 3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잭슨 감독은 팀 친화력을 만드는 데 뛰어난 지도자이면서 상대팀 그리고 심판들과의 심리전에서 고도의 전략으로 소속팀이 유리하게 이끌었다. 선수들에게 동기유발을 이끄는 능력도 뛰어난 잭슨 감독은 이 시대 최고의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운이 좋아도, 아무리 좋은 선수를 데리고 있어도 10회 우승은 도저히 이루기 힘든 놀라운 일이다. 전 뉴욕 양키스 감독이었던 조 토리( LA 다저스)가 좋은 선수들을 많이 데리고 있었지만 우승횟수는 4회였다. 여전히 그는 위대한 감독으로 불린다. 수퍼스타들로 라인업을 꾸몄던 감독도 4회 우승으로 극찬을 받았는데 잭슨 감독의 9회 우승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0회 우승을 이룬다면 그는 전설적인 감독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전설을 보고 있다.

NBA Finals Game 6: Los Angeles Lakers v Boston Celtics


s2008 613 (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셀틱스에 패한 후): 감독의 머리싸움에서도 닥 리버스(사진 위)가 좀 더 나아 보였다. 리버스는 선수들에게 동기유발을 하는 말을 자주 하면서 격려했고 수비를 강조하면서 레이커스의 공격 흐름을 흩어놓았다. 레이커스의 '명장' 필 잭슨 감독은 4차전에서 20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져야 했다. 그는 점수차가 좁혀졌음에도 타임아웃을 부르지 않고 셀틱스의 빠른 추격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는 잭슨 감독이 오랫동안 가졌던 농구 철학이기에 비난할 수 없지만 황당하게 역전패를 당할 때 팬들은 아쉬움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잭슨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는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이해하고 선수들이 그 흐름을 조절해야 한다.'라는 독특한 농구 철학의 소유자다. 때로는 이러한 방식이 도움될 때가 있어 그 누구도 이를 바꾸라고 말을 할 수도 없다. [시리즈 끝]


2009/06/23 - [특집] - 필 잭슨 감독 특집(4)-2007년 이야기
2009/06/19 - [특집] - 필 잭슨 감독 특집(3)-2006년 이야기
2009/06/19 - [특집] - 필 잭슨 감독 특집(2)-2005년 이야기
2009/06/18 - [특집] - 필 잭슨 감독 특집(1)-트라이앵글 오펜스란
2009/05/26 - [북리뷰] 필 잭슨이 쓴 'The Last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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