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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사장이든 마구간을 청소하는 일꾼이든 간에 누구나 세 가지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 세가지 능력은 앞 글자를 따서 CAT이라고도 하는데, C는 고객중심(Customer focus), A는 행동주의(Action orientation), T는 팀 플레이(Team player)를 의미한다.
기업의 성공에 있어 가장 크게 기여한 직원들을 유지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모든 기업은 뼈, 근육, 지방으로 이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이가 많은 직원을 해고한다면 공정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불필요한 지방이 아닌 정말 필요한 뼈와 근육을 없애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포스드 랭킹을 적절하게 시행한다면 노동력에 장기적인 손해를 끼치지 않고서도 해고대상자들을 파악해 낼 수 있다.
(서울=뉴스와이어) 2009년 10월 30일 -- “... 전통적인 평가 시스템은 한계가 있습니다 ... 특히 관리자의 기준이 낮을 경우 팀 내 모든 직원이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성과 관리 전문가로 통하는 딕 그로테(Dick Grote, 그로테컨설팅 대표이사 회장)는 전통적인 평가 시스템의 한계를 위와 같이 날카롭게 지적해낸다. 온정주의와 연공서열의 잔재로 성과 평가 시즌이 되면 이른바 ‘성과 나눠갖기’가 공공연히 행해지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더욱더 절실한 조언이다.
우리 나이로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아직까지 현업에서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그로테는 올 여름 싱가포르에서 업무 관리에 대한 공개 세미나를 열고 연말에는 카타르의 석유 관련 기업과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열정이 그칠 줄 모르는 듯 하다.
그로테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콜게이트대학을 졸업하고 GE, 유나이티드에어라인, 프리토레이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을 두루 거치고 나서야 컨설턴트 계에 뛰어들었다. 1977년부터 시작한 인사 컨설팅은 현재 텍사스 댈러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그로테컨설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후즈후(Who's Who in America) 인명 사전에는 30년이 넘도록 등재되고 있다.
여행이 취미라고 하는 그는 아직 한국에는 방문한 경험이 없다고 말하면서, 금번 자신의 도서 <포스드 랭킹>의 국내 출간을 계기로 한국 내 기업들과 일해 보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인터뷰가 진행된 8월 마지막 주, 그로테는 베테랑 컨설턴트로서도 특이한 경험을 하나 하게 되었다고 들떠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의 취업을 돕는 기업과 함께 일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세미나에 시각장애인들이 맹도견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며 맹도견에게 성과측정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재미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촉발된 기업들의 도산과 연속되는 인사 문제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정비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본지는 불황기 인사 전략과 미래 인사 시스템에 대하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그로테에게 직접 그 해법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그로테의 잦은 해외 출장 스케쥴로 인해 금번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1. 포스드 랭킹
― 포스드 랭킹이라는 용어는 생소한데 소개를 부탁한다
포스드 랭킹은 사원의 업무수행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미국과 한국의 거의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대체로 지난 1년 동안 한 사원이 얼마나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고 목표를 성취했는가를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성과를 측정해왔다. 이런 식의 평가는 매우 흔한 형태로서 개인과 기업 모두에 유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평가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한 직원이 다른 직원에 비해 얼마나 과업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관리자의 기준이 낮을 경우 팀 내 모든 직원이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포스드 랭킹은 상대평가를 기준으로 한다. 관리자는 가장 탁월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상위 20%의 A급 직원을 걸러낸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잘 수행하는 B급 직원 70% 를 걸러낸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남는 C급 직원 10%가 기업에 가장 기여도가 낮은 그룹이다. C급 직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다른 직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은 것이다. 관리자들은 왕왕 “제인이 조지보다 낫지만 메리보다는 못하다”라는 식으로 상대적인 비교를 하곤 한다. 포스드 랭킹은 이같이 가볍게 말로 하는 비교를 체계적인 성과 관리시스템으로 발전시킨 형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 GE의 인사 방식 변화
― GE가 포스드 랭킹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처음 포스드 랭킹 기법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은 10년 전쯤 GE의 최고경영자였던 잭 웰치가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포스드랭킹에 대해 강조하면서이다. GE는 웰치의 경영 하에 포스드 랭킹을 엄격하게 실시한 바 있다. 포스드 랭킹을 단순 채택하는 대부분의 기업과는 달리 최하위 10%를 차지한 직원을 해고하고 더 우수한 인력으로 대체하였다.
― 최근 GE가 인사 정책을 변화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제프리 이멜트가 잭 웰치의 뒤를 이으면서(경영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에서는 으레 그렇듯이) GE의 업무수행평가방법도 개선되었다. 잭 웰치는 ‘가부장적’인 기업문화로 유명했던 GE를 잘 관리하였다. 포스드 랭킹을 통해 최우수 직원들의 성과를 인정, 보상하고 다수의 우수직원들을 격려하며 최하위 가장 기여도가 낮은 직원들은 더 우수한 인력으로 대체함으로써 업무 성과 향상을 이끌어낸 것이다.
