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 재범이 팀에서 탈퇴해 미국 시애틀로 돌아간 사건을 보면서 한국의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확연히 드러났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나타났지만 인터넷에서 나돌던 박재범 군의 4년 전 글을 언론사닷컴이나 인터넷 신문들이 받아적기 시작하면서 760건의 기사가 인터넷에 올려졌다고 MBC의 PD수첩은 집계했다.
760건 기사 중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전체 맥락을 보면서 재범 군의 심정을 헤아리면서 쓴 기사는 전체의 1%도 되지 않고 진위를 파악하지 않은 채 베낀 기사를 베끼고 그 기사를 또 베끼면서 무려 760건의 기사가 탄생했던 것이다.
99%는 같은 내용의 기사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팩트(fact)가 생겼고 언론은 그 팩트 뒤에 숨어서 한 사람을 난도질했고 여론을 엉뚱하게 이끌고 갔다. “한국 언론이 표면적으로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러한 가치들이 언론의 보도 과정에서 성실히 준수되고 있지 않고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민 저널리즘 주창자 김민남, 안영민의 주장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온라인 시민저널리즘 연구, 김병철 저, p.54).
2PM 재범 군에 대한 여론이 진짜 대다수 국민의 여론인지는 관심이 없고 그저 조회 수만을 고려한 다량의 기사 쏟아내기가 인터넷 여론 문화의 중심이 되고 말았다.
건강한 사회 만들기, 건강한 토론 문화 만들기는 애초에 틀린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이러한 상황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인터넷 언론이 심층 보도, 심층 연재, 심층 취재보다는 당장 조회수 올리기에 열을 올리면서 인터넷 여론 문화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듯하다.
사실 인터넷에서 심층적인 기사는 외면을 당하기 일쑤다. 아주 운이 좋고 당장 세인의 관심사라면 모르겠지만 새로운 사실을 파헤치는 많은 좋은 기사들은 조회수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아무리 작품성이 좋아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오래 버티지 못하는 TV 방송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인터넷 언론사 사주 입장에서 어떤 기사를 만들어내기를 원하겠는가? 비용이 많이 드는 심층적인 기사보다는 당장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베끼기 기사를 많이 써서 페이지뷰(page view) 올리기에 열을 올리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업 방법이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취재해서 올린 취재 기사가 다른 언론사의 내용을 살짝 수정해 업데이트한 것보다 조회수가 10배 정도 덜 나온다면 언론사 사주의 결정은 두 번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소위 '우라까이'로 가득한 인터넷 기사
실제 모 인터넷 언론은 하루 페이지뷰의 절반 가량이 소위 말하는 ‘우라까이’ 기사다. 우라까이 기사는 일본식 표현으로 남의 글을 적당히 손을 봐서 올리는 기사를 의미한다.
남의 기사가 100%라고 한다면 10% 정도는 빼고 자신들의 표현 방식을 10% 얹어서 쓰는 것이다. 얼마나 쉬운가. 이런 글들이 인터넷에서 난무한다. 그러면서 남의 기사는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지식이 곧 돈과 연결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남의 지식을 훔치는 것에 대해서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황상민, ‘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 p.78).
페이지뷰가 많이 나오면 광고비를 더 받을 수 있기에 경쟁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물론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양질의 기사도 있지만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 양질의 기사가 더 많다. 좋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유익이 되는) 기사는 당연히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최근 한 연예인은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한 실험에서 좋은 소문은 3명까지 가는 데 그쳤지만 나쁜 소문은 그 확산 속도가 빠르면서 살이 붙는 것을 봤다”며 사람들이 나쁜 소문에 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 방안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인터넷 웹사이트의 수준을 조회수나 페이지뷰만으로 평가한다면 이런 일은 앞으로 계속 일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계의 평가에 의존하는 것에서 조금은 벗어나 인간이 평가를 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주관적일 수 있으나 인간이 인터넷 웹사이트의 퀄리티에 대한 점수를 주는 것이다.
