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취재/추억의 현장취재

[추억의 현장취재] 케빈 브라운 억만장자 기자회견

by 밝은터_NJT 2009. 12. 13.
반응형
1998년 12월15일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억만장자가 된 케빈 브라운이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밝은터는 당시 기자회견에 참가해 억만장자 탄생의 순간을 지켜봤습니다. 브라운은 몸값에 비해 평범한 성적을 내고 다저스를 떠났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리와인드해서 보겠습니다.

1998년 스토브리그의 자유계약 투수중 가장 인기 있는 투수였던 케빈 브라운이 LA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후 처음으로 LA를 찾았다.

브라운은 1998년 12월15일(미국기준) 오후 3시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내가 거액 연봉을 맺어 스포츠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예년처럼 나의 역할을 다 해낼 것이고 최선을 다해 팀을 월드시리즈로 진출시키겠다 "고 말했다.

브라운의 연봉액수는 메이저리그 사상 첫 1억 달러 장벽을 넘어선 1억5백만 달러. 7년계약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인 2백여 명의 기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큰 돈이 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밥 그라지아노 사장과 케빈 말론 단장을 비롯한 다저스 고위 간부들은 "다저스를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기로 마음먹은 이상 원하는 선수를 어떤 조건에서라도 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브라운은 9자리 숫자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새벽에 스캇 보라스 에이전트가 전화를 걸었는데 순간 와! 하고 놀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브라운은 계약보너스로 5백만 달러를 받고 99년에 1천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그리고 2000년부터 6년 동안 매년 1천5백만 달러를 받는다.

다저스와의 계약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다저스는 거액의 연봉 외에도 브라운이 조지아주 메이큰시에 있는 집에 방문할 때 다저스 회사 전용기를 연 12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브라운은 또한 다저스가 자신을 트레이드할 수 없다는 항목을 계약서에 넣은 것으로 알려져 은퇴할 때까지 다저스맨으로 남게 된다.

브라운의 7년간 1억5백만달러 딜은 역사상 최고의 조건이다.  총 액수 뿐만 아니라 연평균 (1천 5백만 달러) 연봉에서도 최고다. 연평균 연봉 최고액을 받은 선수는 얼마 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 1천3백30만달러에 계약을 한 모 본 이었다.

이전까지 토탈 최고액 연봉을 받게 된 선수는 뉴욕 메츠의 마이크 피아자로 9천1백만달러(7년간)를 약속 받았다.

말론 다저스 단장은 "케빈 브라운과의 계약은 구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었으며 그의 영입은 다저스가 챔피언이 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라운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피칭을 하는 선수"라며 "경쟁심이 강하기 때문에 다저스 클럽하우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며 동료들이 더 향상된 플레이를 하도록 도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계약에 동의하기 전 말론 단장은 브라운을  잡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evin Brown #27

브라운은 97년 시즌에는 플로리다 말린스를 98년 시즌에는 샌디이에고를 각각 월드시리즈 챔피언과 내셔널리그 챔피언으로 올려 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브라운을 놓고 경합을 벌인 팀은 많았다. 전 소속팀인 샌디에이고는 물론 콜로라도 로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인디언스, 양키스등에서도 영입을 원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 필드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브라운은 땅볼로 잡는 투구를 하기 때문에 브라운의 영입은 로키스가 다시 일어서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으로 그를 영입하려고 적극 공세를 펼쳤다.

브라운이 다저스에 오면서 가장 도움을 받을 선수는 당연히 박찬호다.  브라운은 지난 5년 동안  4개팀을 돌며 4개팀을 모두 강팀 으로 만든 주인공인데 특히 덕아웃 에서 다른 투수들 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선수로 유명 하다.

"브라운은 자신의 강렬함으로  다른 투수들이 강하게  되도록 독려한다. 다저스는 그런 투수가 필요했다. 특히 박찬호  같은 선수는 브라운의 존재 자체로 특급투수 (Next level 이라고 표현)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LA타임스 제이슨 리드 기자)

브라운이 LA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됨에 따라 99년 시즌 전망은 너무나도 밝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다저스의 99년 시즌은 98년의 반복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다저스의 스토브 리그는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드반 화이트, 타드 헌들리 외에는 이렇다할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던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케빈 브라운을 데려오게 됨에 따라 B급 팀에서 A급 팀으로 급상승하게 됐다.

박찬호가 에이스가 되기에는 아직 정신적으로 무장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경험이 부족해 팀을 이끌어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브라운이 지키는 다저스의 선발진은 이제 내셔널리그 최고 수준급이 됐다.

