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0은 공산주의냐”는 김문수 후보의 발언은 정치적 선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만장일치’는 특정한 정치 이념과 무관하게 다양한 맥락에서 나타나는 결정 방식이며, 그 자체로 ‘공산주의’와 동일시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만장일치는 신중한 합의와 깊은 성찰, 공동체적 지향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는 그 예들입니다.
📖 성경 속 만장일치 예화
사도행전 15장 ‘예루살렘 회의’
이방인에게 모세의 율법(한례 등)을 강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서 사도들과 장로들이 모여 격론을 벌인 끝에, 성령과 우리(사도들)가 만장일치로 결정한 바라며 율법을 강요하지 않기로 합니다.
→ 이는 교회 공동체가 성령의 인도하심과 깊은 대화를 통해 도달한 만장일치 결정으로, 공동체의 화합과 자유를 중시한 결정입니다.
⛪ 가톨릭 콘클라베의 만장일치
교황 선출 회의인 콘클라베(Conclave)에서는 전 세계 추기경들이 모여 투표합니다. 현대에는 3분의 2 이상 득표로 결정되지만, 역사적으로는 ‘만장일치’를 이상적 결정 방식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는 선택’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과가 이상적인 합의로 여겨졌습니다.

⚖️ 법조계의 만장일치
헌법재판소의 8:0, 9:0 전원일치 판결은 드물지만 존재합니다.
→ 이는 재판관들이 정치적 이념을 떠나 헌법 정신과 사실관계에 대해 동일한 판단을 내렸음을 의미하며,
→ 특히 대통령 탄핵과 같은 국가 중대 사안에서는 법의 권위와 절차 정당성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 학계와 과학 분야의 만장일치
- 기후변화에 대한 IPCC 보고서는 전 세계 과학자들의 협의에 기반하며, 보고서 최종 채택 시 만장일치 또는 이와 유사한 합의(consensus) 절차를 거칩니다.
- 노벨상 추천이나 표결 등에서도 만장일치에 가까운 형태가 자주 발생합니다.
⚽ 스포츠와 협회 결정
-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에서 개최 후보국에 대한 신중한 검토 끝에 만장일치 추대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 FIFA나 IOC 등 국제 기구는 의사 결정에서 공동체적 합의를 중시하며, 중대한 사안에 대해 만장일치 또는 압도적 다수결을 추구합니다.
🏅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만장일치 결정 사례2024년과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동시 선정
2017년 9월 13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131차 IOC 총회에서 파리(2024년)와 로스앤젤레스(2028년)가 각각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만장일치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는 두 도시 외에 다른 후보가 없었던 상황에서, IOC가 두 도시와의 협의를 통해 동시에 개최지를 결정한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올림픽 e스포츠 게임 신설
2024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42차 IOC 총회에서 올림픽 e스포츠 게임 신설이 만장일치로 승인되었습니다. 이는 디지털 스포츠의 성장과 새로운 세대의 참여를 반영한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국제축구연맹(FIFA)의 만장일치 결정 사례
2026년 FIFA 월드컵 참가국 확대
2017년 1월 10일, FIFA 평의회는 2026년부터 월드컵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하였습니다. 이 결정은 더 많은 국가에 월드컵 참가 기회를 제공하고, 축구의 세계적 확산을 목표로 한 것입니다.
2031년 FIFA 여자 월드컵 참가국 확대
2025년 5월 9일, FIFA 평의회는 2031년부터 여자 월드컵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는 여자 축구의 성장과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밖에 FIFA의 만장일치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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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징계 규정 개정:FIFA 평의회는 2025년 5월에 인종차별 반대 공동 선언에 발맞춰 FIFA 징계 규정(FDC)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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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클럽 월드컵 규정 확정:FIFA 평의회는 2025년 FIFA 클럽 월드컵 관련 규정을 만장일치로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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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및 2034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FIFA 평의회는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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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축구협회 징계 해제:FIFA는 인도 축구협회(AIFF)에 대한 자격정지 징계를 만장일치로 해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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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공동체와 정치 조직
-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시스템에서는 지역 공동체가 마을 회의(Landsgemeinde)를 통해 만장일치적 합의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공화정 초기 로마의 元老院(Senatus) 또한 특정 사안에서 만장일치적 결정이 중요시되었습니다.
- 🇨🇭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란츠게마인데(Landsgemeinde)
란츠게마인데는 스위스 일부 칸톤에서 시행되는 전통적인 직접민주주의 형태로,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손을 들어 투표하는 공개 회의입니다. 이러한 회의는 주로 다수결로 결정되지만, 특정 사안에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합의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 예시: 글라루스 칸톤의 란츠게마인데
글라루스 칸톤에서는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란츠게마인데가 열립니다. 시민들은 세금, 교통 정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투표합니다. 이러한 회의는 지역 공동체의 단결과 전통을 반영하며, 때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 고대 로마의 원로원(Senatus)
고대 로마의 원로원은 공식적인 입법 권한은 없었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 권고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권고는 때로는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으며, 특히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예시: 최종 권고(Senatus Consultum Ultimum)
기원전 121년에 원로원은 가이우스 그라쿠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최종 권고(Senatus Consultum Ultimum)**를 발동했습니다. 이는 국가의 안전을 위해 집정관에게 비상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당시 원로원 의원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합의로 이루어졌습니다.
🔍 결론
스위스의 란츠게마인데와 고대 로마의 원로원은 각각 다른 시대와 문화에서 운영되었지만, 특정 상황에서 만장일치 또는 이에 가까운 합의를 통해 중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공동체의 단결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신중한 판단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체 결론
만장일치는 공산주의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 공동체가 깊은 성찰과 공공선에 대한 지향을 통해 도달하는 고도의 합의 방식입니다.
“모두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전체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공공성과 민주적 숙의의 본질을 부정하는 정치적 왜곡일 수 있습니다.
진정한 문제는 결과가 아니라, 그 합의가 어떤 절차와 가치를 통해 도달했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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