조회수나 페이지뷰 등 숫자적인 것을 60% 정도로 잡고 컨텐트의 퀄리티(공익성)를 30%, 독자의 댓글 수준을 10% 정도로 잡아 특정 웹사이트를 평가하는 기준이 생긴다면 지금과 같은 베껴쓰기가 난무하는 일과 쏠림 현상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페이지뷰로 웹사이트의 순위를 정하는 게 표준이다. ‘인터넷 신문의 뉴스 생산과 소비(최민재, 조영신 저)’라는 전문서적을 보면 인터넷 신문을 주로 조회수, 페이지뷰로만 평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색다른 평가를 할 수 있는 믿을만한 인터넷 기관이 탄생할 때가 된 것 같다. 10분 만에 쓴 베껴 쓴 기사가 며칠 동안 끙끙 앓으면서 쓴 기사보다 10배 이상 조회수가 나온다면 이는 인터넷 문화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걸림돌은 광고주의 생각이다. 광고주가 과연 이러한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광고비를 책정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현재 인터넷에서 광고하는 광고주들의 관심은 페이지뷰에 주로 쏠려 있다. 많이 읽는 기사에 광고를 올리면 광고효과가 나온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TV 시청률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재범 (박재범) / 국내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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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재범(Jaebum)' '제3의 재범(再犯) ' 우려
다시 2PM의 재범 이야기로 돌아가면 지금과 같은 한국의 인터넷 언론 환경에서는 ‘제2의 재범’ ‘제3의 재범’이 탄생할 수 있다. 몇 명의 희생양이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진실 씨의 죽음도 인터넷 언론이 조회수를 노린 자극적인 기사를 앞다퉈 쓰면서 그에게 정신적인 압박감을 줬기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인터넷 언론은 공익과는 무관한 기사로 도배를 하고 있다. 도배된 기사도 대부분 베껴쓴 기사들이다. 베껴 쓴 기사로 사람을 죽이고 젊은이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 2PM 재범 사태는 단순히 한국을 욕한 젊은이를 인터넷 여론의 힘으로 쫓아낸 게 핵심이 아니라 한국의 일그러진 인터넷 여론 조성 환경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언론의 기사에 대해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 있는 중산층이 많이 나와줘야 한다. 얼마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언론 기사를 잘 분별하는 중산층이 많을 때 미국은 발전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한국도 역시 그러한 사람이 많을 때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한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 여론이 한쪽으로만 쏠리면 건강한 여론일 수 없다. 분별력 있는 사람은 좋은 언론 기사를 적극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고, 기사에 Share(나눔) 기능이 있다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등의 책임 있는 자로서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상황은 그 반대다. 공익적이기보다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더 인구에 회자되고 쉽게 퍼져나간다. 사회학자 강준만 교수는 ‘한국인 코드’에서 “언제 바뀔지 모르는 디지털식 파노라마에선 의제를 지속시킬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 의제를 지속시킨다는 말은 대화를 계속 이끌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자극적인 의제는 대화를 지속시키는 파워가 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자극적인 의제는 공익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공익을 위한, 공의를 위한 의제가 계속 지속되려면 분별력 있는 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데 현재 한국에서는 그러한 축이 없어 보인다.
여론 조성 환경이 바뀔 희망은 없는 것일까. [밝은터]
박진영 / 음악프로듀서,국내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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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중에 밑줄 친 부분을 보여드리기 위해 전문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진영입니다.
지난 5일 일어난 재범군 관련 사건 이후 그동안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재범군을 향한 질책의 말씀, 저와 회사를 향한 질책의 말씀,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관용의 말씀까지도 모두 세심히 귀기울여 들었습니다.
향후 행보에 관해서도 회사 관계자 분들, 2PM멤버들, 재범군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우선 재범군은 많은 분들의 격려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죄송하고 여전히 부끄러워서 무대에 설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나머지 6명의 아이들이 피땀 흘려 준비한만큼 자기 때문에 활동을 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자기가 서둘러 2PM을 탈퇴하고 떠난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제 생각도 재범군과 같습니다.
제가 재범군을 끝까지 붙잡지 않은 이유는 재범이가 지금 2PM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재범이 전체 인생을 놓고 보자면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4년동안 준비한 꿈이 무너진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재범이가 4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은 그의 몸 안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재범이가 인간적으로 더욱 성숙해질 기회를 갖는다면, 그는 더 크게 날아오를 수도 있습니다.
재범이에게 쏟아졌던 비난의 말씀이 과했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지금 당장 재범군의 탈퇴철회를 요구하는 말씀도 조금 과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대를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그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 후에 만일 그가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 때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격려와 응원도 그 때 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속 연예인을 좀 더 세밀하게 관리하고 보호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더욱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말씀 감사드립니다.
2PM은 예정되었던 스케쥴대로 6명의 멤버가 활동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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