브라운-박찬호-이스마엘 발데스-카를로스 페레즈-대런 드라이포트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꽉 찬 느낌을 준다. 여기에 라몬 마르티네스가 시즌 중반 합류한다면 데이브 믈리키와 함께 선발 자리를 놓고 7명이 경합을 벌이게 된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고 수준의 선발진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것은 브라운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다저스 선발투수들을 독려해 더 좋은 투수로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베테랑 타드 헌들리가 안방을 지키게 돼 다저스의 배터리는 상당히 안정된 느낌을 준다.

심리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브라운은 '전투사(Fighter)'로 알려져 있어 팀 분위기가 균형이 잘 맞춰질 것이 분명하다. 다저스는 지금까지 뚜렷한 리더가 없었기 때문에 자질 있는 선수를 많이 데리고 있으면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마이크 피아자가 있을 당시 '개인주의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다저스에는 리더가 없었다고 할 수 있고 지난시즌 플로리다 말린스의 베테랑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그들 역시 '뜨네기 신세' 였기 때문에 '형 노릇'을 하지 못했다.

브라운은 이제 심사 숙고한 끝에 다저스의 사람이 되기로 했다. 7년 계약에 트레이드는 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붙었기 때문에 40줄까지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는 것이다. 다저스 맨이 된 것이다. 이제 그가 팀의 리더가 되는 것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다저스가 이렇게 팀 분위기 쇄신을 이룬 사이 내셔널리그 서 부조 강호인 샌디에고와 샌프란시스코는 상대적인 빈곤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샌디에고는 브라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켄 캐미니티, 스티브 핀리도 빼앗겨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브라운의 영입으로 84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던 샌디에이고는 예전처럼 약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파드레스의 존 무어스 구단주는 "최고의 시즌후 곧바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파드레스는 올 스토브 리그에 선수들의 몸값이 급상승하면서 피해를 본 팀중의 하나다. 샌디에이고는 미국 내에서 비교적 시장이 작은도시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거액을 주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교타자 토니 그윈은 헐값을 받고 샌디에고에 남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참고로 그윈은 돈보다는 그외의 것들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샌디에이고에서 은퇴를 할 것으로 보인다.

파드레스의 무어스 구단주는 즉시 다저스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34세가 되는 브라운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라고 말했다.

무어스는 "메이저리그는 몇 명 때문에 시스팀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선수들의 몸값이 저렇게 뛰면 강팀은 계속 강해질 것이고 결국엔 메이저리그 야구 자체가 재미없는 스포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드레스의 우익수 토니 그윈은 다저스가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윈은 "브라운을 데려오기 위해 거액을 주기로 약속한 것은 다저스가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 한가지 놀라운 것은 브라운이 자신의 집이 있는 조지아주 근방의 팀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브라운이 떠남에 따라 앤디 애시비가 에이스가 된다.
 
내셔널리그 서부조는 따라서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창단 2년만에 내셔널리그 최강팀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지금 당장 시즌이 시작된다면 애리조나는 다저스와 함게 우승 후보감이다.

최근 '빅유닛' 랜디 존슨을 영입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맞먹는 선발진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애리조나는 투수진에 8천9백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애리조나의 선발진을 살펴보면 랜디 존슨을 축으로 앤디 베너스, 토드 스타틀마이어, 아르만도 레이노소, 브라이언 앤더슨, 오마 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10승을 여유있게 올릴 수 있는 투수들이다. 존슨이 20승정도를 올려주고 다른 투수들이 분전한다면 일단 70승은 확실하다.

여기에 선발투수가 책임지지 않는 경기중 20승 정도만 잡아준다면 90승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는 선수 변동이 거의 없다. 그러나 뚝심이 있는 팀이라 무시할 수 없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투수진이 별볼일 없어 우승후보로 손꼽히지는 않았다.


2009년에 쓰는 후기

케빈 브라운은 1999시즌에 18승9패에 평균 자책점 3.00을 기록해 "역시 브라운!"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계속 부상에 시달렸던 브라운은 2003년에 14승9패, 평균 자책점 2.39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덕을 봤다는 의심을 받았다.

브라운은 2003년 11월11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양키스는 그 대가로 제프 위버와 옌시 브라조반을 다저스로 보냈다. 양키스에서 2004년 시즌을 보낸 브라운은 10승6패, 4.09의 평범한 성적을 냈다. 브라운은 2004시즌 후반부에 조 토리 감독과 대화를 나눈 후 화가 나자 벽을 쳤는데 왼손을 그만 다치고 말았다.

브라운은 2005년 복귀를 했다. 하지만 역시 부상으로 인해 4승7패, 평균 자책점 6.50에 그쳤다. 브라운은 2006년 2월20일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현재 조지아주 메이큰에 거주하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