3. 제프리 페퍼의 비판
― 제프리 페퍼 교수는 사람 중심의 핵심 가치 정립을 주장하면서 GE의 인사제도를 비판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페퍼 교수는 포스드 랭킹뿐만 아니라 성과측정이라는 개념 자체를 비판한 학자이다. 지난 달 발간된 비즈니스위크지(BusinessWeek)에서 페퍼 교수는 전통적인 성과측정은 쓸모가 없으며 정확하게 성과를 측정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업이 컨설팅 회사에 효과적인 성과측정방법을 의뢰한들 이미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성과측정 프로세스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완전한 인간이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비즈니스상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스템에는 결점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시스템이라도 개선의 여지는 항상 있다. 그러나 페퍼 교수의 주장은 잘못됐다. 성과측정은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의 한 과정이다. 모든 기업의 모든 직원은 ‘기업이 나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어떻게 내가 기업의 기대를 충족시키는가?’에 대해 답을 구하고자 한다. 성공적인 성과측정 프로세스는 연초에 기획과 목표 설정을 하고, 연중 내내 코칭을 통해 기말에 개개인의 성과에 대한 관리자의 의견을 정직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과 직원 모두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4. 이상적 인재상
― 기업에 탁월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인재의 조건은 무엇인가?
오늘날 많은 기업의 경영진들은 기술, 재능, 행동, 성격과 같은 일련의 핵심능력을 기업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조건으로 꼽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기업의 니즈와 문화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같이 기업구성원의 핵심능력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기업으로 켄터키 더비의 경마클럽인 처칠다운스(Churchill Downs)을 꼽을 수 있다. 처칠다운스에서는 경마장 사장이든 마구간을 청소하는 일꾼이든 간에 누구나 세 가지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 세가지 능력은 앞 글자를 따서 CAT이라고도 하는데, C는 고객중심(Customer focus), A는 행동주의(Action orientation), T는 팀 플레이(Team player)를 의미한다. 기업의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덕목에 이보다 이상적인 조건은 없을 것이다.
― 그렇다면, 인사 관리 측면에서 이상적인 관리자(팀장)의 조건은 무엇인가?
이상적인 관리자는 여기에 한가지 조건을 더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용기이다. 개개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직접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야기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이상적인 관리자에게는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5. 불황기 인사 관리
― 회복조짐이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인 불황이다. 이러한 때에 적합한 인사 관리 전략이 있다면?
이제 세계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많은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인력감축에 대한 요구가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인사관리 전략은 이러한 인력감축이 단순히 근무연수에 따라 이뤄져서는 안되며 직원들의 능력을 고려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가장 나중에 채용된 사람이 가장 먼저 해고될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성공에 있어 가장 크게 기여한 직원들을 유지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모든 기업은 뼈, 근육, 지방으로 이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이가 많은 직원을 해고한다면 공정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불필요한 지방이 아닌 정말 필요한 뼈와 근육을 없애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포스드 랭킹을 적절하게 시행한다면 노동력에 장기적인 손해를 끼치지 않고서도 해고대상자들을 파악해 낼 수 있다.
6. 한국 노동 시장에 대한 제언
― 국내에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차별이 큰 이슈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거의 9백만 명에 이르는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전체 노동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 그런데도 이들은 쉽게 해고를 당한다. 한국의 청년실업률 또한 높다. 그리고 한국의 일반적인 노동자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 경기가 풀리면 비정규직과 청년실업문제도 나아질 것이다. 시스템 설계(system design)와 수용(user acceptance)에 있어서 한국의 업무관리 프로세스는 미국의 업무관리 프로세스와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사실 한국 육군의 평가형태는 미국기업의 업무 평가 형태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 소위 ‘아시아적 가치’를 갖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앞서 언급 했던 포스드 랭킹이 유요한 인사 관리 시스템인가?
문화적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네덜란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비해 한국문화는 변화수용속도가 느리고 위험회피경향이 크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가장 중요하고, 모두가 그룹구성원들에 대해 책임을 지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포스드 랭킹이 한국기업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 성과측정방법이 한국만의 고유한 핵심가치와 상충되지 않도록 적절히 변형될 필요도 있다.
7. 인사 관리의 미래
― 앞으로 인사 관리 시스템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
미래에는 인사관리가 일반 업무 중심에서 좀 더 전략적인 미션을 수행하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도 이미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이 같은 변화는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인사관리 서비스의 효율성 증진도 더욱 강조될 것이다. 많은 전통적인 인사관리 과정은 아웃소싱이나 특정 부서로 이전되고 있다. 인사관리 전문가는 원칙전문가보다는 컨설턴트와 같은 자질을 갖추도록 요구 받고 있다. 미래의 인사관리는 ‘리더십 개발, 인재 유치 및 유지, 조직 내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과 같은 영역에 집중될 것이다. 그러나 저는 대부분의 인사관리 리더들과는 달리 현재 많은 이들이 (특히 미국에서) 강조하는 다양성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것이고, 앞으로 몇 년 후면 전반적인 인사관리에 있어서 다양성이라는 문제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빅슨네트웍스 소개: 빅슨네트웍스(주)는 경제 경영 도서 전문 출판 브랜드'빅슨북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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