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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추억의 현장취재

[추억의 현장취재] 박찬호와 아름다운 만남

by 밝은터_NJT 200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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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8월30일이었습니다. 채드라는 학생이 박찬호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함께 일했던 박찬호 전담 취재원인 정상균 씨를 통해서 채드 군의 가족이 박찬호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습니다. 채드는 야구선수였고 어머니가 한국인이었기에 흥미로운 만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그 내용이 독점으로 다뤄졌습니다.

글/사진: ICCsports.com


"진정한 야구선수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
   
 1997년 8월 30일.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영화같은 아름다운 만남이 있었다.
   
 코리언특급 박찬호와 다인종가정에서 태어난 야구선수  채드 스미스(11)군과의 남이 LA다저스타디움에서 있었다. 채드군은  전 미국 프로야구 투수였던 로버트 스미스씨와 정미숙씨의 장남으로 LA인근 발렌시아 리틀야구단의 주전급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2세 소년.
   
 박찬호는 채드군과의 만남에서 줄곧 '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인의 얼을 심는데 열심을 내, 주위 사람들을 흐뭇하게 했다.
   
 채드군은 수개월 전 한국 내 한 언론에서 소개된바 있다. "LA의 투팍스"라는 제목의 기사에 소개된 채드군은 당시 "자랑스런 한국인의 피를 받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찬호형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어린 소년의 꿈이 이날 이뤄졌던 것이다.
   
 박찬호가 발렌시아 리틀야구단의 투수인 채드에게 기술적인 충고를 해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채드를 덕아웃에서 처음 본 박찬호는 "포지션이 뭐냐"고 물어보았고 채드는 긴장됐는지 낮은 목소리로 "투수(Pitcher)"라고 대답했다.
   
 투수라는 말에 약간은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은 박은 "주무기가 무엇이냐?"고 다시 물었고 채드군은 "브레이킹 볼"이라고 말하면서 약간은 긴장이 풀린듯해 보였다. 박의 친절한 질문이  어린 소년의 마음을 녹였던 것이다.
     
 박은 이어 "브레이킹 볼을 던질때는  어깨가 너무 내려가면 안된다. 팔은 높이 들어 던져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멋진 브레이킹 볼이 나온다"며 상세하게 야구 지도를 해주었다.
   
 채드군이 요즘 연습을 게을리한다는 어머니 정미숙씨의  말을 전해들은 박은 또 "요즘 연습을 소홀히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훌륭한 메이저리거가 되려면 피나는 훈련을 해야한다. 너는 어리지만 훌륭한 체격 조건을 가지고 있으니 열심히 해보라"며 채드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개인적인 최고의 영웅을 만나 계속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던 채드군에게 박은 마지막으로 중요한 한 마디를 던졌다.
   
  "채드,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려면 야구보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연습하기 싫다고 하면 부모님께 불효하는 것이지.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단다"
    
  박찬호가 배팅 연습을 하던 방망이를 채드에게 선물로 주자 채드군은 환하게 웃으며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채드군은 배트를 받아 들고는  "이젠 열심히 연습해서  박찬호 형과 같은 훌륭한 야구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현 최고 메이저리그 투수와  미래 미국 야구 투수와의 만남은 이렇게 아름답게 시작됐다. 
    
  '두 선수간의 만남'이 더 아름다운 이야기로 피아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채드 가족은 다저스구장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취재: 정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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